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영화] 한국영화의 사회적 힘을 유감없이 보여준 ‘도가니’(제작 삼거리픽쳐스, 감독 황동혁)가 언론사 영화 담당 기자들이 뽑은 올해의 영화로 선정됐다. ‘써니’의 강형철 감독, ‘완득이’의 김윤석과 ‘만추’의 탕웨이도 최고의 감독과 배우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영화기자협회(회장 김호일. 영기협)는 31일 오후 7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제3회 올해의 영화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도가니’는 종합지, 경제지, 방송사, 스포츠지, 뉴미디어, 전문지 등
41개사, 84명의 기자가 뽑은 최우수 작품상을 차지했다.
작가 공지영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된 ‘도가니’는 자칫 역사 속에 묻힐 뻔 했던 광주 인화학교의 장애 아동 성추행 사건을 이슈로 부각시켜 ‘사회 파수꾼’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작품을 제작한 삼거리픽쳐스 엄용훈 대표가 상을 받았다.
<감독상>은 복고풍 바람을 몰고온 ‘써니’의 강형철 감독에게 돌아갔다. 일명 ‘7공주파’로 불리는 여고 단짝친구들의 추억담을 통해 1980년대를 회상한 강 감독은 걸쭉한 입담과 우정을 버무려 누구도 예측 못한 740만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남우주연상>은 ‘완득이’에서 인간적이면서도 개념 있는 선생님을 실감나게 연기하며 흥행을 이끈 김윤석이 거머쥐었고, <여우주연상>은 현빈과 함께 슬픈 정서의 농밀한 호흡을 보여 준 중국의 탕웨이가 국경을 넘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조연상>은 치열한 접전을 벌인 끝에 ‘마이웨이’의 김인권에게 돌아갔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세계대전의 소용돌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여러 국적의 군복을 입어야 했던 한 사내의 애환을 사실감 있게 연기했다는 평을 받았다.
<신인상>은 지난해 각종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휩쓴 ‘파수꾼’의 이제훈이 이번에도 압도적 표차로 영광을 차지했다.
2011년 관객들에게 ‘발견의 기쁨’을 선사한 감독이나 배우에게 주어지는 <발견상>은 ‘완득이’에서 명배우 김윤석에게 밀리지 않고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한 완득이 역의 유아인이 뽑혔다.
<영화인상>은 미국과 일본의 전유물처럼 인식됐던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한국 장편애니메이션의 가능성과 우수성을 과시한 ‘마당을 나온 암탉’의 제작자인 명필름 심재명 대표가 선정됐다.
<홍보인상>은 흥행이 예상되지 않았던 ‘완득이’를 2011년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3위작으로 일궈낸 퍼스트룩의 이윤정 대표에게 돌아갔다. 김윤석, 유아인에 이어 이 대표를 포함해‘완득이’는 3개 부문을 휩쓸었다.
영화계 인사 5인으로 구성된 외부 심사위원회가 선정한 <영화기자상>은 한국일보의 라제기 기자의 몫이 됐다. 라 기자는 사회적, 인문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영화라는 콘텐츠를 해석, 잠재적인 영화 관람객에게 영화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기사를 꾸준히 제공해 왔다는 평을 받았다.
이날 올해의 영화상 10개 부문 수상자들에게는 홍대 미대 출신의 정해덕 작가가 제작한 일명 <코프라(KOFRA) 트로피>와 함께 유로통상이 후원한 몽블랑 만년필이 부상으로 전달됐다.
또한 현대자동차그룹, LG그룹, 삼성전자, kt, 흥국생명, 하이트진로, 유로통상 등이 행사를 후원했다.
한편 지난 2009년 출범한 한국영화기자협회가 주최하는 올해의 영화상은 한국영화계의 한 해 성과를 평가하고 어려운 환경에서도 고군분투하고 있는 영화인들을 응원하기 위해 마련된 상으로 영기협은 일체의 외압을 차단하고, 엄격하고 철저한 심사를 통해 수상자를 선정했다.
특히 영기협은 국내의 일부 영화상들의 선정 과정에서 잇따른 잡음이 일고 있음을 감안, 올해의 영화상에 이른바 ‘교황 선출 방식’을 적용해 대외적으로는 보안을 유지하면서도 회원들의 후보 추천과 투표 등 전 과정을 협회 홈페이지에 모두 공개함으로써 가장 공정하고, 가장 투명하게 심사를 진행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홍종선 기자 dunasta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