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수다 일시정지] 1주일 만에 ‘동정론’으로 전세 역전…MBC “시청률 포기 못 해”

[나는 가수다 일시정지] 1주일 만에 ‘동정론’으로 전세 역전…MBC “시청률 포기 못 해”

기사승인 2011-03-28 11:30:00

[쿠키 연예]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이하 나는 가수다)가 27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나는 가수다’는 진짜 가수들의 완벽한 무대를 안방극장에 선보인다는 기획으로 이달 6일 첫 방송을 시작했다. MC 이소라와 김건모, 윤도현, 박정현, 백지영, 김범수, 정엽 등 7명의 기성 가수들이 치열한 서바이벌 대결을 벌인다는 설정으로 방송가 최고의 화두로 떠올랐다. 하지만 시종일관 탈락을 강조하는 경쟁 구도와 첫 탈락자 김건모의 재도전 논란 등으로 십자포화를 맞아 김영희 책임프로듀서(CP)가 경질되고, 김건모가 자진하차 하는 등 홍역을 앓았다.

△옹호 일색으로 역전된 여론=‘나는 가수다’로 무려 165분을 파격 편성한 27일 방송은 시청률 13.7%(AGB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로 전주 대비 1.9%포인트가 올랐다. 4주 연속 상승세다. 국민 MC 유재석이 버티고 있는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을 제쳤고, 방송 말미에는 KBS ‘해피 선데이-1박2일’을 맹추격했다. 2년 동안 한 자릿수 시청률을 헤매던 MBC 예능국이 수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표면적인 이유다.

김건모의 재도전 논란으로 폐지론이 몰아치며 냉담히 돌아섰던 여론도 일주일 만에 완전히 역전됐다. 대다수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는 이날 ‘나는 가수다’ 방송 직후 희소성 있는 가수들의 무대를 계속 TV에서 보고 싶다는 반응부터 제작진을 응원하는 의견에 이르기까지 예찬이 쏟아졌다. 김영희 CP의 전격적인 교체와 김건모의 자진하차 등으로 조성된 동정 여론이 휴식기를 갖기 전 마지막 방송이라는 상징성과 맞물려 나타난 효과로 풀이된다. 김 CP는 ‘권력에 희생된 개국공신’에 비유되고 있고, 김건모는 ‘재도전을 줘도 아깝지 않은 가수’가 됐다.

△탈락자도, 연출도 속전속결=잠정적 방송 중단이라는 뜻하지 않은 암초를 만난 ‘나는 가수다’ 제작진은 편집에 심혈을 기울인 모습이었다. 이날 방송은 김건모 재도전 논란 당시 문제가 된 장면을 대부분 편집했고, 불필요하게 오해를 살 수 있는 이소라와 김건모, 김제동 등의 코멘트 자체를 편집한 흔적이 역력했다. 김건모가 겸손한 태도로 진지하게 무대에 임하는 모습을 시종일관 강조하기도 했다. 출연진과 자문위원은 ‘나는 가수다’에 대한 소회와 느낌을 강조하며 여론을 긍정적으로 반전시키기 위해 애를 썼다.

진정한 첫 탈락자로 정엽이 결정된 직후의 빠른 화면 전환은 속전속결 그 자체였다. 정엽 역시 재도전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즉시 말한 후 자리를 떴고, 제작진은 탈락한 정엽의 무대를 다시 보여주면서 잔인한 서바이벌 보다는 가수들의 완벽한 무대에 포커스를 맞췄다. 김건모의 재도전 당시 무려 20여분을 소요하며 부산을 떨던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었다. 일부 시청자들은 ‘최고의 편집’, ‘진정성을 찾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시청률을 포기할 수 없는 MBC=‘나는 가수다’는 4주 휴식기를 보내며 내구성을 다질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출연진을 직접 섭외할 정도로 열정을 보인 김 CP와 김건모가 자진 하차한 상황에서 추가로 하차하는 가수가 더 나올지 여부가 관건이다. 하지만 적어도 시청자들의 뭇매를 맞은 무리한 경쟁구도 등 내부 콘셉트를 바꾸고 김건모, 정엽의 뒤를 잇는 추가 출연자를 섭외할 시간을 벌었다는 분석이 많다.

그동안 ‘일밤’이 수많은 코너를 교체하고도 ‘애국가 시청률’ 굴욕을 당했던 전례를 감안할 때 MBC는 일약 시청률 보증수표로 떠오른 ‘나는 가수다’를 결코 쉽게 포기할 수 없다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실제 김 CP 교체 직후 곧바로 후임 PD를 투입하고, 출연진을 감싸는 등 내부 재정비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재도전 불가라는 원칙 아래 동정 여론을 무기로 기존의 ‘추억 팔기’ 아이템을 통한 가수 서바이벌을 계속 선보인다는 계산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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