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콘서트다”…김범수, ‘콘서트 끝판왕’ 등극

“이것이 콘서트다”…김범수, ‘콘서트 끝판왕’ 등극

기사승인 2012-05-28 16:36:01

[쿠키 연예] 2시간 30분동안 진행된 김범수의 콘서트 ‘겟올라잇 쇼케스트라’를 본 이후 머릿속에 맴돈 말은 “이렇게 보여줄 내용 다 보여주고 나면 다음 공연에는 도대체 뭘 어떻게 보여주려고 하는 걸까. 보여줄 것이 남은 것이 있기나 한 것일까”였다. 가창력, 퍼포먼스, 열정, 장르 파괴 그리고 귀여움. 그동안 다소 진지하기만 했던 김범수를 뛰어넘어 ‘끝판’을 보여줬다. 이에 대해 공연 후 대기실에서 만난 김범수의 말은 “더 잘해야겠죠”라는 심심하면서도 믿음이 가는 답변이었다.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김범수의 콘서트는 시작부터 3000여 관객들을 압도했다. 40인조 더블유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16인조 판타스틱 밴드와 겟올라잇 밴드의 웅장한 사운드 속에 등장한 김범수는 자신의 히트곡 ‘보고싶다’를 열창했다. ‘시작부터 이래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김범수는 열창했다. 기쁨과 긴장이 동시에 엿보였다.

김범수 역시 “오랜만에 무대에서 떨었다. 1만번도 더 부른 ‘보고싶다’를 부르는데 떨렸다. 아마도 장소가 주는 중압감 때문인 것 같다”며 “드디어 김범수가 세종문화회관에 입성했다”고 감격해 했다.

데뷔 13년 만에 ‘꿈의 무대’인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하게 된 김범수는 대놓고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것을 다 해보겠다. 오늘 나의 콘셉트는 노래방에서 마이크 놓지 않은 사람”이라고 공언했다. 실제로 김범수는 대개 콘서트 현장에서 의상 교체나 숨을 고르기 위한 영상을 아예 빼버렸다. 거대한 무대에 거대한 오케스트라와 밴드를 뒤에 배치한 후, 김범수는 사라지지 않고 무대위에 줄곧 서서 2시간 30분을 끌고 나갔다.

노래 장르의 레퍼토리 역시 다양했다. 자신의 히트곡인 ‘보고 싶다’ ‘나타나’ ‘약속’ ‘끝사랑’ ‘제발’ ‘록스타’ 등을 선보이기도 했지만, “명품은 원래 누구나 가질 수 없기 때문에 명품이지만, 노래는 많은 사람들이 부르는 노래가 명품”이라며 선배인 이은미의 ‘애인있어요’, 나훈아의 ‘사랑’, 최호섭의 ‘세월이 가면’ 박정운의 ‘오늘같은 밤이면’ 등을 열창하기도 했다.

김범수는 가요에만 국한하지 않았다. 그는 “제가 모든 장르에서 섭외가 들어오고 부르는데 유독 한 곳에서만 연락이 없어서 여기서 그 한을 풀려 한다. 바로 뮤지컬”이라며 뮤지컬 ‘캣츠’ ‘노트르담 드 파리’ ‘오페라의 유령’ ‘지킬앤하이드’의 주요 넘버를 선보였다.

특히 뮤지컬 넘버를 부를 때 장난끼 어린 모습을 보여 관객들의 커다란 호응을 얻었다. ‘오페라의 유령’를 부를 때는 같은 소속사 가수 선우를 무대 위로 불러 듀엣곡을 부르며, 세그웨이를 타고 노래 분위기와 달리 망토를 휘날리며 귀엽게 이동해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었다. 또 ‘노트르담드 파리’의 넘버를 부를 때는, 여성 관객을 무대 위로 올려 침대에 눕힌 후 열창해 또한번 웃음을 줬다.

선배들의 곡, 자신의 곡 그리고 꼭 해보고 싶다던 뮤지컬 넘버를 부른 김범수는 이번에는 여자 후배들의 곡을 ‘깜찍하게’ 소화해냈다. 소녀시대-태티서의 ‘트윙클’은 16인조 빅밴드 버전으로 재탄생됐고, 아이유의 ‘좋은날’은 김범수의 깜찍한 율동과 함께 무대를 장악(?)했다.

김범수는 “얼굴이 없는 것도 아닌데, 얼굴 없는 가수로 12년을 살았고, 지난해 얼굴을 찾았다”며 “지난해 체조경기장에서 콘서트를 하는데, 너무나 많은 분들이 꽉 채워주셔서 ‘이게 내 콘서트가 맞나’라는 생각까지 했다. 오늘도 콘서트를 하면서 좋은 꿈을 꾸게 됐다”며 관객들에게 감사해 했다.

세종문화회관에서 대형 오케스트라와 빅밴드 그리고 다양한 레퍼토리를 통해 관객들을 감동에 젖게 하고, 웃게하고 춤추게 했지만, 무엇보다도 김범수가 이후에도 더 멋진 무대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된 것은 그 가운데 변치 않는, 변치 않을 것 같은 그의 목소리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사진=폴라리스 엔터테인먼트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 트위터 @ncorsoss96
유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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