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의 747 공약은 완벽한 ‘헛다리’”

“MB의 747 공약은 완벽한 ‘헛다리’”

기사승인 2011-12-12 20:29:01
[쿠키 경제] 지난해 12월 ‘5% 성장, 3% 물가’라는 장밋빛 경제전망을 제시한 정부가 올해에는 자세를 확 낮췄다. 낙관일변도로 전망하기에는 그만큼 국내 경제사정이 좋지 않다는 점을 당국이 인정한 셈이다. 정부의 747(연평균 7% 고성장, 소득 4만달러 달성, 선진 7개국 진입) 공약은 완벽한 헛구호로 판명났다.

기획재정부가 12일 밝힌 내년도 경제전망을 보면 정부의 경기 판단은 ‘준(準)경제위기’에 가깝다. 애초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5%에서 무려 0.8% 포인트나 과감하게 내린 3.7%로 예상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정부가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3.8% 전망)보다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내년 경기침체의 가장 큰 원인은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세계성장 둔화다. 수출 활성화가 국내 고용 및 투자를 촉진하는 구조인 우리나라로서는 올해를 시작으로 내년에 유럽위기의 직접적인 영향권안에 놓이게 될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 수출, 고용, 투자 등 경제 주요 요소들은 대부분 빨간 불이 켜졌다.

한국경제의 견인차 역을 맡았던 수출 증가율은 올해 19.2%에서 내년 7.4%로 급감할 전망이다. 2010년(28.3%)과 비교하면 무려 4분의 1토막이 나게 된다. 기업 설비투자는 2010년 25.0%에서 올해 4.3%에서 내년 3.3%로 증가율이 수직 하락하고 있다. 내수회복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취업자 증감수도 올해 40만명선에서 내년 28만명으로 30%나 감소할 전망이다.

정부는 내년에 대외불확실성이 짙어지는 만큼 사실상 성장보다는 경제안정 구축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최상목 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내년 하반기에는 어느 정도 줄어든다는 전제하에서 국내에서 내수부분을 중심으로 해서 경제활력을 제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수출은 외부 변수에 달렸지만 내수는 정책 의지로 어느 정도 관리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를 위해 상반기에 재정의 60% 안팎을 조기집행해 내수의 온기를 살리기로 했다.

한편 올해(3.8%)에 이어 2년 연속 3%대 저성장이 예고되면서 정부가 내놓았던 장밋빛 공약들은 조롱거리가 됐다. 정부는 지난해 대부분의 경제예측기관이 무리라고 보았음에도 2011년 전망을 ‘5%성장, 3% 물가’로 제시해 당국의 신뢰도를 스스로 땅에 떨어뜨렸다.

최상목 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내년에 낙관적이지 않은 경제전망을 발표한데 대해 “그동안 민간과 정부간 전망에 갭이 좀 있었는데 이번엔 갭이 줄어들었다는 걸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경제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정부가 눈높이를 시장과 국민들께 맞추고 다가서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결국 지난해 이맘때 재정부가 제시한 ‘2011년 5% 성장, 3% 물가’ 공약은 ‘국민 눈높이’가 아닌 ‘정권 눈높이’였음을 자인한 것이다. 올해 성장률 및 물가상승률 예상치는 각각 3.8%, 4.0%에 그쳤다.

정권초 제시된 ‘747’ 공약도 휴짓조각이 됐다. 정부전망대로라면 현 정부 5년간 성장률은 3.3%다. 이는 현 정부가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비난한 ‘국민의 정부’(5년 평균 성장률 5.0%), ‘참여정부’(4.3%)때보다 크게 떨어진 실적이다. 역대 정권별 성장률로 봐도 1970년대 이후 최저수준이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정부는 허황된 전망을 제시했을뿐더러 전망을 지킬 의지도 없었다”며 “이로 인해 정부 경제정책의 신뢰도가 결정적으로 추락했다는 점에서 관료들의 깊은 반성이 있어야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고세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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