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영화] 음악으로 만나는 사랑…‘어느날 사랑이 걸어왔다’

[작은 영화] 음악으로 만나는 사랑…‘어느날 사랑이 걸어왔다’

기사승인 2012-11-24 14:16:00

[쿠키 영화] “사랑은 언제나 날 지나쳐갔지만 난 영문조차 알지 못했지. 옅은 희망조차 희미해질 무렵 갑자기 그대가 왔어”(샘과 파이의 듀엣곡 ‘서드니 유 워크 인’ 중에서)

촉망받는 재즈 뮤지션이었던 샘(루퍼트 프렌드)은 아내가 죽은 후 음악마저 포기한 채 그녀와의 추억이 깃든 호텔방에서 지낸다. 언젠가 아내가 돌아올지 모른다는 헛된 기대와 함께.

어느 날 한 여자가 그의 방 화장실로 뛰어들어와 문을 잠그고 나오지 않는다. 12살에 혼수상태에 빠진 후 4년간의 기억이 사라진,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없어 스스로를 파이(원주율)라 부르는 여자다.

아내의 죽음 후 다시는 노래를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 샘은 화장실 문 너머에 있는 파이의 부탁에 어느덧 노래를 흥얼거리고 두 사람 사이의 높았던 벽은 서서히 허물어져 간다.

다소 현실성이 없는 스토리이지만 감성적인 느낌의 영상과 음악이 더해져 한편의 아름다운 동화를 보는 듯하다. 사랑을 잃은 남자와, 기억을 잃은 여자. 각자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들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며 아픔을 치유해가는 모습은 사랑과 학업, 취업, 인간관계 등에 실망하고 좌절한 이 시대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하다.

더 나아가 한번의 도전이 실패했다고 절망하는 것이 아닌, 그것을 발판으로 삼아 딛고 다시 일어서는 ‘용기’가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또 스스로를 화장실이라는 공간 안에 가뒀던 파이가 그 문을 열고 세상 밖으로 나가는 모습을 통해 상처를 이겨내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고 힘든 일이 아니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영화 ‘오만과 편견’에서 고전적인 매력을 선보였던 루퍼트 프렌드가 재즈 뮤지션 샘으로, 영화 ‘해리 포터와 불의 잔’과 드라마 ‘가십걸’에 등장해 눈길을 끈 클레멘스 포시가 파이로 등장한다.

두 사람은 듀엣곡 ‘서드니 유 워크 인’(suddenly you walked in)을 비롯해 재즈, 힙합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이며 관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15세 이상 관람가로 오는 12월 13일에 개봉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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