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 “우리 세금 가지고 우리 뒤 캐면…” 사찰 우려 표명

김제동 “우리 세금 가지고 우리 뒤 캐면…” 사찰 우려 표명

기사승인 2012-04-04 11:47:00

[쿠키 연예] 방송인 김제동이 사찰 당시의 상황과 심경을 직접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김제동과 3일 서래마을 자택에서 만나 1시간여에 걸친 인터뷰를 가졌다”며 “(김제동이) 미국에서 열리는 토크 콘서트를 위해 출국을 앞두고 있어 자신이 없는 사이 의혹과 논란만 키우느니 솔직하게 털어놓고 가자는 의미에서 인터뷰에 전격적으로 응하게 됐다”고 전했다.

김제동은 인터뷰를 통해 지금까지 이 같은 내용을 밝히지 않은 것에 대해 “쪼잔하고 찌질하다고 생각했다”며 “지금 얘기하면서도 쪼잔하고 미안함이 있는데,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이런 얘기를 할 수조차 없는 분들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제동은 “‘고문당한다, 끌려간다’ 그랬으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 가지 않았을 것”이라며 “적어도 잡아가지는 않았으니 협박이나 탄압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김제동은 국저원 직원과 만난 당시의 상황을 상세히 전했다. 김제동에 따르면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1주년 추모식을 전후해 국정원 직원들이 그의 지인을 통해 ‘가볍게 술이나 한 잔 하자’고 청해왔고, 김제동도 흔쾌히 응했다.

그러나 두 번째 만남부터 회유가 이뤄졌다. 김제동은 “‘추도식에 가냐’고 해 간다고 했더니 ‘명계남, 문성근 같은 사람들이 가면 좋지 않냐’, ‘제동 씨는 이제 그만해도 되지 않냐, VIP께서 걱정을 하신다’고 하더라”며 “(나도) 술이 너무 취해서 ‘제 걱정하지 말라고 말씀드려라, 전 잘 사니까 다른 걱정하시고 저에 대한 걱정은 접어라’ 그랬다”고 설명했다.

사찰 문건에서 자신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 “자꾸 움츠러든다”며 “사찰 탓이라고 얘기할 순 없지만, 사실 제일 무서운 건 암묵적으로 느끼는 불안이다. ‘나는 좌파인가, 우파인가’, ‘나는 빨갱이인가’, ‘당신들이 말하는 좌파 연예인의 기준이 뭔가?’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게 하는) 그 자체가 심각한 검열”이라며 불안감을 표했다.

이날 김제동은 “(인터뷰를 하면) 나는 역으로 보호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제 나를 더 어떻게 하겠나, 나는 쓱 잡아가면 난리 난다”며 “하지만 가장 심각한 부분은 그런 힘조차 없는 사람들한테 국정원 직원이 찾아가 ‘그런 일 하지 마십쇼’하면 폭력이라는 것이다. 국민의 세금을 가지고 했을 것 아니냐, 우리의 세금을 가지고 우리의 뒤를 캐면...”이라며 민간인 사찰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이날 김제동과의 인터뷰를 4일 중 유튜브 내 노조 채널인 ‘파업채널 M’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 트위터 @neocross96
유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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