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지 살인 피해자의 친동생입니다. 제발요”… 다음달 선고 앞두고 인터넷에 가해자 엄벌 호소

“낙지 살인 피해자의 친동생입니다. 제발요”… 다음달 선고 앞두고 인터넷에 가해자 엄벌 호소

기사승인 2012-09-28 11:25:01

[쿠키 사회] “낙지 살인사건 (피해 여성의) 친동생 윤OO입니다. 꽃다운 나이에 저희 곁을 떠난 언니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2년 넘게 싸웠지만 (재판 과정이)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끝까지 함께 마음을 모아주세요.”

이른바 ‘낙지 살인사건’ 피해자의 여동생 윤모(21)씨가 27일 오후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그동안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던 사건의 전말을 공개하고 피고인에 대해 엄중한 처벌을 호소하는 글을 올려 파문이 일고 있다.

윤씨는 우선 피고인 김모(31)씨가 자신의 언니(A씨)와 만난 이후 가족들에게 어떤 행동을 했는지부터 소상히 밝혔다. 수차례 언론을 통해 김씨의 실체나 범행과정 등이 보도됐지만 너무 미흡하다는 것이다.

윤씨에 따르면 김씨와 A씨는 2009년 1월 이후 교제를 시작했다. 김씨는 사귄지 3,4개월이 되자 A씨의 사생활을 간섭했다.

윤씨는 “김씨가 언니의 핸드폰 연락처에 자신과 가족들이 아닌 번호는 모조리 삭제하도록 했고, 언니가 가장 친한 친구와 만나는 것까지 막았다”며 “심지어 언니는 가족인 저와 목욕탕에 가는 것까지 허락을 맡아야했을 정도”라고 기억했다.

A씨는 결국 협박과 간섭을 견디다 못해 김씨와 헤어졌다. 윤씨는 그러나 사고 발생 전날인 2010년 4월18일 저녁 A씨로부터 김씨와 함께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

윤씨는 “(언니에게) 왜 다시 만났냐고 물으니 (김씨가) 친구를 만나게 해주는 등 간섭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한다”며 “언니가 술자리로 나오라고 했지만 시간이 늦어 나가지 않았고 대신 4월25일 내 생일에 함께 놀러가자고 약속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그게 마지막이었다”고 전했다.

사고 소식을 접하고 병원으로 달려간 윤씨는 김씨가 자신의 형 B씨와 함께 중환자실 앞에서 오열했으며 중환자실 앞에서 외국에라도 데려가 꼭 고치겠다고 신신당부 했다고 적었다. 윤씨는 “김씨가 우리 아빠에게 언니가 잘못되면 영혼결혼식을 하고 싶다고 얘기했다”며 “아빠와 엄마는 울부짖는 김씨를 오히려 불쌍히 여기고 감싸주었다”고 설명했다.

윤씨는 그러나 A씨 사망 이후 김씨가 자신들을 피하는 등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우선 사고가 난 모텔과 처음 이송된 병원 사이가 85M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는 점이 수상했다. 평소 두 사람이 자주 데이트한 거리라서 병원이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텐데 김씨는 언니가 숨을 못 쉬는 순간 7층에서 프런트까지 내려갔다 오르기를 반복하며 15분을 허비했다는 것이다. 검찰 수사 결과 김씨는 모텔 방에서 A씨를 질식시킨 뒤 카운터에 전화해 “낙지를 먹던 여자친구가 쓰러졌다”고 거짓말했다.

윤씨는 또 언니가 평소 치아 상태가 매우 안 좋아 낙지 등 고기류를 거의 먹지 않는다며 언니가 낙지를 먹다 질식했다는 주장은 거짓이라고 강조했다.

김씨는 A씨 사망 보험금으로 2억원을 받고 윤씨 가족을 멀리했다. 김씨는 2010년 3월 25일 A씨에게 생명보험에 가입하도록 한 뒤 사고 발생 1주일 전 보험금 수취인을 본인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수익자변경신청서를 위조해 보험사에 제출했다. 사고 발생 이틀 뒤에는 자신의 이름으로 통장을 개설해 보험금을 타갔다.

윤씨에 따르면 김씨는 보험금으로 자신의 가족들에게 전셋집을 장만해주거나 차를 바꿨고, 약혼녀의 해외여행 자금까지 대주었다.

윤씨는 “언니와 사귀는 동안 김씨는 또 다른 두 명의 여자와 만나고 있었다”며 “재벌가 출신처럼 이야기했던 김씨는 알고 보니 전과 9범이었고, 보험금을 타간 이후 차량 절도 혐의로 2번이나 입건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고 황당해했다.

검찰은 지난 3일 김씨에 대해 ‘인간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잔혹한 범죄’를 저질렀다며 살인혐의로 사형을 구형했다.

윤씨는 그러나 김씨가 저지른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을 수 있을지 우려했다. 윤씨는 “사건이 알려지면서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시고 검찰도 사형을 구형했지만, 막상 법원에서 정당한 선고가 나올지 불안하다”며 “억울하게 죽은 언니를 위해 2년 이상 싸웠고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다. 반드시 저희 가족에게 이로운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윤씨의 글을 본 네티즌들은 공분하고 있다. 인터넷에는 “초등학생이 봐도 누가 범인이고 누가 살인자인지 알텐데, 부디 살인마가 죗값을 치르게 되길 바란다”거나 “다행히 혐의가 밝혀져 사형이 구형됐지만 아직 법원이 판결을 내리지 않았으니 걱정된다”는 식의 댓글이 쇄도했다.

김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달 10일 오전 열린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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