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 떼려다 혹 붙인 격’ MBC 스페셜로 역풍 맞는 김태희…“다큐멘터리가 아니라 김비어천가”

‘혹 떼려다 혹 붙인 격’ MBC 스페셜로 역풍 맞는 김태희…“다큐멘터리가 아니라 김비어천가”

기사승인 2011-04-06 18:06:00

[쿠키 연예] 배우 김태희가 1일 방송된 ‘MBC 스페셜-태희의 재발견’으로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안티 팬덤의 흔한 공격으로 치부하기에는 강도가 만만찮다. 스타의 일거수일투족을 전하는 연예 정보 프로그램 수준을 넘지 못했다며 MBC 제작진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반응이 나오는가 하면 포털 사이트에 김태희 안티 카페까지 생겨났다.

우선 시기가 애매했다. 김태희는 지난 2월말 종영한 MBC 드라마 ‘마이 프린세스’에 출연했다. 드라마 종영 한 달 만에 시사 교양 프로그램에 등장한 셈이다. 일각에서 이번 출연을 MBC의 ‘김태희 띄우기’로 해석하는 이유다. MBC가 2009년 시트콤 ‘태희 혜교 지현이’를 방송한 것도 오해를 부르고 있다. 당시 MBC는 특정 연예인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상당한 마케팅 효과를 누렸다.

‘태희의 재발견’의 근본적인 문제는 빈약한 구성에 있다. 당초 제작진은 “톱스타 김태희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지금껏 공개되지 않았던 모습을 담겠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그러나 정작 방송 내용은 달랐다. 그동안 알려진 김태희에 대한 소문을 확인하는 접근 방식이 잦았다. 서울대 출신 연기자로 지적인 이미지를 의식한 듯 중학교 3년간 전 과목 ‘수’를 받아 전교 1등을 했다는 코멘트를 삽입한 부분이 대표적이다. “남자들이 가만 두지를 않았다”, “촬영장에서 잘 자고 잘 먹는다” 등의 자기 고백 또한 MBC ‘섹션 연예통신’과 KBS '연예가중계‘, SBS '한밤의 TV연예’ 등에서나 나올 법한 동정 수준에 머물렀다.

무엇보다 시청자들이 ‘태희의 재발견’에서 문제를 삼고 있는 것은 다큐멘터리 특유의 진정성이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동안 MBC 스페셜은 외부 함구령을 내릴 정도로 인물 섭외에 심혈을 기울였다. 박지성과 추신수 등 해당 분야에서 일정 성과를 거두고 있는 인물 내지는 타블로의 학력위조 논란 등 민감한 사안을 끄집어내 호평을 받았다. 데뷔 이후 연신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김태희의 약점은 숱한 영화와 드라마에서 지적된 연기력 논란이다. ‘태희의 재발견’에서 김태희는 “공부하듯 연기한 것이 패인이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그마저도 애초 1시간 분량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정도의 소재는 아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태희는 데뷔 이래 적어도 스타성 하나만큼은 전혀 추락하지 않은 연예인이다. 빼어난 외모와 지적인 이미지의 결합으로 만들어진 그녀의 인기는 연기력 논란 속에 휩싸여도 그녀를 CF 섭외 0순위로 만들어줬고, 지상파는 ‘김태희 모시기’에 혈안이 됐다. 인물의 진솔한 고민과 사회를 향한 문제의식이 주로 담기는 다큐멘터리가 연예인을 선호하지 않는 이유는 이 같은 스타성이 시청자들로 하여금 위화감을 조성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일부 시청자들은 ‘태희의 재발견’을 ‘김비어천가’로 부르고 있다. 단순히 시청률 올리는 소재를 넘어 자주 다큐멘터리에 등장하지 않는 연예인의 인간적 고뇌와 진정성을 담는 노력이 필요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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