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경기도 일산에 김시숙(35·가명) 씨는 최근 회사를 그만 뒀다. 세 살배기 아들이 다니는 유아원에서 아이가 산만해서 도저히 맡아 줄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후 아이가 걱정돼 검사를 해보니 좌뇌 기능만 비정상적으로 발달한 ‘뇌 불균형’ 진단을 받았다. 뇌 불균형의 원인을 찾던 중 아이에게 스마트폰으로 교육용 어플리케이션을 하루 1~2시간씩 하게 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많은 가정에서는 스마트기기의 어플을 아이들 교육에 활용하고 있다. 요즘은 식당과 같은 대중시설에서는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쥐어 준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을 정도다. 스마트폰이 교육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부모님들이 많지만 과연 아이들의 교육용 어플 사용이 도움이 되는 걸까?
◇스마트폰 어플은 좌뇌만 자극해 ADHD 유발할 수도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주고 어플을 사용하게 하는 것은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사람의 뇌는 발달과정에서 좌뇌와 우뇌가 동시에 발달하지 않는다. 먼저 우뇌가 개발이 되고 자연스럽게 이어서 좌뇌가 개발돼 말을 하게 된다.
하지만 뇌는 특이성이 있어 외부적인 원인에 의해 자신이 좋아하는 쪽의 뇌만 발달하게 돼 해당하는 분야의 일은 뛰어나게 되지만 발달이 저하된 쪽은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성장기의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게 되면 우뇌가 개발돼야 할 시기에 좌뇌가 발달하게 된다.
뇌균형 운동치료센터 ‘밸런스브레인’ 변기원 대표원장은 스마트폰 어플의 사용에 대해 “주변 환경보다 지나치게 밝으면서 작은 화면에 눈을 고정시키면 ‘시각인지 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손가락 터치를 통한 ‘반복자극’도 문제가 된다”며 “일방적이고 반복적인 자극은 어린 나이에 좌뇌만 발달시킨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해 상황 전체를 보는 기능인 우뇌의 기능을 떨어뜨리게 되고, 자율신경계의 조절 능력을 떨어지게 해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불안, 초조, 불면, 주의력결핍 등을 일으킬 수 있으며 발달이 늦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특히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ADHD는 우뇌의 문제 때문에 발생하고 있음이 해외 각국의 논문으로 속속 발표되고 있기도 하다.
최근에는 아이들의 스마트폰 사용률이 높아지면서 ‘유아스마트폰증후군’(Smartphone Syndrome) 이라는 신종 증후군까지 등장했다. 유아스마트폰증후군은 스마트폰의 자극에 자주 노출돼 뇌가 균형 있게 발달하지 못하는 증상으로 심각해지면 인터넷?게임 중독은 물론 ADHD, 틱장애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을 말한다. 특히 유아기 때는 좌?우 뇌균형을 맞춰가는 시점이기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아이의 뇌가 균형있게 발달하려면 만 2세 이하는 절대 스마트폰 주지 말아야 하며 하루 30분 미만으로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 스마트폰 사용량이 많은 아이라면 점차적으로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 아이의 반발심리를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아이가 사용을 할 경우는 부모가 함께 하면서 어플 내용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등 우뇌 발달을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사용하는 어플도 반복적이고 일방적인 자극을 주는 게임이나 동영상 등은 사용을 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이미 뇌 불균형이 심해진 아이는 가정에서 우뇌의 발달에 도움이 되는 중심근육 운동이나 여행을 통해 뇌균형을 잡아주는 것이 좋다.
변기원 원장은 “만 2세 이하는 스마트폰 사용을 완전히 차단해야 하고 만 7세 이하의 아동들도 하루 30분 미만으로 사용을 제한하는 것이 좋다”며 “아이와 함께 등산, 자전거타기, 산책 등 몸을 움직이는 활동을 해야 아이의 균형적인 뇌 발달에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