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보통 데뷔한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걸 그룹들의 경우 언론 인터뷰를 할 때 경직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낯설음도 있고, 어떻게 답해야 될지가 머리 속에서 빙빙 돌기 때문이다. 자신을 알리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실수’를 두려워 해, 말을 아끼는 그룹도 종종 있다.
인터뷰를 위해 쿠키뉴스를 찾은 신예 걸 그룹 에이프릴키스(수민, 시호, 해즌, 줄리, 쿠지, 사라)는 그런 면에서 조금 예외적인 느낌이었다. 데뷔 앨범 ‘워너비’(WANNABE)로 걸 그룹 대전이 한창이 가요계에 겁 없이 도전장을 내민 것이 지난 1일. 이제 겨우 갓 10여 일이 지났을 뿐인데, 표정에서는 긴장감보다는 즐기는 모습이 느껴졌다. 농담도 던지고 인터뷰 분위기를 즐겼다. 최근 데뷔하는 걸 그룹보다 연령대가 약간 높아서 그런 것도 있지만, 천성적인 편안함을 보였다.
이들인 선보인 타이틀 곡 ‘헬로 버스’(Hello Bus)는 신예 작곡가 김동휘의 트렌디한 힙합사운드가 강렬한 곡으로 중독성 있는 멜로디가 귀에 쏙 들어온다. 이들이 이 곡을 들고 Mnet 엠카운트다운 SBS ‘인기가요’ 등 음악프로그램에 출연할 때마다 인터넷을 들썩였다. 처음으로 방송 무대에 서본 이들의 심정은 어떨까.
“재미있어요. 오히려 무대에 서기 전에는 떨리는데, 올라가면 정신이 없어요. 안무와 노래 틀리지 말아야지 라고 생각하니 떨릴 틈이 없는 것 같아요. 그러나 아직까지 좋고, 떨림보다는 설렘이 좋은 것 같아요.”(해즌)
“데뷔하고 이틀 뒤인가 연습실 주변에서 쿠지를 알아보더라고요. 맨 얼굴임에도 불구하고 사인해달라고 팬들이 몰려서 놀랐어요.”(수민)
이들은 화려한 데뷔와 동시에 적잖은 비난을 받았다. 이들을 홍보하기 위한 콘셉트가 ‘여자 2PM’이었기 때문이다. 2PM 팬들은 홍보 문구만 보고 JYP엔터테인먼트에서 나오는 신인 걸 그룹으로 알았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고, 어느 면이 2PM과 닮았냐는 글도 보였다. 역으로 단순한 홍보 문구를 가지고 너무 예민하게 대응한다며 누리꾼들끼리 갑론을박 부딪쳤다. ‘여자 2PM’이란 홍보 문구에 대해 스스로는 어떤 생각들이 들었을까.
“진짜로 저희도 처음에 신인치고는 그런 수식어 붙는 것이 어려웠는데, 사실 감사하죠. 그런데 굉장히 부담스럽고 무서워요. 일단 2PM 선배님들 팬들이 저희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보시잖아요. 그래서 (2PM에게) 누 안 끼치고 ‘에이프릴키스는 정말 실력 있구나’라는 말을 들으려 해요. 그런 이야기를 듣고 나서 더 열심히 해야 된다고 마음먹었죠.”(해즌)
‘여자 2PM’과 더불어 또한번 눈길을 끈 것은 이들의 외형적인 모습과 과거 경력 때문이었다. 평균키 173cm인 에이프릴키스 멤버 중 쿠지는 2005년 슈퍼모델선발대회에 출전했었고 뮤지컬 배우로도 활약했다. 쥴리는 2006년 슈퍼모델선발대회 본상을 수상했고, 2007년부터 2010년까지 홍콩에 거주하며 모델로 활동했다. 또 막내 사라는 2008년 타이슈퍼모델 본상 수상과 2009년 미스아시아퍼시픽대회 본상 수상 경력을 가졌다. 멤버 중에서 가장 맏언니인 시호는 사범대를 나와 200^~2007년 대전 소재의 한 고등학교에서 사회를 가르치던 기간제 교사로 재직했었다. 이후 2008년부터 2010년까지 홍콩에서 모델로 활동하다가 이번에 걸 그룹 멤버로 데뷔했다. 해즌은 현재 동덕여대 모델학과에 재학 중이고, 리더 수민은 동덕여대 방송연예학과에 재학 중이다. 현재 ‘모델돌’이라 불리는 나인뮤지스 못지않은 경력들이다. 모델로 활약할 수 있는 이들이 가수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모델 일을 하기 전에도 가수는 하고 싶었죠. 모델은 데뷔 전에 연습기간도 길지 않고 바로 할 수 있어서 선택은 했지만, 그 일이 외적인 이미지만 보여지잖아요. 전 그런 면보다도 제 성격이나 실력 등 다른 면을 표출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결국 꿈을 버리지 못하고 가수를 하게 됐죠. 선생님을 한 것은 애초에 부모님이 모델 일을 반대했는데, 아버지가 교사 자격증을 따면 해도 좋다고 해서 사범대에 진학을 했죠. 아버지는 제가 모델 일을 하다가 잘 안될 수도 있으니까, 그에 대비해서 따놓으라고 하신 거예요. 지금은 전혀 반대를 안하시죠.”(시호)
“전 사실 모델 대회에 나갔을 뿐이에요. 수상 경력만 있고, 모델 활동은 하지 않았죠. 고등학교 때 안양예고를 나와서 대학도 연극영화과를 다니고 있죠. 뮤지컬 배우로도 활동을 했고요.”(쿠지)
“모델 일은 정적이잖아요. 카메라에 비춰지는 모습이 대부분 사진으로 나오고요. 쇼에 나오는 것도 걷는 모습이 전부잖아요. 그런데 저희가 가수가 되어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해요. 가수라는 것은 무엇인가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으니까 더 끌리는 것 같아요.”(쥴리)
사실 모델 출신 혹은 키가 큰 걸 그룹들의 경우 단점이 안무에서 많이 찾는다. 적잖은 안무가들이 이런 류의 가수들에게 지적하는 내용이 다소 허우적대는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팔 다리가 길다보니 동작이 큰 것까지는 있지만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에이프릴키스는 고개를 저었다.
“사실 저희도 그런 면에서 걱정을 했어요. 그런데 저희 안무 가르치신 선생님이 팔 다리가 기니까 도리어 더 멋있을 것이라 말해주시더라고요. 남들보다 더 뻗을 수 있고요. 역동성 때문에 온 몸에 힘을 주고 해요. 그래서 더 열량 소비도 많고 힘든 것도 많은 것 같아요. 덕분에 많이 먹기도 하죠. 거의 ‘식신돌’이에요. 방송에 나오는 모습을 보니까, 정말 ‘빡세게’ 연습을 했구나라는 생각이 나더라고요.”(수민, 해즌)
걸 그룹이 나올 때마다 하는 질문이지만, 동시에 다양한 답변이 나오는 질문을 던졌다. 바로 다른 그룹과의 경쟁이다. 기간으로 따지면 에이프릴키스는 현재 걸 그룹 중에 가장 막내다. 그러나 보통 가요계가 상하반기로 나누기 때문에, 쇼콜라나 블레이디 등이 이들과 함께 하반기 데뷔 걸 그룹에 속한다. 연도로 따지면 올 1월 데뷔한 달샤벳 이후 등장한 에이핑크, 라니아, 브레이브 걸스 등 그 숫자는 갑자기 확대된다. 에이프릴키스가 가진 최대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저희는 친근하게 팬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또 원래 인지도 있는 걸 그룹을 보면 인기 많은 멤버가 한정되어 있는 같은데, 저희는 각자 팬 층이 달라요. 즉 멤버들이 각각 가지고 있는 매력이 다른 것이 또다른 강점이죠. 그러다보니 다른 걸 그룹들은 귀엽고 사랑스러운 느낌이 많지만, 저희는 여자 팬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어요. 다양하고 독특한 느낌으로요.”(시호, 해즌, 쥴리)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 사진=박효상 기자 islandcity@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