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이시영?? 복싱선수 이시영!!

영화배우 이시영?? 복싱선수 이시영!!

기사승인 2011-03-21 18:29:01

[쿠키 영화] “영화 담당 기자가 아니라, 스포츠 담당 기자가 와야 하는 거 아냐?”

영화 <위험한 상견례>에 출연한 이시영의 인터뷰는 시작부터 당황스러웠다. 애초 충분한 여유를 두고 영화 홍보 인터뷰를 진행키로 했지만, 이시영의 일정이 바쁘다고 해서 21일 하루에 수많은 매체를 아침부터 오후까지 5~6개씩 묶어서 ‘뚝딱’ 해버리기로 한 것이다.

배우 한명이 기자 여럿과 앉아서 얘기를 나누는 것이 처음 있는 일은 아니지만, 영화 혹은 영화계에서의 이시영의 비중을 생각할 때는 뜬금없는 상황인 셈이다.

톱배우인 설경구나 박중훈 등도 자신의 영화를 위해서는 매체 관계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영화 흥행을 위해 노력한다. 이는 영화가 배우 한두 명을 위한 것이 아니라, 수십 명의 스태프들과 수백 명의 관계자들의 땀이 모두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인터뷰 때마다 “힘들어”를 외치는 설경구도 이같은 상황을 알기에, 며칠씩 ‘지겹게’ 들은 질문에 대답한다. 이런 면에서 이시영의 인터뷰는 생소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자들이 인터뷰에 응한 이유는 하나다. 바로 최근 이시영이 지난 제7회 전국여자신인아마추어 복싱선수권대회 -48kg급(2분 4라운드) 결승전에 출전, 성소미(16)를 상대로 3회 RSC승을 거두고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즉 이날 기자들은 이시영을 영화 <위험한 상견례>에 출연한 배우가 아닌, 이슈를 불러일으킨 인물로 본 것이다.

하지만 인터뷰 시간이 되자, 영화 홍보를 담당한 필름마케팅 캠프 담당자와 이시영 소속사인 지앤지 프로덕션 관계자는 “이시영이 복싱 이야기보다는 배우로서 이야기를 더 하고 싶어하니, 복싱에 대한 이야기는 가급적 뒤에 가서 해달라”라는 요구를 했다. 이슈 대상자로 보고 이시영을 인터뷰 하러 온 매체 관계자들에게 배우로서 인터뷰를 진행해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날 결국 이시영의 언론 인터뷰는 영화가 아닌, 복싱이 주 내용이 되었다. 게다가 개별 인터뷰가 아닌, 1시간여 동안 5~6개의 매체들이 한꺼번에 참여하다보니, 이슈거리가 되는 내용에 몰렸고 영화 이야기는 뒷전에 밀려버렸다.

또 영화 속에서 어느 정도 선전하긴 했지만, 김수미, 백윤식, 박철민 등의 막강 배우들은 물론 ‘대박 신인’ 송새벽과 같은 스크린에 등장해 제 비중을 차지하지 못한 측면도 복싱에 대한 질문을 가중시켰다.

결국 이날 다양한 의상을 준비하며 배우로서 모습을 보여주려던 이시영은 복싱선수로 자신을 소개하는 ‘이상한’ 인터뷰를 만들어버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유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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