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나비 “예능? 어렵죠. 그래도 라디오계에서는 전지현”

[쿠키人터뷰] 나비 “예능? 어렵죠. 그래도 라디오계에서는 전지현”

기사승인 2011-07-23 16:23:00

[쿠키 연예] 실력파 여가수 나비(본명 안지호). 지난 2008년에 데뷔해 어느 덧 가수 4년 차 가수의 연륜을 쌓았다. 만일 아이돌 가수로 분류됐다면 웬만한 음악프로그램 대기실에서 ‘고참’ 소리를 들을 정도다. 오르는 무대마다 폭풍 가창력을 선보이며 음원 시장에서는 강자에 속한다. 아이돌과 방송 예능프로그램이 꽉 잡은 음원 시장에서 솔로 여가수로서 대성할 가능성을 지닌 셈이다.

그러나 일명 ‘실력파 가수’라고 불리는 가수들 대부분이 그렇듯이 나비 역시 대중적 인지도는 낮은 편이다. 그의 노래도 알고, 나비라는 이름도 알지만 이를 실제 나비의 모습과 연결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 이는 나비가 예능프로그램 등 방송에 모습을 보이지 않은 탓도 있다. 그래서일까 6개월 만에 발표한 디지털 싱글 ‘다이어리’ 활동을 시작하며, 나비는 이제는 자신을 알리기 위한 기회를 찾기 시작했다.

“그동안 제 노래가 사랑을 받은 것에 비하면 제 모습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요. 제가 예능을 잘 안 나간 것이 이유이기도 하죠. 사실 노래를 하면서 예능에 왜 나갈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제 음악을 하는 모습이 정말 이상하게 망가지지 않는 이상,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서 솔직한 제 모습을 보여주고 싶고, 대중과 가까워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최근에 ‘세바퀴’ ‘스폰지’ ‘위기탈출 넘버원’ 등에 출연했어요. 그런데 정말 힘들었어요. 한 번도 예능을 안 해봤고, 할 자신도 없었거든요. 그리고 ‘세바퀴’ 등은 많은 분들이 앉아계시고, 끼어들어 저를 보여줘야 하는데, 어렵더라고요. 제가 아무래도 예능 초보니까요.”

TV 예능프로그램에서 나비는 초보지만,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오면 사정이 달라진다. 최근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개막작인 ‘투란도트’ 여주인공을 맡기 전까지 나비는 7개 라디오 프로그램에 고정으로 출연할 정도였다.

“라디오는 재미있어요. 뮤지컬 하면서 다 하차했지만, 지난해에는 라디오 게스트를 7개나 했죠. 라디오 쪽에 계시는 분들이 저에게 ‘라디오계의 전지현’이라고 불러주셨어요. (웃음) (김)범수 오빠가 하는 ‘꿈꾸는 라디오’에도 나가고 그랬어요. 라디오 입문은 (박)명수 오빠가 하는 ‘2시의 데이트’였어요. 호되게 배웠죠. 명수 오빠가 잘 안 웃어주잖아요. 하지만 그 프로그램에서 많은 것을 배우면서 청취자들에게 인기가 많아졌고, 다른 프로그램에 고정으로 들어갈 수 있었어요. 또 다른 DJ 분들도 ‘2시의 데이트’ 들으시고 저랑 하고 싶다고 하셨대요.”

나비의 신곡 ‘다이어리’는 나비의 색깔을 잘 아는 이현승과 이기 작곡가가 만든 작품이다. 비트 있고 세련된 팝적인 느낌으로 슬프지만 전체적으로 밝은 분위기를 선사한다. 특히 노래 끝 부분에 들어간 나비의 내레이션이 돋보인다. 그러나 이 ‘다이어리’를 대중들에게 선보이기까지는 쉽지 않았다. ‘다이어리’를 준비하는 기간에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개막작 ‘투란도트’도 같이 연습해야 했기 때문이다. 밤 10시까지 뮤지컬 연습이 끝난 후, 새벽까지 녹음에 참여했다. 무엇보다 힘든 것은 창법의 변화였다.

“‘투란도트’를 연습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이 출연 배우들이 모두 성악하시는 분들이었다는 점이에요. 저랑 더블캐스팅 된 언니도 성악하시는 분인데, 여주인공의 곡이 그 분에게 맞춰져 있었죠. 대중 가수들이 부르기에는 너무 힘들었어요. 제가 아무리 잘하려 해도 너무 튀었죠. 음악 감독님이 ‘투란도트’가 아니라 그냥 나비가 노래하는 것 같다고 하실 때는 주눅이 들었어요. 다행히 나중에는 저랑 더블캐스팅 된 언니와 제가 많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주시고 ‘나비만의 색깔대로 해라’라고 해서 괜찮았죠. 문제는 그 다음이었어요. 그동안 가수 생활하면서 창법을 제 색깔대로 만들어놨는데, 다른 느낌의 창법을 하려니 힘들었어요. 그리고 그 뮤지컬 무대에 맞는 창법으로 공연을 하다가 3일 만에 가수 나비로 돌아와 대중음악을 불러야 하니까 너무 힘든 거예요. 정말 컴백 첫 무대는 생각 없이 불렀어요.”

그러나 힘든 만큼 얻는 것도 있는 법. 나비는 뮤지컬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느꼈다. 보통 가수들이 뮤지컬 무대에 오를 때 느끼는 뿌듯한 감정을 나비 역시 느꼈던 것이다. 바로 3~4분 노래의 주인공이 아닌, 2시간 30여분 동안 한 스토리의 주인공이 되는 순간을.

“한 달 반 정도 연습하고 공연도 무사히 끝냈죠. 첫 날은 제가 어떻게 했는지 기억도 안나요. 그러나 그 다음 날부터 다른 선배님들과 호흡하면서 이런 것이 뮤지컬이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뿌듯한 거예요. 음악 방송 프로그램에 나가는 것과 너무 다르더라고요. 커튼콜 할 때 인사를 하는데, 박수를 너무 많이 쳐주셔서 눈물이 나더라고요. 또 서고 싶어요.”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유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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