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issue] “억울하다”는 이혁재를 향한 더 싸늘해진 대중들

[Ki-Z issue] “억울하다”는 이혁재를 향한 더 싸늘해진 대중들

기사승인 2011-03-05 12:59:00

[쿠키 연예] 지난해 1월 룸살롱에서 여종업원을 폭행한 혐의를 받고 방송계에서 퇴출된 개그맨 이혁재가 최근 “억울한 누명만은 벗고 싶다”며, 갑자기 스스로를 변호하고 나서면서 대중들의 거센 비판을 다시 받고 있다. 그가 말하는 억울한 누명은 무엇이고, 그것이 진짜 ‘억울한’ 것일까. 진짜 억울하다면, 왜 대중들은 그에게 ‘회생의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일까.

◇ “여종업원과 조직폭력배 여부는 억울하다”

이혁재는 사건 후 알려진 내용 중 여종원업 문제로 시비가 붙었고, 그 자리에 조직폭력배를 동원했다는 부분에 대해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당시 경찰에 따르면 이혁재는 1월 13일 오전 2시께 인천시 연수구 송도의 한 룸살롱에서 유흥업소 사장 등 평소 알고 지내는 지인들과 술을 마신 뒤, 인근 룸살롱으로 자리를 옮겨 계속 술을 마시다가, 앞에서 술을 마신 룸살롱에 전화를 걸어 접대부를 불러달라고 했으나 연락이 없자 찾아가 자신을 무시했다며 여자종업원을 한두차례 때렸다. 이혁재는 다음날 해당 룸살롱을 찾아가 사과하고, 피해자와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했다.

이는 기존에 술값 때문에 시비가 붙은 것이 아닌, 여종업원 때문에 시비가 붙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중들의 거센 비난을 샀다. 이는 학교폭력예방 홍보대사 등의 이미지가 있었기 때문에 더욱 타격이 컸다.

이에 대해 이혁재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혁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술을 마시기 전 150만원까지만 마시겠다고 흥정했는데, 술값이 270만원이나 나와서 시비가 붙었다. 술값을 모두 내고 바가지를 씌우는 실장 뺨을 때렸다. 그러나 성매매와 조직폭력배 연루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는 이혁재가 사건이 알려진 뒤 2달 후인 3월에 한 여성 월간지와 인터뷰에서도 비슷한 발언을 했다. 당시 이혁재는 “내 기준으로 그날 술값이 120만원 정도 나와야 하는데, 그날은 240만원이 나와 화가 났고, 그 룸살롱에 찾아가 책임자를 불러달라고 했다. 그런데 문 밖에서 술값 시비 대화를 엿듣고 있던 유흥업소 부장을 발견하고 그의 뺨을 때렸다”고 말했었다.

술값의 차이나, 정황상의 차이는 다소 존재하더라도, 기존에 알려진 대로 다른 룸살롱에 가서 여종업원을 부르는 과정에서 시비가 붙었다는 사실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말 그대로 술값의 문제인 셈이다.

그런데 사건 직후 2월에 보도된 한 기사의 내용은 비슷하면서도, 술값으로 빚어진 시비와는 다소 다른 형태였다.

당시 한 경제지는 이혁재가 억울한 심정을 주변 지인들에게 털어놨다며, 그 중 여종업원과 관련해서는 시중에 떠돌고 있는 ‘2차’의 성격이 알려진 것과는 달리 “포장마차에 가서 입가심이나 하자” 수준이었고, 어찌하다보니 친구들과 인근 룸살롱을 가게 되어 이에 대한 양해도 구하고 2차 비용을 돌려받기 위해 다시 해당 룸살롱을 찾았다고 한다. 그러던 도중 한 종업원이 자신과 룸살롱 여주인과의 대화를 엿듣고 있는 것을 발견해 시비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그리고 폭행 역시 뺨을 톡톡 건드린 수준이지, 폭행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즉 경찰의 발표가 아닌, 이혁재 본인과 주변 사람들의 주장에서는 조직폭력배 개입은 없으며, 폭행이 이뤄진 이유도 술값을 계산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는 본인 주장과 더불어 비용을 돌려받는 과정에서 대화를 엿듣는 종업원을 건드리기만 했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말을 건넸다고 한다. 이혁재가 억울하다고 주장하는 부분이 여기다.

“폭력을 휘두른 것은 사실이지만, 여종업원의 성매매설이나 조직폭력배설은 절대 아니다”

◇ 대중들 심리 잘못 파악…회생 가능성 더 적어

이혁재가 억울하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대중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도리어 “이제 슬슬 기어나와 방송을 하려는 것이냐”라는 질타도 이어졌다. 특이한 것은 이혁재가 억울함을 호소하는 인터뷰를 하면서 가족을 거론한 것과 관련해서, 대중들의 불편함은 더했다는 점이다.

이혁재는 인터뷰를 하면서 아들은 전학을 갔고, 아내는 휴직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가족들이 입은 상처 때문에 한때 한국을 떠나고 싶었다고 말하며, 폭행은 인정하고 자숙하겠지만, 성매매 연루설과 조직폭력배 개입설은 절대 아니라고 말했다.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이 대개 죄를 뉘우치면서 첫 번째 거론하는 것이 가족이다. 그리고 과거에는 어느 정도 이런 류의 반성이 받아들여졌다. 가족 중심의 사회였고, 결혼해서까지도 부모와 같이 사는 세대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개인주의적이고, 1인 가족이 많은 지금은 가족을 거론한 반성은 도리어 대중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이혁재 관련 기사에 “가족들에게 미안할 것이면 애초 문제를 일으키지 말았어야 하지 않았나”라는 질타의 글이 적지 않게 보인다는 것도 이에 기인한다.


결과적으로 이혁재가 최근에 방송과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심정을 내비치는 것은 역효과만 낳은 셈이다.

한 방송관계자는 이혁재의 컴백과 관련해 “쉽지 않다. 이는 어쩌면 그동안 이혁재가 가졌던 이미지때문일지도 모른다. 만일 이 같은 일을 유재석이 했다면, 배신감을 느낄지 모르지만 ‘실수’로 여길 수 있겠지만, 이혁재의 이미지는 다소 ‘건방’이 있는 느낌을 줬다. 그것이 잘 나갈때는 이해됐지만, 실수할 때는 치명적”이라며 “아마 방송사에서도 이혁재를 컴백시키는 무리수는 두지 않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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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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