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인터뷰] “어떤 작품이나 그렇듯 끝난 후에는 후유증이 있는데, 산뜻하고 예쁜 드라마를 해서 그런지 끝나고 후유증도 없네요.”
기분 좋은 에너지가 느껴졌다. 작품을 끝낸 후의 아쉬움과 후련함 등이 공존하는 기존과는 다른, 마치 소풍을 다녀온 듯 약간의 피로감과 상쾌함이 묻어났다.
SBS 주말드라마 ‘신사의 품격’을 통해 다시 한 번 로맨틱 코미디의 진수를 선보인 김하늘은 “코믹하면서도 그 안에 성숙하고 따뜻한 모습도 보여준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하늘은 ‘신사의 품격’에서 밝고 명랑하지만 단호한 성격을 가진 고등학교 윤리교사 서이수 역을 연기했다. 도진(장동건)과의 러브라인을 그리며 색다른 연애도 했다.
“실제 내 모습과 이수가 비슷한 면이 많았어요. 특히 리액션이 좀 비슷해요. 다른 사람과 얘기할 때의 모습들을 어쩌면 그렇게 작가님이 잘 캐치하신 건 아닐까 생각이 들 만큼이요. 단, 저는 상황 안에서 상대방과 부딪혔을 때 사람들 앞에서 잘 안 울려고 하는데 이수는 쏟아내죠. 감성에 솔직하고 순수하지만 저는 자존심 때문에 못할 것 같아요.”
선생님 역은 이번이 세 번째였다. 그는 “내가 선생님 역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라며 “극중 아마추어 야구 심판도 했는데, 야구에 대한 부분도 함께 배워가며 재밌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신사의 품격’은 유쾌하고도 쿨했다.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궜던 ‘신사의 품격’은 장동건-김하늘, 김수로-윤세아, 김민종-윤진이, 이종혁-김정난 등 네 커플 모두 행복해지는 해피엔딩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 3개월 동안 시청자들을 웃고 울렸던 ‘신사의 품격’은 사랑과 이별, 성공과 좌절을 경험하며 불혹(不惑)을 넘긴 꽃중년 남자 4명이 그려내는 로맨틱 코미디. 방송 전부터 ‘신사의 품격’은 대한민국 안방극장의 ‘미다스 손’인 ‘시청률 보증수표’ 김은숙 작가와 신우철 PD가 다시 한 번 신화를 창조할 작품으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젊은 20대들의 사랑에 가려져 다뤄지지 않았던 40대들의 인생과 사랑, 일과 성공을 그렸다는 것이 가장 큰 인기 요인인 것 같아요. 각기 다른 캐릭터들이 다 빛난 것도 컸고요. 나도 40대를 향해 가고 있지만 너무 공감이 가는 부분들이 많았죠. 또한 판타지도 강해서 40대보다 어린 젊은 층도 좋아했던 것 같고요.”
특히 프롤로그를 도입해 주인공 4명에 관한 짧은 에피소드로 시작, 본 이야기와는 또 다른 재미와 웃음을 제공했다. 그런가 하면 작품마다 유행어를 탄생시키는 김은숙 작가는 쫀득쫀득하고 톡톡 튀는 필력으로 ‘걸로체’를 완성시켜 눈길을 끌었다.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완성한 ‘신사의 품격’에 대한 반응은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지지로 이어지며 주말 10시 시간대 시청률 1위라는 놀라운 기록을 남겼다.
무엇보다 ‘신사의 품격’을 가장 빛나게 만든 것은 12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복귀한 장동건과 흥행보증수표 ‘로코퀸’ 김하늘의 호흡이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 흥행 보증수표로 인정받았던 김하늘은 웃음을 안겨준 만취 연기부터 사랑에 아파하는 눈물연기까지 자연스럽게 연기해내며 명실공히 ‘로코퀸’임을 입증했다.
“로코 연기야말로 진짜 어렵다고 생각해요. 어떤 기준점이 없기 때문이에요. 오바하는 데 있어서 어디까지 해야하는지 물어보고 싶거든요. 로코는 감정의 폭이 위로 높기 때문에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감독님한테도 많이 잡아달라고 얘기했었고, 스스로도 괜찮을지 많이 고민했었어요. 그러다 답이 나오지 않을 때는 ‘대본에 충실하자’ 마음을 다잡았죠.”
함께 호흡을 맞춘 장동건과는 느낌이 달랐다. 장근석과 영화 ‘너는펫’에서 호흡을 맞춘 이후라 그 차이가 더 크게 느껴졌다. 그는 “그동안 연하나 제 또래와 연기하거나 많아야 2살 연상이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이번에는 되게 좋았다”라며 “열정적인 느낌이 다르다. 너무 편안하고 좋았다. 상대 배우들이 특별하게 액션을 해서가 아니라 그냥 편안하게 해주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극중에서는 도진과 연결되지만, 개인적으로는 도진보다 태산이에요.(웃음) 도진은 ‘밀당’에 능하지만, 사랑할 때 단순한 게 전 좋거든요. 사랑하면서 계산하지 않고 감정에 솔직한 것이 저의 철학이랍니다.”
‘로코퀸’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그이지만 또 다른 도약을 준비 중이다. 차기작은 영화가 될 가능성이 크다.
“차기작은 로코가 절대 되지 않을 것 같아요.(웃음) ‘로코퀸’이라는 타이틀은 기쁜 일이고 감사하지만, 새로운 캐릭터를 선보이고 싶은 것은 배우로서 당연한 욕심이니까요. 조금 강한 캐릭터도 하고 싶고, 정말 현실적인 캐릭터도 연기해보고 싶어요.”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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