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지난 19일 걸그룹 카라의 멤버 4명이 (현 3명) 소속사인 DSP미디어 (이하 DSP)에 전속계약 해지 요청을 한지 일주일이 지난 지금, 일명 ‘카라 사태’에서 정작 ‘카라’는 사라져버렸다.
첫 논점은 DSP가 카라를 매니지먼트하는 과정에서 연예활동에 대한 무조건적인 강요와 인격모독, 멤버들에게 자세한 내용을 설명하지 않은 채 맺은 각종 무단 계약 등으로 인해 멤버들이 겪는 정신적인 고통은 크다는 것이었다. 즉 미성년자가 포함된 멤버들에게 일방적인 활동을 강용해, 카라를 돈벌이 수단으로만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곧 일본 활동에서 카라가 활동해서 번 매출이 180억원인데, 실제로 멤버 개개인에게 돌아간 수익은 얼마 안된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전속계약 해지에 대한 타당함에 무게를 실은 듯 싶었다.
하지만 이내 멤버 구하라가 DSP로 다시 들어갔고, 카라 3인 측의 주장도 인격모독, 일방적 활동 강요에서 수익 배분의 문제로 넘어가더니, 전문적인 매니지먼트로 주장이 옮겨가면서 카라 3인의 주장에 대한 신빙성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여기까지는 카라 멤버와 부모님 그리고 법률 대리인과 소속사 등 일반적인 연예계 소속사 분쟁과 비슷하게 흘러갔다. 그런데 ‘한국연예제작사협회’ (이하 ‘연제협’)가 본격적으로 개입하고, ‘젊은제작자연대’ (이하 ‘젊제연’)이 ‘연제협’과 각을 세웠으며, 코어콘텐츠미디어 김광수 대표가 날선 발언으로 카라 3인측을 비판하고 나서는 양상을 보이면서 어느 순간 ''''카라 사태‘에 ’카라‘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점차 ‘어른들’ 싸움으로 변질되는 모양새를 취하던 이번 사태는 25일 밤 ‘연제협’ 측이 ‘카라 사태’에 배후가 있다고 밝히며, 카라 멤버들에게 연예계 거물급 인사인 J대표가 보낸 문자를 공개하면서 더욱 혼탁해졌다.
앞뒤 상황을 떼어놓고 본다면 J대표의 문자는 오해받을 수 있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내 J대표는 “단순히 도와주려고 했을 뿐이고, 결코 배후가 아니다”라며 배후세력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명예 훼손 고소 등 법적 조치에 착수했다. 또 카라 3인 측은 직접적으로 거론하지 않았지만, 문자를 공개한 이가 구하라임을 의미하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결국 현재는 ‘연제협’-김광수 대표-DSP vs 카라 3인 부모-J대표-‘젊제연’으로 대결 구도가 바뀐 것이다. 그 어느 곳도 카라 멤버들이 낄 자리가 없게 된 셈이다.
카라 멤버들이 미성년자 강지영을 포함해 어린 나이라고는 하지만, 자신들의 입장을 밝히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카라 멤버들은 자신들의 미래를 기득권 싸움과 감정 대립, 폭로전으로 연예계 관계자들에게 맡겨야 되는 꼴이다.
“카라 멤버들이 직접 나서서 기자회견 등을 통해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밝히는 것이 사태를 끝내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는 가요계 관계자들의 말이 ‘정답’에 가깝게 들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