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영화] “”배우들이 느낀 통증과 관객들이 느끼는 통증은 과연 같을까“
[줄거리] 어릴 적 자신의 실수 때문에 가족을 잃은 죄책감으로 온 몸의 감각을 잃어버린 남순(권상우). 통증을 못 느끼는 탓에 마음의 상처도, 타인의 고통도 알아채지 못하는 무미건조한 삶을 살던 어느 날, 이상한 여자를 만난다. 본인을 흡혈귀라 부르는 동현은 한번 피가 나면 멈추지 않아 작은 통증조차 치명적인 여자. 남순은 자신과 극과 극인 고통을 가진 동현과 점점 가까워지면서 난생 처음 가슴에 지독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우연히 시작된 이들의 만남은 점점 안타까운 사랑으로 이어진다.
[Good] ‘통증’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극단으로 활용한 것이 눈에 띈다. 그리고 이를 내면 연기로 소화해 낸 배우 권상우와 정려원의 열연이 돋보인다. 짧게 자른 머리와 투박한 말투와 행동은 그동안 권상우가 보여준 매력과 상반되어 다가오며 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또한 아픔을 간직한 ‘명랑소녀’로 변신한 정려원은 실제 배우로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통증을 치유하려는 듯 더욱 애절하게 관객들에게 다가온다. 이들의 슬프지만 아름다운 사랑을 노래로 표현한 임재범의 ‘통증’ 역시 영화의 한 축으로 제 역할을 다한다.
[Bad] 자신이 작품의 모든 것을 컨트롤하던 곽경택 감독이 처음으로 여성 작가와 호흡을 맞춰서인지 스토리와 연출의 충돌이 다소 보인다. 곽 감독이 표현하려는 남성미와 작가가 표현하려는 여성미가 묘한 지점에서 힘겨루기를 한다. 한쪽이 약간의 힘을 풀었으면, 좀더 부드럽고 애절하게 관객들에게 다가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오는 9월 7일 개봉하며, 15세 이상 관람가다. 러닝타임은 104분.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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