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동영상] “국민이 승리했다!”…이집트 광장의 뜨거운 함성

[현장동영상] “국민이 승리했다!”…이집트 광장의 뜨거운 함성

기사승인 2011-02-12 17:53:00


[쿠키 지구촌] 무바라크 대통령이 하야 발표를 하기 직전까지 이집트 반정부 시위는 각계각층으로 확산됐다.

시위 중심인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으로 향하는 얼굴은 다양해졌고, 참여 인원도 날이 갈수록 늘어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위대는 ‘숫자의 힘’을 쓸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른바 ‘피플 파워’가 직접적, 물리적 힘을 사용하지 않은 것이다.

시위대는 대부분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물러나는 날까지 광장 안에서 평화시위를 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따라서 군·경이 무력진압을 하지 않는 한 시위는 장기화할 가능성은 별로 없었다.

현장 동영상 #1






현장 동영상 #2






타흐리르 광장에는 어린 아이부터 노인까지, 남성과 여성을 불문하고 말 그대로 이집트 전 계층이 모였다. 전통복장을 한 노인이 있고, 청바지 차림의 젊은 여성도 있었다. 광장 출입구에서 시위 참가자의 몸수색을 했던 ‘자경대’ 상당수는 10대 청소년들이다.

화가들은 광장 한쪽에서 무바라크 대통령을 풍자하는 그림을 그린다. 음악가들은 악기를 연주하며 시위의 흥을 돋우는 역할을 한다. 엄마의 손을 잡고 타흐리르 광장으로 들어가는 어린이의 표정은 해맑다.

시위대 일부는 대통령궁으로 진격하자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대부분은 더 기다릴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10일 대통령이 처음 물러나지 않겠다고 발표했을 때 묻는 질문에도 ‘화났다’(angry)는 대답보다 ‘실망했다’(frustrated, disappointed)는 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통신회사 직원인 이슬람 파크리(29)는 “누구도 다치는 걸 원하지 않는다. 무바라크가 물러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사고의 밑바탕에는 “간절히 원하면 결국엔 알라신이 요구를 들어줄 것”이라는 정서가 깔려 있다.

평화시위 원칙은 현실적 선택이기도 하다. 군이 정국의 핵심 변수이므로 군을 쓸데없이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한 집회 참가자는 “중간계급인 군인이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국민에게 돌려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군을 반정부 시위 세력에 끌어들이자는 목소리가 ‘대통령궁으로 가자’는 것보다 힘을 얻고 있는 게 타흐리르 광장의 모습이었다. 글·동영상(카이로)=국민일보 쿠키뉴스 권기석 기자

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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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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