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일본에서 추돌사고를 낼 뻔한 중학생의 자전거를 추격하며 보복 운전한 40대 남성 회사원이 열도를 충격에 빠뜨렸다. 도로 위 분쟁에서 침착하게 대처한다고 자부한 일본인들은 “수치스럽다”며 문제의 운전자를 비난했다.
24일 일본 뉴스채널 NNN에 따르면 한 40대 남성 회사원은 최근 일본 효고현 히메지시의 한적한 시골 도로를 운전하다 추돌사고 위기 순간을 담은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www.youtube.com)’에 공개했다. 영상에는 남성의 승용차가 도로를 질주하다 좌회전하는 순간 맞은 편에서 자전거를 타고 같은 골목으로 들어가던 중학생을 칠 뻔한 장면이 포착됐다.
남성은 속도를 줄여 사고 위기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학생이 아무 일 없다는 듯 유유히 지나가자 화난 듯 뒤를 쫓아 차창을 열더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위험하잖아!”라고 고함을 지르고 지나갔다. 이때까지는 경고 수준의 항의로, 보통의 도로 위 해프닝과 다르지 않았다.
문제는 이후부터였다. 남성은 분을 삭이지 못한 듯 차를 다시 세우고 내려 한 차례 더 고함을 질렀다. 이어 학생을 추격하기 위해 좁은 시골길에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난폭 운전으로 다른 주민들까지 위협받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지만 남성은 아랑곳하지 않고 폭주했다. 남성은 학생을 발견하자 추월한 뒤 길을 막고 차를 세웠다. 영상에는 이후 상황이 기록되지 않았다.
중학생을 상대로 화병에 걸린 듯 난폭하게 행동하고 문제의 영상을 유튜브에 당당하게 공개한 남성의 비상식적 행동에 일본 여론은 십자포화를 가했다. 현지 네티즌들은 “도로 위 분쟁에서 침착하게 대응하는 정서가 사라진 것 같아 수치스럽다”거나 “자신의 과실이 없어도 상대가 학생이면 몸 상태를 살피는 게 우선”이라며 문제의 남성을 힐난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화병’을 거론하며 문제의 남성이 한국인이나 중국인이 아니냐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남성은 동영상을 접한 한 현지 네티즌의 신고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중학생 측에서 문제 삼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이번 사건은 경고 수준으로 끝났으나 남성은 이날 대대적인 언론 보도로 망신을 당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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