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issue] 가요기획사들의 유럽戰…SM ‘성공’, 큐브 ‘기대’, YG ‘성급’

[KI-Z issue] 가요기획사들의 유럽戰…SM ‘성공’, 큐브 ‘기대’, YG ‘성급’

기사승인 2011-07-11 13:57:00

"[쿠키 연예] 지난 1999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가 소속 가수만의 단체 앨범과 공연에 ‘SM 타운’이라는 브랜드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국내 가요기획사들이 기획사 브랜드 공연을 만들기 시작했다.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는 ‘YG패밀리’를 만들어 정기적으로 공연했고, JYP엔터테인먼트도 지난해 ‘JYP 네이션’이라는 이름으로 뭉쳐 연말에 원더걸스, 2PM, 미쓰에이 등 소속가수들이 모두 무대에 오르는 공연을 펼쳤다. 여기에 포미닛, 비스트, 지나 등이 소속된 큐브엔터테인먼트(이하 ‘큐브’)도 ‘유나이티드 큐브 콘서트’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오는 8월 14일 첫 콘서트를 개최한다.

대형기획사들의 브랜드 콘서트는 주로 국내에서만 개최됐었다. 지난 2006년 YG가 창립 10주년을 맞이해 일본과 미국에서 콘서트를 개최하며 해외로 확장됐다. 하지만 당시 미국에서 케이팝(K-POP)의 인기가 높지 않았고 YG 소속의 가수 지누션, 원타임, 세븐 등의 국제적 인지도가 낮아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브랜드 콘서트가 아시아권을 넘어 관심을 받게 된 것은
SM이 ‘SM 타운’을 월드투어로 개편해 지난해 9월 미국 LA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공연한 것이 기점이 됐다. SM이 전세기를 띄우는 등 화젯거리도 많았지만, 무엇보다 유투브 등으로 슈퍼주니어, 보아, 소녀시대, 샤이니, 동방신기, 에프엑스 등의 소속 가수들이 미국에서 이미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상황이었던 것이 성공에 주효했다. SM은 단번에 아시아권을 탈피한 케이팝의 선두 주자라는 이미지를 선점했다.

이러한 대형 가요기획사들의 단체전이 올 들어 유럽으로 번졌다. 정서적 교감이 이뤄지기 쉬운 아시아권이나 다양한 문화가 섞여 있는 미국에 비해 자국의 음악과 문화에 대한 자존심이 강한 유럽으로의 진출은 국내외에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타 문화권, 그것도 아시아권 가수들에게 유럽이 열광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유럽에서 승부를 내려는 가요기획사의 모습은 천차만별이다. 먼저 지난 6월 10일과 11일에 프랑스 파리에서의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SM타운’은 여러 의미를 남겼다. 원래 7000석 공연장에서 단 하루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현지 팬들의 시위로 인해 하루 더 연장하는 이례적 일까지 벌어진 이번 콘서트에 대해 프랑스 유력 신문인 르 피가로와 르 몽드는 ‘한류, 유럽 진출’이라는 의미를 부여하며 연일 보도했다. 단순히 한 대형기획사 소속 가수들의 합동 공연 이상의 성과로 평가한 것이다. 국내에서도 ‘한류, 유럽을 정복하다’ 등의 흥분된 반응을 보였고, 정부까지도 케이팝이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안을 고민케 하는 계기까지 마련했다.



이후 다른 대형 가요기획사들도 유럽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곧바로 콘서트 시기를 명시하며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인 것이 큐브다. 큐브 측은 오는 11월 영국 런던에서 합동 콘서트를 추진 중이다. 영국 현지 프로모터의 요청에 의해 시작됐다. 아직 브랜드 콘서트를 선보인 적은 없비만 비스트, 포미닛, 지나를 비롯해 솔로 활동 중인 현아까지 최근 가장 핫(HOT)한 아티스트를 보유했다는 점이 큐브의 유럽 진출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 여기에 남미 브라질 공연까지 논의되면서 가요계 관계자들은 “짧은 시간 안에 급성장한 큐브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로 큐브의 해외 진출을 바라보고 있다.

빅뱅, 2NE1 등이 소속된 YG도 유럽 진출에 눈길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빅뱅의 대성 등 YG 아티스트들의 상황이 좋지 않아 연내에 유럽에 갈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9일 영국 팬들이 런던에 모여 YG의 공연을 요구하는 플래시몹(불특정다수의 군중이 E메일이나 휴대폰 연락을 통해 약속 장소에 모여 아주 짧은 시간 동안 특정한 행동을 한 뒤, 순식간에 흩어지는 것) 이벤트를 벌이자 YG 측이 유럽 진출이 현실화되는 듯한 분위기를 조성해 “너무 성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경쟁 기획사인 SM의 파리 공연이 잇따라 호평 받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3대 기획사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는 YG의 자존심이 무리수를 부른 셈이다. 게다가 이번 플래시몹에서는 300여 명이 몰렸다고 하지만 실상은 50~150여 명만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부풀리기 비판까지 받고 있다.

한 가요 관계자는 국내 기획사들의 유럽 진출에 대해 “SM이 파리에서 뛰어난 성과를 올렸고, SNS와 유투브를 통해 케이팝이 전 세계적으로 퍼져 나가고 있는 상황은 분명 고무적이다. 다른 케이팝 가수들이 조금은 손쉽게 유럽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건 사실”이라고 평가한 뒤 “큐브의 브랜드 콘서트는 오는 8월에 국내 팬들에게 검증받는 과정을 먼저 거쳐야 한다. YG는 유럽 진출에 대해 준비하지 않은 채 너무 의욕만 앞서 나가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플래시몹 한 번 열린 것을 유럽 진출에 청신호인 듯 홍보하는 것도 생각해 볼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유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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