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군 출신 새누리당 예비후보, 욱일승천기 홍보 물의

여군 출신 새누리당 예비후보, 욱일승천기 홍보 물의

기사승인 2012-02-28 10:41:00

[쿠키 정치] 오는 4월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누리당으로 출마를 노리는 60대 여성 예비후보가 선거홍보용 명함에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승천기’ 문양을 새겨 넣어 물의를 빚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육군여군학교 학교장 출신으로 보국훈장 삼일장까지 받았다는 사람이 어떻게 일제 군국주의의 심볼을 버젓이 쓰느냐”는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28일 트위터와 인터넷 유명 커뮤니티마다에는 경기도에서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나선 A씨(60)의 명함을 찍은 사진이 논란을 일으켰다.

사진에는 ‘새 시대 마중물’이라는 표어로 국회의원 예비후보로 출마한 A씨의 모습이 박혀 있다. 문제는 명함 한 켠에 욱일승천기 문양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는 점.

일장기 주위에 붉은 햇살이 퍼져나가는 모양을 표현한 욱일승천기는 일본군이 태평양전쟁 당시 사용하며 일제를 대표하는 상징물이 됐고, 일제 패망 이후 사용이 금지됐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제 피해 국가에서는 욱일승천기를 금기시하고 있다.

대표 경력을 ‘육군보병대령’과 ‘논산훈련소 연대장’으로 적은 A씨의 학력은 서울 무학여고-한국외대 영어과-충남대 경영학과 석박사로 적혀 있다.

경력도 화려하다. 명함을 보면 A씨는 육군여군학교 학교장과 육군훈련소 제25교육연대장, 국방부 여군발전단장, 새누리당 중앙위원회 국방안보분과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보국훈장 삼일장과 대통령·국무총리·대한적십자총재 표창도 받은 것으로 돼있다.

네티즌들은 욱일승천기가 새겨진 명함에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트위터와 각종 커뮤니티에는 “민간인 출신 후보라면 실수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육군 여군 대령 출신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욱일승천기를 선거 홍보물에 사용할 수 있느냐”거나 “집권당 예비후보라는 사람이 이렇게 역사의식이 없다니 황당하고 불쾌하다”는 내용의 비난 여론이 쉴 새 없이 오르고 있다.

A씨 선거사무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젊은 사람이 명함 디자인을 맡았는데, 축포가 터지는 의미로 디자인을 하려다 이런 실수를 한 것 같다”며 “A후보는 총들고 33년간 나라를 지키며 헌신한 분이고, 일제 시대에는 선조들의 재산을 일제에 몰수당해 반일감정이 강하다”라고 해명했다. 또 “공천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가장 (공천이) 유력한 A후보가 이렇게 되니 어떤 음해세력이 있는 게 아닌가하는 의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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