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현대오일뱅크에 따르면 지난 16일 충남 대산공장 본관 앞마당에서 ‘근면·검소·친애’의 현대 사훈이 새겨진 표지석 설치 기념식이 열렸다. 가로 2m, 세로 1m, 둘레, 5.7m, 무게 6t 규모의 사훈석은 1997년 현대그룹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대산공장에 설치됐었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현대오일뱅크가 그룹에서 계열 분리되고 외국계 회사인 아부다비 국영석유투자회사로 경영권이 넘어가면서 5년 만인 2002년 모습을 감췄다. 현대오일뱅크 임직원들은 경영권이 바뀌면서 폐기된 줄 알았다.
하지만 그동안 김태경 노조위원장은 사비를 털어 자신의 집 정원에 사훈석을 옮겨 보관해왔다. 또 김 노조위원장은 최근 현대오일뱅크의 지분 92%를 가진 현대중공업이 회사의 경영권을 되찾자 보관 중이던 사훈석을 회사에 내놓았다.
김 노조위원장은 “비록 경영권이 외국계 회사로 넘어갔어도 오일뱅크의 뿌리인 현대 사훈석이 그냥 버려지는 것을 보고 있을 수 없었다”면서 “10년 만에 사훈석을 다시 제자리에 복원할 수 있게 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