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이제 갓 20살이 된 대한민국 여자 솔로가수로서 단독 콘서트를 개최할 경우, 이 같이 성공적으로 구성할 수 있는 가수가 몇이나 있을까”
3일 오후 5시 서울 회기동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개최된 아이유 단독콘서트이자 전국 투어의 첫 공연인 ‘리얼 판타지’는 여러 면에서 높은 완성도를 자랑했다.
아이유의 뛰어난 가창력과 동화적인 무대 구성, 그리고 대형 오케스트라와 밴드들의 웅장한 연주까지. 비록 연주의 울림과 아이유의 노래 음향이 다소 싸우는 듯해, 음악이 울린 느낌은 있어도, 이는 공연 전체적으로 큰 흠집은 되지 못했다.
‘잔혹동화’ ‘너랑 나’ ‘복숭아’ ‘잔소리’ ‘하루 끝’ ‘마시멜로우’ 등의 히트곡 퍼레이드는 우렁찬 남성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고, 블랙아이드피스의 곡 ‘붐, 붐, 붐’, 비의 ‘레이니즘’, 현아와 장현승의 ‘트러블 메이커’ 등의 노래를 믹싱해 아이유가 현란한 춤을 추는 모습은 팬들을 열광케 했다.
아이유는 첫 단독 콘서트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을 쥐락펴락했다. 재치 있는 입담과 다양한 표정으로 관객들에게 누나, 여동생, 딸 같은 느낌을 한꺼번에 선사했다. 분명 아이유는 무대 위에 한명인데, 관객들이 받아들이는 감정을 서로 달랐다.
이는 아이유의 배려에서도 묻어났다. 남성 팬이 많음을 고려해, 여성 팬들을 배려한 멘트를 자주 했고, 자신이 눈을 맞추기 어려운 2층과 3층 관객들을 신경 썼다. 젊은 팬들이 많기에, 나이 많은 관객들의 시선을 맞추려 다소 오래된 노래도 들려주는데 노력했다. 더 나아가 자신의 공연을 보러오지 않은 팬들까지 세세하게 신경 쓰며, 전화통화까지 연결하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가수가 흔히 콘서트를 개최할 때 공연장을 압도한다는 표현이 종종 이용되지만, 아이유는 압도가 아닌 편안한 감성으로 공연장을 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존에 나오는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과거-현재의 아이유가 아니라, 더 성장이 가능한 미래의 아이유가 이번 콘서트를 통해 보였다는 점이다. 게스트로 2AM, 이승기가 무대에 오르긴 했지만, 2시간 30분 동안 20살 갓 된 여성 솔로가수가 혼자서 이끌고 갈 수 있을까라는 걱정을 깔끔하게 해소시키며, 큰 보폭의 발걸음을 내딛은 셈이다.
서울 시작으롷 KS 6개 도시 투어를 끝내고, 다시 무대에 오를 때 아이유는 얼마나 더 성장해 있을지 사뭇 궁금해진다.
사진=로엔 엔터테인먼트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 트위터 @neocross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