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어린애 싸움도 이렇게 하지는 않는다. 말싸움이 주먹다툼으로 번질지언정 직접 얼굴을 맞대고 가부를 결정한다.
가수 겸 프로듀서 박진영과 가수 겸 작곡가 김신일이 아이유가 부른 ‘섬데이’ (Someday)의 표절 의혹을 두고 벌이는 공방이 어린애 싸움만도 못하게 진행되고 있다.
논쟁은 김신일이 “‘섬데이’는 지난 2005년 내가 작곡한 솔로 가수 애쉬(Ash)의 2집 수록곡 ‘내 남자에게’를 표절한 것”이라며 “음악 전문가들을 모아 분석한 결과 후렴구 8마디 중 6마디가 동일하고 곡의 화성도 80~90%가 유사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진영은 14일 JYP를 통해 표절의혹을 공식 반박했다.
박진영은 “김신일씨가 표절했다고 말한 후렴구의 멜로디 4마디는 커크 프랭클린이라는 가수가 2002년에 발표한 곡 ‘호산나’(Hosanna)와 유사하다”면서 “그렇다면 김신일씨는 ‘호산나’를 표절한 것이냐”고 주장했다. 이어 “내가 표절했다고 말한 화성은 타미아(Tamia)라는 가수가 2004년도에 발표한 ‘오피셜리 미싱유’(Officially missing you)라는 곡과 거의 전 곡이 일치한다. 그렇다면 김신일씨는 이 곡도 표절한 것이냐”고 반문하며 김신일에게 “답변을 기다리고 있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시 김신일 측은 15일 새벽 보도자료를 통해 “표절시비가 일었던 초기에 김신일 씨와 소속사인 지피베이직은 음반사 고위관계자를 통해 박진영 씨의 의견을 듣고자 박진영 씨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박진영 씨하고는 연락이 닿지 않았고 측근으로부터 ‘알아서해라’ 라는 의미의 차가운 답변을 받았다”며 “김신일 씨와 소속사 지피베이직은 박진영 씨 측에서 기사를 통해 반론한 의견을 듣고, 표절시비의 객관성과 진위를 평가하기위해 현재 강단에 있는 교수들과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팀을 따로 구성해 두 곡의 유사성을 분석해본 결과 처음부터 나오는 후렴구의 멜로디의 유사성과 코드(화성)가 동일 유사하고 편곡과 곡구성이 유사하게 나오는 결론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진영 씨가 본인의 곡 섬데이와 비슷하다고 반론한 제이 모스(J Moss)의 ‘갓 해피니스’(God Happens)는 2009년에 발표한 곡이고, 14일 박진영 씨의 곡 ‘섬데이’와 비슷하다고 발언했던 두 곡에 대해서는 김신일씨 본인이 그 외국 아티스트들하고 대화하는 게 순서이고 절차이지, 훨씬 이후에 작곡해 표절시비에 오른 박진영 씨가 발언을 해야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속사 측은 “김신일 씨가 바라는 바가 있다면 박진영 씨가 비논리적이며 감정적인 대처가 아닌 이성과 논리로 성실한 답변을 해주시기를 바란다는 것”이라고 글을 맺었다.
보도자료가 기사를 통해 보도되자 박진영은 다시 “전문적으로 풀자고 하시니, 전문적으로 풀어드리겠습니다”라고 시작되는 보도자료에서 “김신일 씨께서 하신 똑같은 방법으로 며칠동안 자료를 찾아보았더니 5곡이나 똑같은 곡이 나올 정도면 아마도 유사한 더 많은 곡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김신일 씨를 포함해서 뒤의 4곡의 작곡가들은 커크 프랭클린 (Kirk Franklin)의 곡을 표절한 걸까요? 그리고 김신일 씨는 이 곡에서 쓰인 코드 진행이 팝에서 흔히 쓰이는 코드 진행임에도 불구하고, ‘화성이 복잡한 재즈 코드’라고 주장하셨습니다. 다음은 김신일 씨께서 주장하셨던 화성(chord)에 대한 비교 자료”라며 비교한 악보를 공개했다.
이어 박진영은 “악보를 보고, 김신일께서 주장하신 방법으로 계산해 보면, 김신일 씨의 곡과 ‘오피셜리 미싱유’(Officially missing you)는 곡의 중심이 되는 후렴구 8마디의 화성이 80%이상 일치합니다. 여기까지가 김신일씨께서 주장하셨던 전문적인 방법과 동일한 방법으로 작성한 전문적인 자료입니다. 요청하신 전문적인 자료에 대한 답이 되었는지 모르겠네요”라며 “납득이 안 가시는 부분이 있다면 더 보충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그럼 다음 답변 기다리겠습니다”라고 글을 맺었다.
이 같은 양측의 공방에 대해 가요계 관계자들은 “서로의 감정만 건들일 뿐, 끝도 없는 싸움 뿐”이라며 “차라리 공개 논쟁을 해라”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실제 이들이 언론사에 배포하는 보도자료의 내용은 감정적인 평행선만 달릴 뿐, 절충되는 지점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실상 양측의 주장만을 담은 자료 공방은 결국 소모전에 불과할 뿐인 셈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