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영화] “온순해진 홍 회장 일가, 흥행기세도 온순해(?)지려나…”
[줄거리] ‘가문의 수난’(감독 정태원·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은 그동안 해외출국 금지령에 발이 묶여 있던 홍 회장 일가가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담는다. ‘엄니 손 김치’로 사업에 매진하던 홍 회장은 김치의 세계화를 위해 가족과 함께 일본을 방문한다. 은행 강도를 만나 모든 돈을 빼앗기고 강도를 쫓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김수미는 조폭정신으로 기업과 가문을 이끄는 대모 홍 회장으로 등장한다. 그의 첫째 아들 장인재(신현준)는 살림의 달인으로 거듭난 구 백호파의 1인자로, 둘째 아들 장석재(탁재훈)는 넘치는 바람기를 주체하지 못하는 가문의 첫 이혼남으로, 막내아들 장경재(임형준)는 사소한 일에도 크게 흥분하는 쌈닭으로 출연해 극을 이끈다.
[Good] ‘가문의 수난’은 ‘가문의 영광’(2002년), ‘가문의 위기’(2005년), ‘가문의 부활’(2006년)에 이어 네 번째로 선보이는 가문시리즈다. 이번 작품의 특징은 전작들보다 ‘착해졌다’는 것이다. 그동안 선보인 가문시리즈는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조폭 등장, 욕설, 야한 장면 등으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정태원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는 이러한 것들을 최대한 배제하고 가족 모두 따뜻하게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홍 회장네는 일본에서 돈 한 푼 없는 거지꼴이 되지만 어머니 홍 회장의 생일잔치를 위해 똘똘 뭉치는 가족애를 과시한다. 배우들의 호흡은 단연 으뜸이다. 배우들은 가문시리즈를 통해 네 번째 호흡을 맞추지만 이들의 연기와 애드리브는 지루하거나 식상하지 않다. ‘가문의 수난’은 올 추석 가족끼리 모여 부담 없이 보기 좋은 영화다.
[Bad] 자극적 장면을 줄이고 감동을 주려 노력은 했지만 이 때문에 웃음코드는 사라졌고, 감동 코드 역시 관객들에게 잘 와 닿지 않아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도가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지 의문이다. 김수미 특유의 구수한 욕과 애드리브도 기대한 것 만큼 많이 만날 수 없다. 전작보다 분량이 늘어난 정준하는 특유의 바보 캐릭터를 여전히 유지하지만 ‘즐거움’보다는 ‘더러움’을 연상시킨다. 현영과 김지우, 정웅인의 존재감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 새롭게 변화를 시도했지만 흥행의 성공 여부는 미지수. 오는 7일에 개봉하며 15세 이상 관람가다. 러닝타임은 103분.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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