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딱 한번의 출연 그리고 폭발적인 관심’. 지난해 오디션과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갑자기 늘어나면서 많은 이들이 이 같은 상황을 경험했다. 그러나 정말 잠깐의 관심일 뿐이고, 특히 노래를 부르는 프로그램의 경우에는 가창력이 떨어질 경우 그저 그런 관심에서 끝을 맺곤 했다.
지난해 추석특집 파일럿 프로그램 MBC ‘가수와 연습생’에 출연해 히트 작곡가 용감한 형제와 조영수 그리고 소울국모 BMK에게 극찬을 받은 시몬은 달랐다. 당시 장혜진의 수제자로 출연해 같이 호흡을 맞춰 준우승을 차지한 시몬은 실력 자체로 계속 대중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후 코러스계의 대모 김현아의 추천으로 오디션을 봤고, 장혜진, 먼데이키즈가 소속되어 있는 캔 엔터테인먼트에 3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둥지를 틀었다. 그리고 가요계에 내놓은 곡 ‘비망록’은 시몬의 실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가수와 연습생’ 이후의 달려온 결과다.
“방송 후에 사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받은 것은 아닌 것 같아요. 방송을 많이들 안 보셨나 봐요.(웃음) 그러나 제가 노래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던 주변 분들의 반응은 달랐어요. 그 프로그램으로 인해서 가족 뿐 아니라, 친척들까지도 반응이 왔으니까요. 사실 친척들이 모두 클래식을 하고 있어서, 대중가요에 반감이 있었는데, 방송을 보고나서 노래를 잘한다고 연락이 오더라고요. 진짜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요. 물론 만약에 노래를 못했으면 엄청 욕을 먹었겠죠.(웃음)”
실상 시몬의 가족과 친척들의 음악사(?)를 들어보면, 시몬은 대중가요 담당 기자가 아니라, 클래식 담당 기자와 인터뷰를 해야 하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스스로 “집안에서 별종이죠”라고 말하는 것을 지나가는 말로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였다.
“집안에 클래식하시는 분들이 많으세요. 아버지가 목사시고, 집안은 정통 보수 집안이죠.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음악 하시다 만나셔서, 할아버지는 필그림 합창단을 만드셨지만 이후에 돌아가시고 할머니가 그 뒤로 합창단을 이끌어오셨죠. 재작년까지 지휘를 하셨거든요. 또 큰아버지가 바이올린 전공에 지휘까지 하시고, 그 아들도 바이올린에 지휘를 하세요. 큰 고모가 피아노 전공하셨고, 작은 합창단 지휘까지 하시고 있고, 슬하 자식 5명 모두 음악을 하고 있죠. 작은 고모도 합창단을 계속 하시고, 친척 언니들도 성악 전공이고요. 제가 노래하고 싶다고 하면 성악이나 CCM 가수 되라고 하는 것이 집안 분위기니까요.”
시몬이 거론한 필그림 합창단은 故 이동훈 지휘자가 설립한 합창단으로 수많은 성가 및 합창곡의 레코들르 제작하기도 했다. 1974년 이동훈 지휘자가 불의의 사고로 사망 후 미망인 김병숙 지휘자가 맡아 이끌었으며 그의 아들과 딸이 각각 지휘자로 연주회를 가졌다. 필그림 합창단은 종교음악을 주축으로 우리나라 합창운동에 큰 기여를 했다. 이런 집안 분위기가 대대로 이어져온 상황에서 시몬이 대중음악을 한다는 것 자체가 ‘도전’이었고, 이런 ‘도전’에 힘을 그나마 실어준 것이 ‘가수와 연습생’이었던 셈이다.
“실제로 CCM 가수에 대해 고민도 많이 했어요. 노래를 하고 싶은데, 성악을 하기는 싫었기 때문이죠. 그러나 제가 진심으로 원하는 것은 대중음악이었어요. 속에서 뭔가 꿈틀되는 것이 있더라고요. 제가 대학을 실용음악과를 가고 가수 생활을 하면서, 부모님이 완전히 돌아서신 것은 아닌데, 그래도 그 파일럿 프로그램에서 제가 노래하는 모습을 본 뒤로는 ‘애가 노래를 잘하는구나’라고 조금은 마음이 열리셨어요. 이제는 진짜 아버지의 인정을 받도록 해야죠.”
집 안에서는 아버지에게 인정을 받는 것이 목표지만, 밖으로는 인정받는 싱어송라이터가 꿈이다. 이를 위해 현재 시몬은 작사, 작곡 공부도 병행하면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완성된 곡들도 있다.
“아직은 뵌 적이 없지만, 윤종신 선배가 제 정신적인 지주세요. 음악도 잘하고, 작사, 작곡도 능하시잖아요.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노래를 만들어 들려주고 싶어요. 하지만 갑자기 확 뜨고 싶다는 생각은 없어요. 진짜 어렵게 선택한 길이고 제가 걸어갈 길이니까, 길게 보고 천천히 가려고요.”
사진=캔 엔터테인먼트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 트위터 @neocross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