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해군 2함대사령부는 제2연평해전시 드러난 허점을 철저히 보강했다. 우선 서해 북방한계선(NLL)지역에서 경계근무를 서는 고속정을 기존 2척에서 3척으로 확대개편했다. 혹시 발생할지 모를 교전에 대비해 후속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이다.
함정의 무장도 강화했다. 당시 북한함정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았던 함교 좌우현에 방탄판을 설치했다. 함교는 정장이 지휘하는 곳이다. 당시 함교는 개방형이어서 북한 저격수의 사격에 고스란히 노출됐고 정장 고(故) 윤영하 소령(당시 대위)은 개전초 집중공격을 받아 전사했다. 40㎜함포와 20㎜벌컨포만 장착됐던 고속정에 마하 2.6속도로 최대 5~6㎞거리의 목표물을 격파할 수 있는 대공유도탄 미스트랄도 탑재했다.
교전규칙도 5단계에서 3단계로 축소됐다. 불필요한 확전을 막기 위해 적용했던 ‘시위기동’과 ‘차단기동’단계를 생략하고 원거리에서도 타격할 수 있도록 ‘경고방송븑경고사격븑격파사격’의 단계로 간소화시켰다. 해상기동전술과 해상사격술도 강화했다. 북한 함정과 해안지역에 설치된 해안포 등이 공격하기 힘든 각도로 이동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2009년 6월부터는 최첨단 기능의 유도탄 고속함(PKG·570t)을 실전배치했다. ‘윤영하함’을 비롯해 제2 연평해전 전사자 6명의 이름으로 명명된 신형 함정은 NLL지역을 사수하고 있다.
지난주 NLL경계임무를 수행한 뒤 정비를 위해 2함대에 정박중인 참수리 367정 정장 권동혁(30)대위는 “제2연평해전 10주년이 다가와 지난주 경계임무는 더 긴장됐었다”고 전했다. 권 대위는 당시 해군사관학교 1학년이었다. 그는 “6월29일은 첫 휴가였다”며 “첫 학기를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서해에서 남북함정간 교전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었고 앞으로 내가 갈 곳이 바로 그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2010년 11월 이곳에 부임한 권 대위는 오전 4시30분이면 기상해 참수리 367정을 지휘하며 NLL수호와 어민지원을 위해 서해로 나간다. 한달에 2∼3주는 연평도 인근에 있는 고속정을 위한 바지선을 오가며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권 대위는 “참수리에 승선하는 대원들은 출동하기 앞서 사령부내 안보공원에 있는 제2연평해전 전적비 앞에서 결의를 다진다”며 “다시는 제2연평해전과 같은 기습적인 도발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며 적이 NLL을 단 1cm도 침범하지 못하도록 철통같이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평택=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