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툭툭 치던 지하철 7호선 성추행범의 손” 중년 여성, 휴대전화 사진 고발

“여성 툭툭 치던 지하철 7호선 성추행범의 손” 중년 여성, 휴대전화 사진 고발

기사승인 2012-05-21 15:07:01

[쿠키 사회] 40대 여성이 지하철에서 자신과 다른 여성의 몸을 의도적으로 툭툭 치며 성추행을 일삼던 중년 남성을 쫓아가 사진으로 찍어 인터넷에 고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여성은 그러나 막상 성추행을 당해보니 경찰의 도움을 받기 어려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자신을 40대 주부라고 밝힌 네티즌 A씨는 20일 밤 한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상습 성추행범 손을 보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날 오후 지하철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호소했다.

글에 따르면 오후 4시쯤 한가한 시간대에 지하철 7호선 남성역에서 승차한 A씨는 고속터미널 역에서 3호선으로 갈아타기 위해 내방역에서 일어섰다. 출입구 쪽에 서있던 A씨는 누군가 자신의 엉덩이를 툭 치는 느낌을 받았다.

A씨는 “40대 후반쯤 돼 보이고 머리가 듬성듬성하며 깔끔하게 차려입은 아저씨(B씨)가 내 뒤에 서있었다”며 “B씨는 (내 엉덩이를 친 뒤) 출입구에 서있던 다른 여성(C씨) 뒤로 가더니 (고속터미널 역에서) 내리는 순간 오른손으로 C씨의 엉덩이를 또 다시 툭 하고 쳤다”고 설명했다.

A씨는 B씨의 행동이 의도적이라고 확신하고 B씨의 뒤를 쫓기 시작했다. A씨는 “에스컬레이터도 한가했는데 B씨는 C씨 뒤만 바짝 따라갔다”며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었으며 (성추행을 하는 수법이) 거의 프로 수준”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A씨는 C씨의 뒤를 따라가는 B씨의 모습을 휴대전화 사진으로 찍어 고발글과 함께 인터넷에 올렸다.

인터넷에 오른 3장의 사진에는 말끔한 정장 차림의 B씨가 에스컬레이터를 타는 젊은 C씨의 뒤를 따라가는 모습이 담겨 있다. 사진에는 B씨의 뒷모습만 찍혀 있을 뿐 B씨가 여성들의 몸을 더듬는 장면 등은 담겨 있지 않다.

A씨는 B씨를 신고하기로 마음먹었지만 경찰 등의 도움을 얻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A씨는 “성추행범이 무서운 나이도 아니니, 사진을 찍어 경찰을 찾았다”면서도 “경찰을 찾기 어려웠다. 경찰을 찾아 버스터미널 안까지 들어갔지만 경찰은 앞으로 성추행범의 얼굴을 찍어오라고 했다. 다산콜센터에도 신고했지만 경찰에게 바로 전화하라고만 안내했다”고 전했다. 즉 현장에서 성추행범을 잡은 것도 아니고 얼굴 사진도 없다며 별다른 도움을 받지 못한 것이다.

A씨는 “전철을 자주 타는 대학생 딸을 둔 나는 세상이 언제 좋아지나 싶다”며 “남자들이 일부러 만지는지 아닌지 여자들은 다 알지만 수치심 때문에 말을 못한다. 하지만 여자들도 성추행 등을 참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넷에서는 “저 아저씨도 자녀가 있을 텐데, 저런 행동을 하고도 자식이나 가족에게 당당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거나 “그래도 무서웠을텐데, 뒤를 따라가 사진까지 찍다니 대단하다”는 식의 호응 댓글이 이어졌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무턱대고 성추행으로 오해하고 사진부터 찍어 올리는 것은 아닌지 주의해야 한다”거나 “이제 지하철에서 손을 아예 하늘로 쳐들고 다녀야겠군”이라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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