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개XX야” 경찰, 범인 오인 일반인 폭행 물의

[단독] “개XX야” 경찰, 범인 오인 일반인 폭행 물의

기사승인 2011-07-23 20:49:00
[쿠키 사회] 경찰이 엉뚱한 시민을 범인으로 오인해 폭행한 뒤 이를 무마하려고 피해자를 회유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자신을 30살 고시 준비생이라고 소개한 네티즌 이모씨는 23일 새벽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에 “경남 창원 롯데백화점 앞에서 당한 황당한 사건 좀 들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씨는 “22일 오후 1시30분쯤 길을 걸어가고 있는데 덩치 큰 사람이 갑자기 뒤에서 팔로 목을 조르고 땅바닥에 내동댕이치면서 수갑을 채우고 ‘개XX야, 가자’고 욕설을 하기 시작했다”며 “두 명이 에워싸고 수갑을 채우려고 하기에 ‘경찰인가, 왜 체포하나, 체포영장 있나’라고 소리치자 ‘XX야 닥쳐라, 가자’라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적었다.

이어 “경찰 배지를 보여 달라고 소리쳤지만 무릎으로 제 목을 누르고 뺨을 때렸다. 세 사람이 합세해서 결국 수갑을 채웠다. ‘저는 학생이다. 왜 이러냐’고 울면서 말했지만 ‘개XX야, 조용히 해’라고 욕설을 하며 뺨을 때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씨를 폭행한 경찰들은 창원 서부경찰서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경찰에게 자신은 다른 사람이라고 밝혔지만 경찰이 자신의 말을 전혀 듣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그는 “2~3분 뒤 ‘너 조XX 아니냐?’라고 물어 ‘조XX가 아니라 대학생 이XX다’라고 말하자 ‘지금 풀려나려고 수 쓰는 거다. 쟤 맞다’라는 경찰서에 끌고 가라고 하더라”며 “‘너 조XX 아니냐?’라고 재차 물으며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기에 왜 죄 없는 사람을 체포하냐고 따지자 ‘조XX 인 것 같아서 체포했다. 미안하다’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전했다.

이씨는 “체포 당시에 확인하지 않고 키도 작고 몸도 왜소한 사람에게 왜 여러 명이 달려들어서 폭행을 가하고 수갑을 채웠냐고 항의하자 ‘범인과 너무 닮았고 절도범이 은행에서 돈을 인출한다는 정보를 입수해서 잠복근무 하고 있었다’고 했다”며 “체포 영장도 안 보여주고 미란다 원칙도 말하지 않았다고 하니 때린 적도 없다고 하고 완전 사람을 바보로 만들더라”고 말했다.

이씨는 경찰들이 잘못을 뉘우치기는커녕 이번 사건을 덮는데 급급했다고 고발했다.

그는 “전치 2주 상해진단서를 끊었다. (형사들은) ‘우리가 그리 나쁜 사람 아니다. 다음에 술이나 한 잔 하자. 평생 도와주겠다. 언론에는 제발 말하지 말라’고 말했다”며 “자기들 징계는 무섭고 사람 다치고 공포에 떨린 건 생각 안 한다”고 강조했다.

사태가 커지자 경찰은 인터넷에 사과글을 올렸다. 김정규 창원 서부경찰서장은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우리 경찰서 형사들의 잘못으로 인해 피해를 입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번 일은 형사들이 상습절도범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귀하를 절도범으로 오인하는 큰 실수를 범해 발생한 일이다. 이번 사건의 진상을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히 파악하여 관련 형사 모두에 대해 엄정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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