[쿠키 연예] 가요계에 ‘부상 주의보’가 내려졌다. 계단에서 넘어지고 프로그램 촬영 도중 다치고 예상치 못한 사고들이 속속 터지면서 안팎에서 우려의 시선이 나오고 있다. 다시 한 번 ‘안전 불감증’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일단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의 부상 소식이 연이어 터지고 있다. 슈퍼주니어의 이특은 지난 10일 진행된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코너 ‘오늘을 즐겨라’를 촬영하던 중 왼쪽 네 번째 손가락이 골절되는 사고를 당했다. 같은 그룹 멤버 신동도 방송 촬영 도중 왼쪽 어깨를 다치는 부상을 입었다. 현재 어깨보호대를 차면서 활동하고 있다.
걸 그룹 소녀시대 티파니도 지난 14일 공연 도중 넘어져 왼쪽 무릎 관절의 후방십자인대가 손상되는 부상을 입어 4주 정도 깁스를 해야 한다. 소녀시대는 티파니가 완쾌될 때까지 일단 8인조로 활동할 계획이다. 오는 12월4일 일본의 톱 가수가 총출동하는 후지TV ‘2010FNS가요제’에서도 8인조로 무대에 오른다.
남성 그룹 샤이니의 종현도 발목 인대가 늘어났다. 종현은 지난달 인도네시아 공연 후 왼쪽 발목을 삐끗해 인대를 다쳐 회복 중인 데다 배우 신세경과의 열애설이 터지면서 지난 14일 진행된 SBS 창사 20주년 ‘시청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행사에 불참했다.
남성 그룹 유키스의 일라이는 지난달 안무 연습을 하다가 넘어지면서 오른쪽 손가락 골절과 인대가 손상돼 수술을 받았다. 당시 컴백 일주일 만이라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다시 무대에 오르는 투혼을 발휘해 프로다운 모습으로 박수갈채를 받았다.
혼성그룹 남녀공학의 한빛효영은 14일 밤 연습실 계단을 내려가던 중 넘어져 발목이 부러지는 사고를 당했다. 간단한 응급 처치 후 병원으로 긴급 후송돼 다음 날 4시간에 걸쳐 수술을 받았다. 8주 진단이 나와 출연 중이던 KBS 드라마 ‘정글피쉬2’는 대본 수정에 들어갔으며, 노래 ‘삐리뽐 빼리뽐’ 활동은 한빛효영을 제외하고 9인조가 무대에 오르고 있다.
아이돌 멤버들의 부상 소식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는 것은 소속사 관계자와 팬 그리고 방송 관계자들이다. 인기 그룹의 경우 내년 상반기까지 일정이 빽빽이 채워진 경우가 허다해 부상은 소속사로는 치명타가 아닐 수 없다.
방송가도 발을 동동 굴리고 있다. 끼와 재능을 갖춘 아이돌 그룹이 각종 방송 프로그램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어, 이들의 부상으로 인해 방송가는 대체 인력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아이돌의 부상 소식을 안타까워하는 이들은 일거수일투족에 관심과 애정을 보내고 있는 팬일 것이다. 그렇다면 왜 아이돌 그룹의 부상 소식이 잇달아 들리는 것일까.
아이돌 그룹의 연이은 부상의 가장 큰 요인은 빡빡한 스케줄에 있다. 아이돌 그룹은 한 번 활동에 돌입하면 4시간 이상 수면을 취하기 어려울 정도로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살인 스케줄을 소화한다. 무리한 스케줄로 인해 심신의 피로가 쌓이게 되고, 자연스럽게 집중력이 흐려지면서 발을 겹질리거나 손을 삐끗하게 되는 사고를 입는 경우가 많다.
화려한 퍼포먼스도 부상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아이돌 그룹은 화려한 퍼포먼스가 백미다. 격렬한 비트를 멋지게 표현하기 위해 역동적 안무로 음악을 완성시킨다. 특히 새롭고 신선한 것을 선호하는 팬이 늘어나면서 무대에 오를 때마다 안무를 바꾸고, 절도 있는 군무를 다시 만들어간다. 따라서 일과를 마친 뒤에는 연습장으로 직행하게 되고, 쉬지 못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춤 연습을 하면서 부상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몸을 움직이기 불편할 정도로 꽉 끼는 의상과 굽이 높은 구두도 부상이 속출하는 원인 중 하나다. 걸 그룹의 경우 짧은 미니스커트나 다리를 제대로 움직이기 어려운 꽉 끼는 바지로 인해 움직이기 불편할 때가 많다. 미적 효과와 춤 동작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10cm가 넘는 ‘킬힐’을 신을 때도 많아 이동하거나 춤을 출 때 다리를 겹질리게 되는 원인이 된다.
방송가는 안전장치 미비로 부상 위험에 노출돼 있다. 아이돌 멤버들이 대거 출연하는 각종 오락 프로그램의 경우 리얼 버라이어티가 많다. 이런 프로그램은 정자세로 앉아 이야기를 나누기보다는 몸을 움직이면서 과제를 수행할 때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때에 따라서는 연예인끼리 몸을 부딪치는 과정을 연출하게 되고, 크고 작은 부상을 겪게 된다.
따라서 잦은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여유로운 스케줄에 따른 충분한 휴식을 취해 몸을 돌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행동에 제약을 주는 몸에 달라붙는 의상도 지양해야 할 것이다. 방송가는 제대로 된 안전장치를 마련해 부상 위험 노출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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