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영화] 봉준호 감독이 3D 영화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봉준호 감독은 10일 오후 부산 우동 영화의 전당 비프힐에서 열린 영화 ‘괴물 3D’ 기자회견에서 “점점 3D영화가 많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3D에 대한 불안 내지 공포감을 갖고있다”고 밝혔다.
그는 “영화 ‘아바타’를 극장에서 2번 봤다. 한번은 4D로 봤는데 얼굴에 물을 뿜고 의자 밑에서 플라스틱이 나와 발목을 치더라. 불현듯 들었던 생각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그런 것 까지 허락을 했을까라는 것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연출자의 입장에서 이게 무엇인가라는 생각을 했다. 연출의 영역이 넓어지는 것인지, 아니면 스토리나 주제, 캐릭터 같은 영화의 본질에 접근하는 것을 방해하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됐다. 하지만 답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봉 감독은 “나는 영화 내 카메라의 위치, 프레임의 사이즈 등에 의미를 부여하는, 고전적인 방식으로 영화를 찍고 싶어 하는 사람이다. 상당히 전통적인 것을 좋아한다. 때문에 이런 혁신적인 3D로의 변화에 낯설고 두려운 것도 사실이다”면서 “과연 3D가 연출자에게 축복이 될지 해가 될지 반신반의하며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흑백TV에서 컬러TV로,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넘어올 때도 혼란은 있었다. 지금은 그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흑백에서 컬러로 넘어올 때 혼란이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컬러이듯 내가 너무 겁을 먹고 있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한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2006년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은 15억 원을 들여 3D로 컨버팅 돼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괴물’은 한강에 나타난 괴물과의 한 가족의 사투를 그린다. 당시 100억 원대의 제작비가 투자됐으며 13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모으며 큰 인기를 얻었다.
부산=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