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는 뒷전, 광고는 열심히’…‘슈퍼스타K 2’ 4인방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나

‘가수는 뒷전, 광고는 열심히’…‘슈퍼스타K 2’ 4인방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나

기사승인 2011-01-06 15:55:00

[쿠키 연예] '슈퍼스타K 2'는 분명 성공했다. 국민 2.7%에 해당되는 무려 134만 명이 최초 오디션에 도전했고, 전작 시청률을 가볍게 뛰어넘으며 케이블 채널의 역사를 새로 썼다. '슈퍼스타K 2'의 인간미 넘치는 스토리 라인은 무한 경쟁의 리얼리티 쇼와 어우러져 시청자들을 안방극장 앞으로 불러 모았고, 정치권은 어려운 가정환경을 딛고 오직 노래 하나로 우승자가 된 허각을 ‘공정 사회의 아이콘’으로 부각시켰다.

MBC가 급히 ‘위대한 탄생’을 만들고, 다른 지상파 방송들은 비슷한 류의 프로그램을 기획할 정도로 지상파 방송사는 긴장한 빛이 역력했다.

허각과 우승을 놓고 선의의 경쟁을 펼치던 존 박, 통기타 하나로 주목을 받은 장재인, 아이돌 가수 못지 않은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강승윤 등 '슈퍼스타K 2'의 4인방은 아직 시청자들의 뇌리에 강하게 남아있다.

그러나 2010년이 낳은 최고의 연예계 루키이자, 신인 가수인 이들의 현재 모습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우선 4인방 중 어느 누구도 가요계 주류로 진입하지 못했다. 그나마 허각이 '슈퍼스타K 2'에서 방송된 ‘언제나’의 후광을 누렸을 뿐 나머지는 디지털 싱글과 영화, 드라마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을 발표하는 선에 그치고 있다. 지상파의 보이지 않는 견제를 원인으로 돌릴 수도 있겠지만 최소한의 가수 정체성도 확립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이들의 더 큰 문제다.

대신 4인방은 상업적인 행보에 충실한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6일 이들과 함께 태블릿PC ‘갤럭시 탭’ 브랜디드 콘텐츠 캠페인에 나선다고 밝혔다.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딜라이트홀에서 ‘라이프 이즈 탭 쇼케이스’를 가지기도 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광고 제의를 할 정도로 이들의 상업적인 가치는 높다. 무엇보다 아직 신인에 불과해 몸값이 싸면서도 대중의 주목도가 기존 스타 못지 않게 높아 광고 효과로는 안성맞춤이다. 문제는 광고 주체가 이들의 활용에만 관심이 있을 뿐, 이들의 미래에는 관심이 없다는 점이다.

'슈퍼스타K 1'은 2009년 10월9일 우승자 서인국을 낳고 종영됐다. 이후 서인국은 11월27일 실력파 가수인 박효신, 성시경, 박학기, 김형중 등이 소속된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맺는다. 48일 만이다. 하지만 '슈퍼스타K 2' 4인방은 방송 종영 이후 두 달이 넘고 해가 바뀌도록 소속사를 정하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 서인국의 첫 미니 음반은 전속계약 이후 약 5개월이 걸려 나왔다. 단순히 4인방에 대입하면 1월에 전속계약을 맺더라도 6월에야 비로소 첫 음반이 나온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슈퍼스타K‘ 시즌이 음반 발매가 가능한 다음 달인 7월 중순에 시작될 수 있다는 점이다. '슈퍼스타K 3'가 시작되면 누가 허각을 기억할 수 있을까. 시즌제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은 새로운 시즌이 시작되면 전작 우승자는 대중의 뇌리에서 잊혀지기 마련이다.

물론 단순한 계산이다. '슈퍼스타K 2' 4인방이 당장 1월에 전속계약을 맺고 바로 다음 달에 새 음반을 낼 수도 있다. 문제는 날이 갈수록 가수에게 있어 핵심적인 존재로 부각되고 있는 소속사와 프로듀서를 가급적 빠른 시간 안에 만나야 한다는 점이다. 4인방은 혼자 음반을 만들 수 있는 싱어송라이터도 아니다. 작사를 제외하고 창작할 수 있는 기법은 거의 없다. 지금처럼 디지털 싱글 한 곡 내놓고 화보 찍고 광고 찍는 식으로 활동한다면 첫 음반 발표는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슈퍼스타K 2' 4인방은 현재 자신들의 위치를 분명히 자각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11월 발표돼 모든 음원 사이트를 초토화 시킨 허각의 ‘언제나’는 온라인 음원 사이트 멜론 기준으로 30위권이다. 불과 두 달 만에 약발이 다한 셈이다. 허각이 첫 미니 음반이라고 내놓은 작품에는 이적의 ‘하늘을 달리다’, 에코의 ‘행복한 나를’ 등 기존 가수의 곡이 들어있다. 진정한 신보라고 하기에도 부끄럽다. 존 박과 장재인, 강승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스타는 됐다. 하지만 언제 진짜 가수가 될지는 모른다. 현재 인기의 거품을 만끽하고 있는 '슈퍼스타K 2' 4인방의 현 주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