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SBS 수목드라마 ‘대풍수’는 200억 원의 대작이라는 야심 찬 시작에도 불구하고 한 자릿수 시청률에 머물며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초호화 배우 및 제작진의 포진 그리고 작품 준비 기간 또한 여느 작품의 몇 배를 뛰어 넘었지만, 그러한 기대를 무색케 할 정도다.
‘대풍수’는 국운이 쇠한 고려말 권력의 주변에 있던 도사들이 난세의 영웅인 이성계를 내세워 조선을 건국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팩션 사극. 한낱 변방의 무장이었던 이성계가 조선이라는 새로운 세상을 열기까지 그를 내세워 조선을 건국한 숨겨진 영웅들을 재조명한다.
그러나 지나친 노출 장면으로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르는가 하면, 스토리가 난무하다는 혹평도 잇따르고 있다. 첫 방송에서 6.5%의 시청률로 출발한 ‘대풍수’는 3회에서 10.6%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는가 싶더니 이후 줄곧 한 자릿수를 기록 중이다.
16일 오후 경기도 일산 SBS탄현제작센터에서 열린 ‘대풍수’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주연배우들 역시 이러한 저조한 시청률로 인한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고려 말 최고의 지리 관상학자 지상 역을 맡은 배우 지성은 “아역 분이 끝나고 얼마 전부터 촬영을 시작을 했는데, 아직 내 드라마 같지 않다”라며 “왠지 민폐 끼치는 느낌인데, 나만 잘하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안타까운 부분이 많다”는 지성은 “많은 연기자 분들이 각각의 이야기를 그려 내다보니 보시는 분들 입장에서는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다. 내가 봐도 어떤 이야기인지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라며 “누구보다 시청률이 잘 나오지 않으면 감독님이 속상할 거라고 생각한다. 오랜 기간 준비해오신 감독님께 힘을 주고 싶다”라며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또한 “조금 더 친절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님과 촬영하며 채워 나가야할 것 같다”라며 “문제점은 분명 있지만, 주제가 무엇인지에 대해 깊은 자각을 하고 연기한다면 시청자들이 공감해주시지 않을까 싶다”라고 덧붙였다.
조선을 건국하는 이성계 역을 맡아 열연 중인 배우 지진희 또한 작품에 대한 아쉬움 드러내면서도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지진희는 “(시청률 부진의) 원인과 해결책을 정확히 알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원했던 대로 이뤄지진 않았다”라며 “감독님께서 잘 이끌어주실 거라 믿는다. 더욱 더 열심히 촬영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아역에서 성인으로 바뀌면서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는 기분”이라며 “앞으로는 수월하게 보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각각의 이야기를 따로 따로 보여준 감이 있는데, 조만간 시청자들이 ‘대풍수’에 푹 빠져들 때가 올 것이다. 36부작이지만 잘되면 50부작이 될 수도 있으니 많이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왕후의 사주를 타고 났지만 풍수지리가인 지상을 사랑하게 돼 운명을 거스르는 해인 역을 연기 중인 배우 김소연은 “요즘 부쩍 재미있게 찍고 있다. 아직 전체의 절반도 안 된 시점에서 실망하기 이르다”라며 “앞으로 내 캐릭터를 비롯 인물들이 어떻게 변해 가는지 기대하셔도 좋다. 빠져들 만큼 재밌다. 무궁무진한 이야기 많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 15일, 수목극 1위를 지켜온 KBS 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가 막을 내렸다. 앞으로 ‘대풍수’는 MBC ‘보고싶다’와 KBS 새 수목극 ‘전우치’와 대결을 펼치게 됐다. 배우들의 바람대로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