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맞아?” 고교서 女댄스팀 민망 영상… 강원도교육청 후원 문화행사 선정성 찬반 논란

“한국 맞아?” 고교서 女댄스팀 민망 영상… 강원도교육청 후원 문화행사 선정성 찬반 논란

기사승인 2012-09-12 12:43:01

[쿠키 사회] “대낮에 고등학교에서 이게 뭔 음란한 일입니까? 낯 뜨거워 못 보겠네요. 한국 맞습니까?” - “아이들의 스트레스 해소에 제격입니다. TV 음악프로도 이 정도는 하지요. 음란하다니 지나치네요.”

강원도교육청이 문화적으로 소외 받는 도내 학생들을 위해 후원하는 문화행사가 때 아닌 선정성 논란에 휘말렸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선정적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지만 일선 학교와 행사 주최측은 별 문제 없다는 반응이다.

선정성 논란은 지난 7일 여성 5인조 A 댄스팀이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유튜브에 자신들의 공연 영상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7분22초짜리 영상에는 지난 5일 강원도 S고등학교에서 열린 ‘행복나눔 콘서트 공감’이라는 행사에서 A 댄스팀이 공연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콘서트 공감은 문화적으로 소외된 강원도 지역 학생들에게 문화적 감수성을 키워주고 스트레스를 발산시켜주기 위한 교육문화 행사다. 올해 총 10곳에서 행사가 열리는데 지금까지 8곳에서 치러졌다. 강원도교육청은 이 사업을 위해 이미 행사 B대행사측에 5000만원의 예산을 지급했다.

이날 오후 1시 반부터 시작된 행사의 앞부분에는 전자바이올린과 퓨전국악 등의 공연이 펼쳐졌다. A 댄스팀은 행사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문제는 A 댄스팀의 춤이 일선 남자 고등학교에서 문화행사로 선보이기에는 지나치게 선정적이고 비교육적이라는 데에 있다.

실제 동영상을 보면 댄스팀원들은 모두 핫팬츠에 ‘배꼽티’ 차림을 하고 있다. 이들은 공연 중 손으로 핫팬츠 앞부분을 만지며 민망한 포즈를 취하는가하면 엉덩이를 뒤로 흔들며 부각시키거나 무대에 앉은 채 다리를 하늘로 한껏 치켜들기도 한다.

A 댄스팀의 춤을 보던 남학생들은 괴성을 지르며 흥분하다 여성들의 야한 춤이 이어지자 결국 자리에서 모두 일어나 무대 앞으로 몰려나온다. 학생들은 곳곳에서 여성 댄서들의 춤을 휴대전화로 촬영하거나 다른 친구의 목을 타고 올라가 구경하기도 했다.

이를 지켜본 네티즌들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인터넷에서는 “요즘 아동 성폭력 때문에 교복 착용 음란물만 소지해도 처벌한다던데, 학교 현장에서 대체 뭐하는 거야?”라거나 “우리나라도 이제 ‘성진국’(성적으로 지나치게 개방된 나라)이 됐네요”라는 식의 비난이 쏟아졌다.

인터넷의 부정적인 반응과 달리 해당 학교와 B대행사측은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S고교 고위 관계자는 “요즘 TV 음악프로에서 젊은 가수들이 다 이 정도로 춤춘다. 댄서들이 긴 바지 입고 춤을 출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아이들의 스트레스를 발산시키는 차원에서 흠잡을 데 없는 만족스러운 공연이었다”고 말했다.

B대행사 관계자는 “솔직히 학생들이 클래식 공연만으로 스트레스를 풀 수 없지 않느냐.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K팝 커버 댄스 공연을 보여준 것일 뿐”이라며 “영상만 봐서는 선정적이라고 얘기할 수 있겠지만 당시 현장 분위기가 매우 좋았다. 교사들도 있었는데 절대 교육적으로 나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하는지 감사 이메일까지 받았을 정도”라며 “만약 이 논란이 커져서 커버 댄스팀의 공연을 할 수 없게 된다면 아이들이 매우 실망하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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