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람(본명 전우람), 유진(본명 정유진), 진(본명 곽수진)으로 구성된 3인조 걸 그룹 디유닛(D-UNIT)은 출발부터 독특하다. 우선 데뷔앨범 ‘웰컴 투 비즈니스’(Welcome To Business)부터 눈에 띈다. 타이틀곡 ‘아임 미싱 유’((I''''m Missin'''' You)를 포함해 무려 9곡을 담은 정규앨범이다.
이제 갓 데뷔하는 신인 입장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가요계에서는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다. 게다가 데뷔 앨범에 람은 직접 작사, 작곡한 곡 크러쉬(Crush) 등 총 4곡에 참여하기까지 했다.
“앨범에는 비록 9곡 밖에 담기지 않았지만 이보다 더 많은 곡들을 녹음했고 그 안에서 추리고 추렸어요. 저희도 그렇지만, 대표님 입장에서는 정규앨범이 더 성의 있다고 생각하신 것 같아요. 그러나 정규앨범이든, 디지털싱글 앨범이든 완성도가 높으면 된다고 생각해요. 물론 정규앨범인 저희 앨범에 더 자부심이 있지만요.”
또다른 면은 이들의 구성이다. 팀명에 ‘유닛’이라는 말이 괜히 들어가 있는 것이 아니다. 이들은 세 명의 멤버로 출발했지만, 아직 완전한 하나의 걸 그룹이 아니다. 팀명 그대로 유닛이다. 이는 향후 그룹으로 발전할 수도 있고, 팀별 특성에 따라 또다른 유닛이 탄생할 수도 있다. 멤버끼리 경쟁을 해야 한다.
“팀이 어떻게 구성될지는 모르죠. 팀의 색깔에 따라 저희가 고정이 될 수도 있고, 새로운 멤버가 들어올 수도 있고요. 또 만일 멤버 개인의 색깔이 뚜렷하다면, 솔로로 나갈 수도 있고요. 정해진 것은 없어요. 그렇다고 저희끼리 어떤 치열하게 ‘나만 살아남자’라고 하면서 경쟁하는 것은 아니에요. 서로가 다 잘됐으면 좋겠고, 팀을 새롭게 구성하거나 고정하는 것도 다 개인을 위해서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팀의 색다른 구성은 이들에게 관심 있는 이들에게는 확연하게 다가가지만, 실상 무대에서 이들이 보여줄 수는 없는 법. 무대에서 이들이 대중들에게 어필하는 과정에서 타 그룹과 차별화되는 점을 묻자 “웃지 않는 표정”이라는 엉뚱한 대답이 돌아왔다. 그러나 이 역시도 사실 역효과를 낸다고 한다.
“저희가 카리스마 있고 멋있게 보이려고 해도 귀여워 보인다고 해요. 막내가 팀에서 165cm로 가장 큰데, 저희에게 동화되어 작게 보여요. 안그래도 저희가 안무 때문에 힐을 안 신어서 더 작게 느껴지죠. 방송국에 가서 보니 다른 걸 그룹 키들이 어마어마하더라고요. 저희는 작고 세게 보이니까, 주위에서 신기하게 보시는 분들도 많아요.(웃음) 저희 인사법 ‘디 유닛 키워주세요’라고 하면서 발뒤꿈치를 드는데, 그 모습이 굉장히 흐뭇하시게 쳐다보시더라고요.”
실상 디유닛이 갑자기 주목을 받은 것은 음악이 아닌 ‘티아라 사태’ 때문이다. 람의 언니 전보람이 속해있는 티아라가 사회적 이슈가 되면, 때아닌 관심이 디유닛에게도 쏠렸기 때문이다.
실상 연예인 가족을 둔 람은 언니보다도 더 일찍 가수의 꿈을 꾸었다. 고교 때 이미 밴드를 결성해 홍대 등에서 공연도 했고, 직접 곡을 써서 기획사에 데모를 돌렸다. 이번 앨범에 자작곡을 넣을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경험이 바탕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람의 가수 데뷔는 순탄치 않았다. 작은 회사에서 연습생 생활도 했고 집에서 홀로 있었던 적도 있었다. 그래서 람은 디유닛이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활동에 임하고 있다.
호주에서 온 멤버 유진은 YG연습생 출신이다. 고등학교 1학년 때 호주로 유학을 갔지만 가수를 하고 싶은 마음에 오디션도 많이 보러 다녔다. YG에서 데뷔를 앞두고 있었지만, 결국 또 미뤄져 가수를 관두려 했다. 지금 소속사 대표의 권유로 디유닛에 합류 했다. 막내 진은 두 언니에 비해서는 수월한 편이다. 보컬 트레이너가 꿈이었던 진은 YG의 지은에게 개인 레슨을 받았던 인연으로 팀에 합류했다.
이들의 팀 구성을 찬찬히 보면 YG 출신인 팀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들을 제작한 이가 YG에 있었던 YMGA의 DM과 쿠시가 제작했고, 이들의 타이틀곡 역시 쿠시의 작곡했음을 안다면 디유닛과 YG는 떼어놓기 힘듦을 알게 된다. 물론 이 때문에 오해도 많이 샀다. ‘짝퉁 2NE1’이라든가, 2NE1의 아류라는 말도 들었다. 물론 이는 이들의 무대를 보기 전까지의 시선이다.
“아직까지도 그렇게 보는 시선이 없지는 않아요. 아무래도 저희 프로듀서나 제작에 관여한 분들이 YG 분들이었으니 그 색깔을 완벽하게 벗어나지는 못하는 것이 사실인 것 같아요. 그러나 저희가 추구하는 바가 완전히 달라요. 무대로 이야기하자면 2NE1 선배님들은 퍼포먼스를 추구하며, 뮤지컬처럼 하시잖아요. 하지만 저희는 이미지만 닮았을 뿐, 막상 무대에 서면 안무적으로 보이그룹 못지않게 격렬한 댄스를 선보이거든요. 그 부분에서는 분명 다르죠. 이런 모습을 어필하면서 차차 저희 색깔을 만들어 가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 사진=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