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운 KTX 사진, 변기서 검은 물이 콸콸콸” 여성 승객 구석구석 촬영 인터넷 고발

“더러운 KTX 사진, 변기서 검은 물이 콸콸콸” 여성 승객 구석구석 촬영 인터넷 고발

기사승인 2012-05-30 16:00:01

[쿠키 사회] “변기가 지저분해서 도저히 내 딸을 앉힐 수가 없었습니다. 바닥과 의자에는 먼지와 찌든 때로 가득했고요. KTX, 자가용 기름값보다 비싼데 너무 더러워 탈 수가 없네요.”

한 여성이 KTX의 객실 안이 불결해 이용에 큰 불편을 겪었다며 더러운 내부 곳곳을 찍은 사진을 인터넷에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네티즌들은 “비싼 요금을 내고 더러운 열차를 이용하느니 차라리 자가용을 끌고 다니는 게 낫겠다”며 혀를 차고 있다.

지난 28일 딸과 함께 광주발 용산행 KTX 특실을 이용했다는 A씨는 29일 오전 한 포털사이트에 ‘더러운 KTX 열차’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KTX의 불결한 내부를 고발했다.

A씨는 열차 내 바닥과 의자, 테이블, 화장실 등 내부 곳곳이 모두 찌든 때와 먼지 등으로 가득했다고 지적했다. A씨가 올린 글과 사진을 보면 바닥에 깔려 있는 카펫은 얼룩이 져 시커멓게 변색됐고 카펫 구석구석 먼지가 뭉쳐 있다. 또 좌석 앞에 물건을 내려놓을 수 있도록 마련된 테이블에는 틈새마다 때가 끼어 있다.

A씨는 “더러운 때가 얼마나 오래됐는지, 테이블이 원래 자리로 미끄러지듯 가지 않고 (각종 오물 때문에) 움직이지 않고 고정이 돼 힘으로 꽉꽉 눌러야 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좌석도 불결했다. A씨가 올린 사진을 보면 좌석 위에는 과자 부스러기 등이 하얗게 내려 앉아있고, 등받이와 의자 경계선에는 먼지 등이 끼어 있다.

화장실의 변기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A씨는 “변기커버 보관함이 부서졌는지 커버를 뽑으니 찢어진 채 나왔다”며 “더러운 변기에 내 딸을 그대로 앉힐 수 없어 커버조각을 퍼즐 맞추듯 맞춘 뒤 딸을 앉혔다”고 설명했다. 변기 물도 더러웠다. 볼일을 보고 물을 내리자 정체를 알 수 없는 검은 액체가 쏟아져 내렸고 역한 냄새가 풍겼다.

A씨는 “(KTX의 내부가 너무 더러워) 소아천식을 앓는 딸이 기차에 타는 순간부터 기침을 했고 연신 가래를 뱉어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특실 비용이면 자가용 기름값 보다 더 비싸다. 저렇게 더러우면 어떻게 탑니까? 저 따위 좌석에 앉으려고 열차를 탄 제가 바보같이 느껴질 정도다. 개인 경제와 건강을 생각해서 차라리 자가용을 타고 다니는 게 좋을 것”이라며 “KTX는 요금 인상을 검토하기 전에 안전과 위생, 요금에 걸맞은 편안함을 갖추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글은 인터넷에 오른 지 하루만에 16만여건의 조회수와 500여개의 댓글을 기록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글을 읽은 네티즌들은 “KTX 에어컨 송풍기에 보면 먼지가 실타래처럼 앉아 있던데, 요금이 엄청 비싼데 청소는 왜 안하는지 모르겠다”고 호응하거나 “KTX가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은 점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승객들이 지저분하게 쓰는 게 문제다. 우리 모두 반성해야 한다”는 식의 댓글을 달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KTX측은 “통상 종착역인 용산역과 목포역에서 열차가 설 때마다 내부를 청소하는데 묵은 때와 먼지가 많이 보였다니 청결유지에 다소 소홀한 점이 있었던 것 같다”며 “곧바로 청소 업체에 연락해 이 같은 지적이 나오지 않도록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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