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애시드 재즈밴드 크리스탈레인이 4년 간의 공백을 깨고 지난 2월 28일 정규 2집 앨범 ‘로맨틱 블루’(Romantic Blue)를 발매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07년 1집 ‘이터널 러브’(Eternal Love)로 데뷔한 이후 따로 또 같이 생활을 하던 이들이, 다시 같이 무대에 오른 셈이다.
크리시(본명 김수정, 보컬), 전해일(키보드), 김상헌(드럼), 홍세존(베이스), 이수진(기타)로 이뤄진 이 밴드는 홍대에 위치한 유명 재즈클럽인 에반스에서 각자 공연을 펼치다가 7년 전에 결성됐다. 시크하면서도 행복 가득한 1집 앨범은 대중적인 사랑을 받았고, 크리스탈레인의 이름을 사람들에게 알렸다. 그러나 이후 이들의 간간히 무대에 오르긴 했지만, 2집에 대한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그 기간이 무려 4년 4개월이다. 팬들이 목이 말라도 엄청 말랐을 시기에 툭 2집을 던진 셈이다. (이날 인터뷰에는 홍세존, 이수진이 빠진 가운데 진행됐다. 사진 왼쪽부터 전해일, 크리스, 김상헌)
“좋게 말하면 자기 발전의 시간을 가졌고, 또 욕심이 많다보니까 이런저런 많은 일들을 각자 한 것 같아요. 또 기타(이수진)이 미국으로 유학을 가기도 했고요. 아무래도 음악 욕심 때문에 계속 길어진 셈이죠. 강의하고 대학원 다닌 멤버들도 있고요. 전 드라마 음악도 하고, 편곡도 하고 있었죠. 크리스는 싱글 앨범 내고 강의도 나가고 다른 사람 가사도 써주기도 했고요.”(전해일)
멤버 중 기타를 담당한 이수진은 2010년에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 때문에 사람들은 이번 앨범에 이수진이 참여하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멤버들과 이수진은 서로 곡을 메일로 주고받으며 의견을 나누었고, 이수진은 2주간 국내에 들어와 세 곡 녹음에 참여했다. 대신 나머지 곡들은 객원 멤버 김태환, 박주원, 홍성윤 등이 참여해 풍부한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이런 사정으로 1년 전 시작한 녹음은 지난 겨울 집중적으로 작업해 2집 앨범을 선보이게 된 것이다.
“세존 오빠는 레이블을 만들었고, 다들 공연하고 강의하고, 또 상헌 오빠도 다른 팀에서 활동을 같이 하고 있으니까 작업할 시간이 없었죠. 처음에는 각자 자기 일을 잠깐 하고 다시 뭉치자고 했는데, 이렇게 길어 질 지 몰랐어요. 곡 작업을 딱히 언제부터 시작했다라기보다는 1집 나오고 하나하나씩 만들다가 1년 동안 녹음을 한 거죠 특히 겨울에 한 3개월 정도 집중적으로 녹음에 모두가 참여했어요.”(크리스)
흥미로운 것은 4년 만의 앨범이지만, 그 격차가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매끄럽게 1집과 2집의 느낌이 연결되어 있다. 마치 1집을 만들고 얼마 안되어 바로 2집을 내는 느낌이랄까. 이는 김수정과 전해일이 사실상 곡 작업을 맡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지만, 그만큼 이들의 내공이 단단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루니아전기 게임음악 타이틀과 CM송 그리고 많은 스튜디오와 공연 코러스에 참여한 크리스, 팀의 곡 작업을 맡고 있고 수만호은 아카데미 출강, 뮤지컬 곡 작업은 물론 최근에는 ‘슈퍼스타K’ 시즌 1과 시즌2에 편곡자로도 참여했던 전해일, 세종문화회관 주최 드럼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차지하고 파워풀한 드럼 사운드를 자랑하는 김상헌, 그리고 에반스 클럽을 운영하며 현재 다양한 대학에 출강 및 겸임교수를 하고 있는 홍세존까지. 크리스탈레인이 빛나는 이유는 이들에게서 찾게 된다. 그 실력 그대로이니 4년의 시간은 그저 ‘시간’일 뿐이었다.
“사실 저희가 4년이라는 시간이 느껴지지 않게 하는 것이 이번 앨범의 목표이기도 했죠. 혹 저희를 잊으실까봐 그랬죠.(웃음) 2집 작업을 할 때, 우선 1집보다 더 나은 음악을 선보여야 하는 고민을 물론 가졌죠. 기술적으로도 그렇고 연주적으로 그렇고 분명 더 나아졌고 세련된 느낌을 줬죠. 하지만, 저희가 가지고 있는 스타일은 1집이나 2집에서 모두 통일시키려 노력을 많이 했어요. 물론 달라진 느낌도 있긴 하죠. 이번에는 어쿠스틱 기타를 집어넣었어요. 2집 때는 일렉 사운드를 접한 시기라면, 2집은 그것을 좀더 발전시키되, 너무 차갑지 않게 만드려 했죠.”
이번 앨범의 타이틀 곡은 ‘슈퍼스타’(Super Star)다. 각자의 인생에서 슈퍼스타는 바로 본인이라는 주제를 담은 빠른 비트의 경쾌한 곡. 수록곡 중 가장 일렉트로닉한 사운드를 낸다. 타이틀곡에 유독 눈길이 갔던 이유는 다른 곡들의 경우에는 사랑 이야기로 약간은 달달한 느낌을 선사한 반면, 타이틀곡은 이런 곡 가운데 툭 튀어나온 느낌을 줬기 때문이다.
“저희가 오랜 공백기간을 가졌잖아요. 진짜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저희를 알리려는 의미에서 썼어요. 물론 달달한 느낌의 곡을 타이틀로 하려는 고민도 많이 했죠. 그런데 너무 달달하면 1집 색깔과 안 맞잖아요. 또 저희가 제법 나이가 있는데, 너무 달달한 음악을 내놓으면 너무 가벼운 느낌이 들지 않을까라는 고민도 했고요. 그래도 음악적으로 부끄럽지 않은 곡들을 하려 했고, 그 선택의 결과가 ‘슈퍼스타’죠. 그리고 달달한 느낌의 곡들은 기존에 많이 나와 있잖아요.(웃음)”
이들은 지난 25일 방송된 EBS 스페이스 ‘공감’을 통해 본격적인 방송활동을 함은 물론 오는 5월 26일부터 난지 한강공원에서 열리는 그린플러그드 무대에 오른다. 또 6월 경에는 단독 콘서트도 개최할 예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 사진=박효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