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39) 서울 감독은 4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구FC와의 프로축구 K리그 1라운드에서 데얀을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배치했다. 데얀은 그러나 전반 22분까지 슛을 때리지 않는 등 느슨한 경기력으로 일관했고 최 감독은 결국 데얀을 빼고 공격수 김현성(23)을 투입했다.
경기 초반부터 전술이 꼬인 서울은 전반 13분 대구의 수비수 강용(33)에게 선제골을 내줬으나 후반 18분 미드필더 마우리시오 몰리나(32·콜롬비아)의 동점골로 진땀나는 1대 1 무승부를 거뒀다.
데얀은 시즌 개막을 앞둔 겨울 이적시장에서 중국 프로축구 광저우R&F로부터 이적 제안을 받았다. 당시 광저우는 거액의 이적료를 제시했으나 서울은 데얀을 붙잡았다. 데얀은 현재보다 두 배 이상의 연봉을 광저우로부터 제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부진한 경기력도 서울과 광저우의 협상 결렬에 따른 항의 표시로 보인다. 데얀은 경기를 마친 뒤 취재진 앞에서 ‘태업 논란’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최 감독은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최 감곡은 기자회견에서 “데얀 때문에 경기 중 어려운 상황이 있었다. 구단과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것 같다”면서 “데얀은 약속을 어겼다. 내가 보여준 신뢰를 망각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프로축구 팬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는 데얀의 행동을 ‘관중 모독’으로 규정하고 질타하는 의견과 자본 논리로 움직이는 외국인 선수의 입장에서 억울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한 네티즌은 “프로라면 경기에 출전한 이상 열심히 뛰어야 할 의무가 있지만 자본에 의해 힘을 얻을 수밖에 없는 외국인 선수의 입장에서 힘이 빠지는 건 당연하다”는 의견으로 눈길을 끌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 트위터@kco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