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영화] 여름 극장가 대작들이 애초 개봉일보다 하루 앞당겨 수요일에 개봉하면서, 관객 동원 승부가 주말 승부가 아닌 주중 승부로 변하고 있다.
박해일, 류승룡, 문채원, 김무열 주연의 90억 대작 ‘최종병기 활’(감독 김한민)은 애초 개봉일이 11일(목)에서 10일(수)로 날짜를 변경했다. 이에 발맞추듯 김하늘, 유승호 주연의 ‘블라인드’(감독 안상훈) 역시 11일에서 10일로 앞당겼다.
이들 뿐 아니다. 앞서 7월 21일 개봉 예정작이었던 ‘고지전’이 20일로 개봉일을 앞당기자, 경쟁작인 ‘퀵’ 역시 같은 날로 개봉일을 옮겼다. 둘 다 100억대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으로 현재까지도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한국영화 뿐 아니다.
외화 ‘트랜스포머3’도 6월 29일 수요일에 개봉했고, 2주 후인 7월 6일 수요일에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2’가 개봉했다.
이러한 성향은 여름 극장가가 얼마나 치열한지를 보여준다. 조금이라도 더 관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하루라도 일찍 개봉해 입소문을 노리는 것이다. 또 대개 2주차 정도면 영화의 흥행이 판가름 나기 때문에 이른 개봉은 조금 더 관객 동원 추이를 살펴볼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흔히 개봉작들이 첫 주말에서 승부를 본다는 말이 무색해졌다. 과거 금요일에 개봉해 3일 승부로 흥행 추이를 보던 것이 목요일로 옮겨지거나 ‘유료 시사회’라는 명분으로 수요일 저녁부터 관객들과 만나더니, 이제는 아예 수요일로 옮겨졌기 때문이다. 주말보다 주중 관객이 흥행 여부를 가르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
영화 홍보 관계자는 “하루라도 일찍 관객과 만나지 않으면, 입소문을 타기 힘들다”며 “현 추세가 수요일로 점점 옮겨지는 상황이다. 어떤 룰이 없는 한 아마도 조금 더 개봉일이 당겨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