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issue] 연예계, 스포츠의 부흥을 꿈꾸게 하다

[Ki-Z issue] 연예계, 스포츠의 부흥을 꿈꾸게 하다

기사승인 2011-08-01 13:58:00

[쿠키 연예]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팀이 지난 7월 30일 오후 경기 하남시 미사리 조정경기장에서 열린 STX컵 코리아오픈 레가타 조정대회에서 8위를 차지했다. 8개 팀이 참여했으니 사실상 꼴찌다. ‘무한도전’ 팀의 출전 소식은 미사리 조정경기장에 무려 3만 5000명을 끌어 모았다. 지난 1988년 미사리 조정 경기장이 생긴 이래 최다 관객이다. ‘무한도전’ 팀 역시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조정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

8명이 화합하는 모습은 물론이고 방송 녹화가 아닌 날에도 개개인이 미사리 조정경기장을 찾아 연습한다는 소식은 사람들로 하여금 조정 경기 자체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높였다. 콕스(조수가 8명인 에이트 종목에서 방향타를 조종하고 팀의 리듬을 컨트롤하며 주행의 책임을 지는 선장 격의 키잡이)가 뭔지, 에이트 종목이 무엇인지 시청자들에게 알렸다. ‘무한도전’ 팀이 연습하는 미사리 조정경기장에 대한 정보까지도 블로그 등에 넘쳤다. ‘무한도전’의 특별한 도전이 조정 경기라는 비주류 경기에 대한 인식을 바꿔 놓은 것이다.

사실 예능프로그램을 비롯한 연예인들의 스포츠 도전기는 종종 비주류 스포츠의 부흥을 일군다. 비인기 종목들 혹은 과거 인기종목 이었지만 시대의 흐름에 따라 쇠퇴해 가는 종목들이 연예인들의 도전기를 통해 새롭게 조명됐다. 어느 때는 편집의 힘으로, 어느 때는 진실의 힘으로 시청자에게 다가갔다.

이번에 조정경기에 나선 ‘무한도전’ 팀은 이전에도 적잖은 스포츠에 도전했다. 모두 비인기 종목이거나 과거의 영광을 다시 찾고픈 종목들이었다. 봅슬레이와 댄스스포츠, 에어로빅, 프로레슬링에 도전하면서 이들 종목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크게 높였다. 단순히 해당 스포츠를 소화해 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정식 대회에 출전해 긴장감을 더했다.

현재는 폐지된 KBS 2TV ‘천하무적 야구단’은 야구 초보 연예인들의 사회인 야구 도전기를 다루면서, 사회인 야구에 대한 인식을 높였다. 정직하게 노력하고 경기하는 이들의 모습은 사회인 야구단의 확충을 가져 왔고, 지난해 12월 종영 소식이 알려진 뒤에는 팬들이 폐지 운동에 나설 정도였다.

예능프로그램을 통해서가 아니더라도 연예인이 개인적으로 도전한 스포츠가 화제를 모은 적도 있다. 배우 이시영은 지난 3월 제7회 전국여자신인아마추어 복싱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시영은 지난 2월 서울지역 아마복싱대회인 제 47회 신인아마추어복싱전에서도 우승컵을 거머쥐었고, 2010년 11월에도 사회인 복싱대회인 KBI 전국생활체육복싱대회 48kg급에 출전해 우승했다. 당시 복싱계는 이시영을 통해 조성된 복싱 붐을 타고 복싱의 인기가 다시 한 번 불붙길 기대했고, 홍수환 관장은 “이시영이 런던올림픽까지 갈 것”이라며 한껏 기대감을 부추겼다.

그러나 연예계 활동을 통해 비인기 스포츠 혹은 다소 소외된 현장이 관심을 받는 것에 대해 환호와 동시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는 ‘반짝 인기’에 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방송계 관계자는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관심을 끌 수 있는 것은 한 순간이다. 이러한 관심이 지속되려면 해당 스포츠에 있는 사람들이 대중에게 꾸준히 홍보하고 다함께 참여하게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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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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