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人터뷰] ‘퀵’ 강예원 “100억 영화 주연, 우리가 아니면 누가 하죠?”

[Ki-Z 人터뷰] ‘퀵’ 강예원 “100억 영화 주연, 우리가 아니면 누가 하죠?”

기사승인 2011-07-18 14:14:01

"[쿠키 영화] 여름 한국 영화 기대작 중 하나인 ‘퀵’(감독 조범구)은 짧게 이야기하면 정신을 쏙 빼놓는 스토리와 영상을 보여 주는 영화다. 도심에서 퀵서비스 맨이 폭탄을 배달하는 모습부터 심상치 않더니, 부수고 터지고 뒤집히고 질주하는 모습이 쉴 새 없이 나온다. 거기에 주조연급 배우들의 입담과 몸 개그는 이런 정신없는 영상을 한층 더 정신없게 만든다. 모 지상파 개그프로그램 코너 유행어를 빌리자면 “난리가 났다. 난리가 났어”로 말할 수 있겠다.

그 중심에는 영화 주연 중 유일한 홍일점 강예원이 존재한다. 이민기, 김인권과 함께 공동주연으로서 극을 이끄는 강예원은 극중 아이돌그룹 오케이걸스의 리더 아롬 역을 맡았다. 한때 폭주족이었지만, 현재는 가수가 되어 무리한 스케줄을 소화하던 중 퀵서비스 맨이자 과거 연인이었던 기수(이민기)의 오토바이에 타게 되고 얼떨결에 폭탄이 장착된 헬멧을 쓰고 정체불명의 남자가 지시하는 미션에 따라 움직이게 된다. 지난 6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강예원은 영화 속 아롬과
닮았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극중 캐릭터와 현실의 성격이 똑같지는 않아요. 극중 아롬은 ‘엽기녀’잖아요. 정확히는 밝은 모습이 닮은 거죠. 영화 ‘해운대’에서는 당찬 모습을 보여 줬지 밝은 성격은 아니었거든요. 이번에는 정말 즐겁고 속 시원한 캐릭터였기 때문에 촬영장에서도 아주 밝게 행동할 수 있었어요. 마냥 행복했죠. 아롬이 제가 일상에서 할 수 없는 말들은 내뱉으니까, 카타르시스도 느꼈어요. 하지만 절대 닮은 것은 아니랍니다.”

‘퀵’ 제작 소식이 전해질 때, 많은 이들이 걱정을 했다. 100억 원대 영화에 이민기와 강예원 그리고 김인권을
주연급으로 내세우면 흥행에 불안요소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부분이었다. 물론 셋 다 주연급 조연으로 자주 연기했고, 김인권은 단독 주연으로 나선 영화 ‘방가방가’가 흥행 성공 신화를 이뤄낸 상황이긴 했다. 특히 세 명 모두 영화 ‘해운대’에서 천만 관객을 경험했다. 하지만, 영화의 뚜껑이 열리기 전까지 불안감은 지속됐다.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이런 생각을 했어요. ‘그럼 누가 해야 하나요?’라고요. 오히려 시나리오를 보면서 우리가 하면 딱 이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렇게 서로 등을 두들기며 여기까지 왔는데,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안타까웠어요. 정말 우리와 비교해 이 영화를 독보적으로 잘할 수 있는 배우가 누가 있을까, 거꾸로 질문하고 싶었어요. 이 영화를 못해 내면 앞으로 기회가 점점 없어질 거다,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하며 열심히 해 왔어요. 영화를 찍을 때나 지금이나 당당할 수 있는 게 (김)인권 오빠, (고)창석 오빠 등 모두가 단단한 연기자잖아요. 인권 오빠는 혼자서 관객 100만을 했고, 민기나 저도 천만을 달성한 경험이 있고요. 물론 선배들이 이끌어 준 결과였지만, 그 경험이 소중하고 그 때문에 이런 기회가 온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더 용기를 냈죠. 단 한 명이면 모르지만, 저희 셋이 모이니 가능할 것 같았어요.”

강예원을 비롯해 이들 세 배우가 더욱 힘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제작진 역시 ‘해운대’ 때부터 호흡을 맞춰 온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현장에서 배우가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가 중요하다는 측면에서 볼 때 ‘퀵’ 현장은 그야말로 최상이었던 것이다.

“시너지 효과가 컸어요. 배우가 연기를 하는 데 편안함을 줘야 하는데, 이번 현장은 최상이었죠. 또 영화는 에너지가 중요하다고 봐요. ‘해운대’ 제작진이 모여서 칭찬도 하고, 채찍질도 한 것이 모두 에너지가 되어서 저희에게 작용한 것처럼 말예요. 이번에도 칭찬과 채찍질, 두 에너지가 언제나 긴장감을 유지하도록 노력했거든요. 언제 다시 이 세 명과 이 제작진이 뭉쳐서 그러한 에너지를 만들어 낼까 싶을 정도로 좋았습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두렵죠, 어느 순간 이 에너지를 잊어버릴까 봐요. 영화가 몇 만을 끌어 모을지 모르지만, 후회는 없어요. 영화를 보면 당연히 부족한 것이 보이고, 100% 완벽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촬영할 당시 저희는 최선을 다했고 후회는 없어요.”

강예원은 의외로 이번 영화에서 얼굴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폭탄이 장착된 헬멧을 쓰고 계속 질주하기 때문이다. 오케이걸스 라이브 무대에도 헬멧을 쓰고 올라가고, 샤워도 헬멧을 쓰고 한다. 멋진 바다를 배경으로 한 침실에 누울 때도 헬멧을 쓰고 있다. 하지만 강예원은 절반은 얼굴을 드러낸다고 강조했다.

“사실 시나리오 상에는 제가 헬멧을 쓰고 나오는 분량이랑 얼굴이 나오는 분량이 반반이에요. 실제로도 그렇고요. 그런데 가끔 인터넷에 올라온 글을 읽다 보면, 헬멧 쓴 분량이 60%, 70%, 80% 이렇게 얘기되는 거예요. 생각해 보면 제가 샤워하고, 노래하는 등 임펙트 있는 장면에서 그렇게 헬멧을 쓰고 나와선지 비중이 높아 보이나 봐요. 상대적으로 민기는 운전할 때만 쓰니까 더더욱 그렇게 느끼시는 것 같아요.”

‘퀵’ 제작진은 할리우드에서 시속 170km로 달리며 찍을 수 있는 스패로우 200 카메라 등 특수 장비를 도입해 질주하는 오토바이의 움직임을 세밀하게 포착했다. 이는 영화 ‘트랜스포머’ 등에서 쓰였던 장비로 국내에서는 처음 사용된 것이다. 공교롭게도 ‘퀵’은 3주 정도 먼저 개봉한 ‘트랜스포머3’와 일정 부분 상영 기간이 겹친다. 시기적으로 100% 경쟁 작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영상의 속도감은 닮아 있다.




“로보트, 대단하죠. 저도 좋아해요. 그러나 저희 영화만의 차별화는 분명 존재해요. 속도감 있는 느낌이 비슷하다는 것은 맞아요. 그런데 우리 영화에는 관객들이 익숙한 명동거리, 반포대교, 인천 등의 배경이 나오잖아요. 이런 모습을 대할 때 관객들에게는 더욱 친숙하게 다가갈 것이고, 장점으로 작용할 것 같아요. 사실 두 영화를 비교할 수는 없죠. 제작비가 너무 차이 나잖아요. 저희도 그 돈을 주시면 그렇게 찍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만큼 한국 사람들의 기술력이나 세밀함은 뛰어나다고 봅니다.”

영화 ‘퀵’의 흥행 여부는 배우 강예원에게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100억 원대 영화의 주연이라는 위치도 명실상부해질 것이고, ‘해운대’ ‘하모니’ ‘헬로우 고스트’를 통해 흥행 배우로 대중에게 서서히 인식된 강예원이 주연급 가운데서도 흥행 배우로 자리매김할 수 있느냐의 기로이기 때문이다. 그 평가는 영화가 개봉하는 오는 20일 시작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 사진 이은지 기자 rickonbge@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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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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