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묘지 간 안철수, 방명록에 쓴 한마디

5·18 묘지 간 안철수, 방명록에 쓴 한마디

기사승인 2012-09-14 21:39:00
[쿠키 정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4일 민주화운동의 상징인 ‘국립 5·18 민주묘지’를 전격 방문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 등 야권 대선 주자들은 물론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도 출마 선언을 전후해 다녀갔던 곳이다. 안 원장은 이르면 다음주 출마 여부를 밝힐 예정이어서 사실상 대선 행보를 시작한 것으로 여겨진다.

안 원장은 오전 유민영 대변인 등 일행 5명과 함께 광주 북구 운정동에 있는 묘역을 비공개로 찾았다. 방명록에는 ‘고이 잠드소서’라고 적었다. 5·18 희생자 영혼결혼식의 주인공이자 당시 광주 시민군 대변인이었던 윤상원 열사와 박관현 열사, 언론인 송건호씨 묘에 들러 참배하는 등 1시간 정도 머물렀다. 유 대변인은 “안 원장은 오래전부터 5·18 묘역을 방문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며 “혼자서 조용히 다녀오길 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광주 5·18 묘지는 야권 정치인들에게 ‘정치적 성지’다. 이 때문에 호남을 비롯한 전통적 지지층을 향해 자신이 유력한 야권 대선 주자임을 각인시키려는 계산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날 시민운동계 대부 격인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깜짝 회동이 시민사회계에 지지를 요청하는 제스처로 읽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안 원장의 잇단 행보가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앞두고 자신의 존재감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안 원장이 민주당 후보 선출 며칠 내로 입장을 밝히겠다고 하며 대선 행보가 비교적 뚜렷해지면서 지지율도 오르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12∼13일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안 원장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의 양자구도에서 45.1%의 지지율을 기록해 박 후보(45.4%)를 0.3% 포인트 차로 따라붙었다. 야권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는 안 원장이 38.1%를 얻어 문 상임고문(40.4%)과의 격차를 좁혔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타이밍 정치’에 대한 비판으로 민주당 지지층이 일부 돌아섰다가 최근 안 원장이 다시 대선 행보를 시작하면서 무당파층을 중심으로 지지율이 많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한편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원장과 민주당 후보가 경선이 아닌 담판을 통해 양보하는 것이 제일 아름답고 정말 감동 있는 단일화의 모습이며 승리를 보장하는 길”이라면서 “여론조사 몇 %, 국민참여경선 몇 % 등의 단일화는 최악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
김상기 기자
eo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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