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카라 사태’가 좀처럼 진정 국면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일로 일본 내 한류 이미지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일본 내에서는 ‘카라 사태’를 카라만의 문제가 아닌, 한국 매니지먼트 산업의 총체적인 문제점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일본 진출을 계획하는 아이돌 그룹도 만만치 않다. 이미 국내에서 상위권 걸그룹으로 자리매김한 티아라는 올 중반 일본 진출을 계획하고 있으며, 시크릿 역시 구체적으로 일본 음반사와
논의를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에 대해 일본 대중들의 인식이 이전과 같을 수만은 없다. 이들을 바라보는 시각은 어떠하며, 어떤 영향을 끼칠까.
◇ “韓 가수 이미지 치명타…계약 변화 있을 것”
소속 아이돌 가수의 일본 진출을 꾀하고 있는 한 기획사 관계자는 “일본 내에서 활동은 물론 계약 단계부터 더 치밀하게 논의될 것은 물론, 자칫 한국 아이돌 가수들을 매니지먼트하는 과정에서 한국 기획사가 주도권을 빼앗길 수도 있다”고 우려스러운 목소리를 냈다.
실제 다수의 가요계 관계자들은 국내외 인지도와는 별개로 아이돌 그룹들이 일본을 비롯한 한류 열풍이 부는 아시아 국가에서 쇼케이스 등을 개최하고 나면, 달라진다고 말한다. 한 아이돌 그룹 소속사 관계자는 “국내에서 활동할 때는 따라다니는 팬들이 기껏해야 몇 수십 명인데, 해외만 나가면 몇 백, 몇 천이 환호하고 반겨주는데 변하지 않겠느냐”며 “일부 멤버는 국내로 들어오는 것을 싫어하는 모습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는 비단 팬들 반응뿐만 아니다. 한국 아이돌 가수는 일본 방송사에서도 극진한 대우를 받는다. 국내에서 방송 관계자들에게 휘둘리는 경험을 한 이들에게는 이런 모습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갈 수 있을뿐더러, 양 국의 매니지먼트 체계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게 된다.
결국 카라 3인이 탈퇴하면서 나온 여러 ‘설’ 중에서 일본 활동을 전제로 한 배후설까지 거론된 것은 카라 멤버들이 일본에서의 활동과 한국에서의 활동을 비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파생된 셈이다. 한국과 일본의 매니지먼트를 경험한 아이돌 멤버들이 일본식 매니지먼트를 선호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자칫 한국발(發) 아이돌 그룹들이 일본에 진출이 아닌, 일본에 흡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카라 사태 이후 산케이스포츠가 동방신기에 이어 카라까지 일본 진출 후 소속사와의 갈등이 불거진 상황에 대해 “일본의 체계적인 시스템과 스타들에 대한 극진한 대우를 경험한 한국 아이돌들이 한국에서의 대접에 불만을 갖기 시작하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 것에서도 볼 수 있다.
이에 우려의 목소리를 낸 관계자는 “어쩌면 팀 전체에 대한 계약보다는 멤버 개개인에 대한 계약이 추가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은 물론, 이번과 사태가 벌어지는 것을 예상해 여러 가지 옵션들이 다양하게 제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韓 아이돌그룹 상품성 높아, ‘카라 사태’ 영향 미비”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카라 사태’가 아이돌 그룹의 아시아 시장 진출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 진단한다. 올해 1~2월에 일본 진출 논의를 하고, 중반쯤 일본에서 활동을 계획하고 있는 아이돌 그룹 소속사 관계자는 “‘카라 사태’로 인해 우리에게 피해가 온 것은 없다. 예정대로 추진하며, 특히 활동 제안이 우리 측이 아닌 일본에서 한 만큼 도리어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와 비슷한 소속사들의 관계자들은 대개 “아직은 일본 음반시장에서 한국 아이돌 그룹을 필요로 하고 있어 이번 ‘카라 사태’가 끼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하다”고 말한다. 한 관계자는“이미 ‘동방신기’로 학습 효과가 있는 일본 팬들은 설사 팀이 해체되더라도 어떠한 형태로든 다시 이들이 무대에 설 것을 알기 때문에 크게 동요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향후 일본 진출에 대한 논의를 착수해야 하는 팀들을 제외하고, 논의가 추진 중인 팀들에 대해서는 ‘카라 사태’가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예정대로 추진하고 있다. 또 이미 일본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아이돌 그룹에게 끼치는 영향도 거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변수는 존재한다는 주장도 있다. 바로 일본 언론 등의 반응이다. 일본의 대중들도 미디어에 의해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들이 지속적으로 한국 연예 매니지먼트의 문제를 지적하고, 한류 흠집내기에 나선다면 상황을 또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카라 사태’가 아이돌 그룹의 일본 진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문제는 그러한 흠집내기에 단초를 제공해 준 꼴이다.
한 대중문화평론가는 “결국 ‘돈과 잘못된 매니지먼트 때문에 해체한다’는 인식을 안겨준 ‘카라 사태’로 인해 아이돌 가수들의 활동이 조금이라도 제약이 있다면, 그것을 해결하는 방안 역시 아이돌 그룹들이 키를 쥐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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