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로의 여행…북알프스 속에 숨겨진 400년 일본 고도(古都) ‘다카야마’

과거로의 여행…북알프스 속에 숨겨진 400년 일본 고도(古都) ‘다카야마’

기사승인 2011-07-05 16:19:00

"[쿠키 문화] 원전 사고 이후 일본 열도 전체에 대한 심리적 우려가 커지면서 이웃나라를 찾는 여행객이 급감하고 있다. 위기가 기회라고 했던가, 방사능 여부에 대한 꼼꼼한 사전 확인을 거친다면 그 어느 때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일본을 여행할 수 있는 시기이다. 각 여행사들이 평소의 반값도 안 되는 패키지 상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어 여행 마니아들의 관심을 자극하고 있다.

이런 트렌드에 힘입어 일본의 오래된 도시 다카야마(高山)가 부상하고 있다. 일본 중앙에 위치하고 있으며 ‘일본의 지붕’이라 불리는 북알프스가 에워싸고 있는 이 작은 도시는 400년 전 만들어진 격자형 시가지가 잘 보존되어 있어 ‘쇼교토’(小京都·작은 교토)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고도의 모습과 유적지는 훌륭한 볼거리일 뿐 아니라 마음의 휴식처로서도 반갑다. 각박하고 삭막한 도시에서의 삶에 지쳤을 때 과거로의 여행은 지친 심신에 휴식을 주기에 다카야마는 일본인들에게 ‘마음의 고향’으로 자리하고 있다.

다카야마는 일본의 상징인 교토 문화와 에도시대 역사가 한데 어우러진 곳이다. 옛 조몬시대(약 1만 년 전)부터 동서남북의 여러 문화가 밀려들면서 독특한 문화를 발전시켰다. 이후 다카야마성이 가나모리(金森)에 지어진 16세기말을 기점으로 지금의 마을 모습과 문화를 줄곧 간직하며 이어져 오고 있다. 이후 다카야마가 에도막부의 직할지로서 통치되고 있던 사이 독자적 문화가 숙성되었고 산들에 둘러싸인 지형에 의해 외부와의 접촉이 한정되면서 전통문화가 그대로 유지되는 조건을 갖추게 됐다.



물론 현재는 외부에서의 유입이 용이하다. 시대가 바뀌고 교통이 발달하면서 도쿄나 오사카 등과의 근접성이 높아졌다. 도쿄에서 JR를 이용해 나고야로 간 뒤((1시간 38분) 소요) 다시 ‘특급히다’로 갈아타고 2시간 남짓 가면 된다.

다카야마 내에서는 관광도 편하다. 대부분의 관광 시설이 전통거리 주변에 집중돼 있어 어디든 걸어서 20분이면 닿을 수 있다. 지리적 공간이 아담하다고 짧은 시간 안에 모두 볼 수 있으리라 예단하면 안 된다. 다카야마 진야와 옛날 거리인 후루이마치나미를 비롯해 풍부한 문화유적지가 도처에 즐비하며 오쿠히다 온천 등 많은 즐길 거리로 인해 사흘로도 빠듯하다. 특히 매일 아침 7시부터 정오까지 현지인들이 손수 농사지은 신선한 야채와 과일, 꽃을 살 수 있는 노점시장 아사이치(朝市)는 놓쳐서는 안 될 코스.

다카야마의 문화를 한꺼번에 체험할 수 있는 명물, 두 개의 축제도 빼놓을 수 없다. 봄에 열리는 산노 마쓰리와 가을에 열리는 하치만 마쓰리를 합쳐 ‘다카야마 축제’라 불리는데 일본의 3대 아름다운 축제 중 하나로 꼽힌다. 일본 국내에서도 일부러 이 시기에 맞춰 다카야마 관광에 나서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호평 받는 축제다. 기원은 16세기 후반에서 17세기로 전해지며 산노 마쓰리는 매년 4월 14일과 15일에, 하치만 마쓰리는 매년 10월 9일과 10일 이틀 동안 열린다.

특별한 간이 없는 일본 음식을 꺼리는 이도 적지 않은데 다카야마의 음식은 여러 문화가 밀려든 접목지에서 생성되다 보니 다양한 입맛을 만족시킨다. 교토의 맛과 에도의 맛이 살아 있으되 다카야마만의 독자적 풍미를 풍긴다. ‘다카야마(高山)’라는 이름답게 산으로 둘러싸여 해산물을 접하기 어려운 지역이라 산나물과 민물고기를 재료로 한 음식이 발달했다. 특히 숯불 위에 말린 호바 잎을 깔고 미소(된장)와 채소를 얹어 구운 ‘호바미소’는 기왕에 다카야마에 갔다면 찾아서 먹어 볼 만한 음식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잖은가.



사진·영상 제공=다카야마市, 협찬=아시아나항공.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힘찬 기자 jhc2312@kmib.co.kr"
유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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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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