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칼럼-장미인애] ② 운명처럼 만난 ‘보고싶다’…싱크로율 빛나는 이유

[스타 칼럼-장미인애] ② 운명처럼 만난 ‘보고싶다’…싱크로율 빛나는 이유

기사승인 2012-11-29 13:00:01

<책을 내거나 전문적인 글을 써본 적은 없지만, 읽고 쓰는 것을 좋아한다. 평소 친분이 있던 작가 원태연이 그의 글을 읽고 “이렇게 글을 잘 쓸 줄 몰랐다”며 놀랐다는 일화도 있다. 데뷔 10년차. 한 번도 공개하지 않았던 배우 장미인애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편집자 주.>

나 또한 여느 여배우처럼 반가운 친구들과 수다를 즐기고 커버스토리가 맘에 드는 책을 자주 읽는다. 시간과 날씨를 온몸으로 느끼면서 그날의 하루하루를 경험하고 비워내는 시간을 갖는다.

또 비를 즐기기도 한다. 창문에 퍼부어 내리던 빗줄기가 어느새 주르룩 창문에 기대 흘러내리는 그 시간의 경과를 사랑한다. 이런 이야기에 빠질 수 없는 커피 한잔의 여유도 사랑한다.

특히 아침 햇살 잠이 덜 깬 채 맛보는 커피의 부드러운 향기가 나는 좋다. 내 모든 것을 젖게 만들어 처연함을 느끼게도 해주고 가끔은 내 마음을 대신하는 것 같아서 위로가 되고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움직이고 살아 숨쉬는 것들을 함께 즐기기도 한다.

그런 연장선상에서 생각해 보면 나는 와인 잔과 와인 잔이 부딪히는 크리스털의 맑은 소리를 좋아한다. 와인 잔을 부딪칠 때 ‘쨍’하고 들리는 잔에서 들려오는 그 소리를 끝까지 귀에 대고 듣는다.

또 나는 차의 엔진 소리를 좋아한다. 내 심장이 그 순간 ‘쿵쾅’거리는 비트 있는 음악도 좋아한다. 그래서 언젠가 DJ를 꿈꾸기도 했다. 마음을 울리는 나를 살아 있다고 느끼게 해 주는 소리들.

종합해 보면 나는 솔직하고 진실하고 살아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냥 살아 있는 모든 것이 즐겁고 재밌고 감사하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나보다 나다운 내가 좋다. 하지만 사실 나는 그렇게 쿨하게 그렇게 멋진 성격은 아닌 것 같다. 그저 세상을 살아가다 보니 진실되고 살아 있는 것이 좋은 솔직한 삶을 살다 보니 수도 없이 실수도 하게 되는 것 같다. 세상을 살면서 그 모든 것들이 내가 터득하고 느끼며 지내 온 과정이었던 거다.

실수와 실패란 앞으로 더 큰 일을 할 수 있다는 과정인 만큼 나는 후회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지나 온 날들을 후회 하거나 주저 하는 일은 없는지 당신이 살아 온 날들 중 가장 힘들었던 실패와 실수의 순간들이 지금의 당신을 만든 훌륭한 거름이 되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른 사람이 나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도 내가 내 자신에게 이야기 하는 것도 정답은 없다. 그리고 바로 지금 내가 일어나는 세상의 모든 이야기에는 정답은 없다. 그저 살아가는 것이다. 조금은 모자라고 위태로우면 어떠한가. 그럴수록 인생은 더욱 흥미진진하지 않을까.

당신도 오늘 생각해보자. 자신이 좋아하는 것 그리고 싫어하는 것. 그렇게 나열하다 보면 싫은 생각보다 오히려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한 확고한 생각이 들게 된다. 그리고 어느 새 나는 그런 내 즐거움을 누군가와 나누고 배려하고 있을 것이다.

여담으로, 얼마 전 나에게 일어난 일이었다. 우리집 1층 현관 자동문이 유리창이 비어진 채 앙상하게 남아있었다. 주상복합 1층 현관이 뻥 뚫렸으니 비상도 이런 비상상황이 없다. 사실 어젯밤 편의점에 들렀다가 종종걸음으로 뛰어오던 나는 내 눈앞에 펼쳐진 커다란 자동문이 투명한 운동장처럼 보였다.

자신감 있게 그곳을 들어가려는 찰나 커다란 자동문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옮기는 순간 또다시 머리를 부딪쳤다. 이내 나와 부딪힌 문이 우지직 소리를 냈고, 곧 유리 소나기가 내렸다. 마치 소나기처럼 떨어지는 통 유리 빗물은 다행히 눌러쓴 모자와 가디건 위로 떨어져 나에게 창피함만 안겨준 채 땅으로 떨어져 내렸다.

CCTV를 확인한 후 다친 데는 없는지 묻는 당황한 경비 아저씨에게 나는 내 얼굴을 보이면 안 되겠다는 필사적인 몸부림만 남긴 채 전화번호를 적어드리고 황급히 그 자리를 빠져 나왔다.

그리고 느꼈다. 내가 무모하고 엉뚱하긴 하구나. 하지만 다치지 않았으니 감사하자. 이만하길 천만다행이야. 그리고 나는 대본을 펼쳤다. 운명처럼 만난 ‘보고싶다’의 은주. 그녀의 첫 등장이 지금 이 느낌처럼 시작된다면 싱크로율은 문제없을 것 같다. 바로 그녀의 좌충우돌이 지금의 나와 닮았다.

③부에서 이어집니다.

글=장미인애

정리=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한지윤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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