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저는 후배 가수들을 보러 온 것뿐입니다. 10년간 정말 말로 할 수 없을 만큼 역경을 거쳐 여기까지 왔습니다. 아직도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병역 기피 의혹으로 오랫동안 한국 땅을 밟지 못한 가수 유승준의 10년 만의 인사는 반가움과 긴장의 복잡한 감정을 담고 있었다.
유승준은 30일 오후 홍콩 컨벤션&익스히비션 센터에서 열린 케이블채널 Mnet의 음악 시상식 MAMA(Mnet Asian Music Awards)의 기자회견에 참석해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소회를 밝혔다.
그는 “가수 유승준입니다. 현재 북경에 있고 홍콩에서 만나 뵙게 돼서 반갑습니다”라며 첫 인사를 건넸다.
이어 유승준은 “10년 만에 레드카펫을 밟았는데, 시간이 없어서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메이크업도 못하고 의상도 갈아입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크다”라며 “이번에 성룡 영화에 참여하게 돼서 이 자리에 오게 됐다. 당연히 떨리는 마음도 있고 오랜만에 여러분 앞에 서게 돼 벅차고 기대도 되는 마음을 가지고 왔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가수로 활동하며 정상의 인기를 누렸던 유승준은 2002년 군 입대를 앞두고 돌연 미국 시민권을 획득하면서 병역 기피 의혹으로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뒤 국내 입국이 금지된 바 있다.
이후 2006년 신인 가수 H-유진의 데뷔곡 ‘독불장군’에 랩 피처링을 하고 2007년에는 국내에서 7집 음반을 발매하기도 했지만 국내 활동은 여의치 못했다. 이번 MAMA의 등장은 10년 만의 공식 출연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유승준은 병역 기피 의혹에 대한 질문에 “그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는 답하기 어렵다”라며 “짧은 내 말로 마음을 다 설명하기 힘들 것 같다. 그러나 예전의 그 결정 때문에 26살에서 36살이 되기까지 10년간의 시간을 정말 말로 할 수 없을 만큼 힘든 역경을 거쳐 이 자리에 왔다. 아직도 마음이 많이 아프다”고 답했다.
이어 “오늘 행사에는 솔직히 한국 후배 가수인 슈퍼주니어나 싸이 등을 보러 왔다”라며 “저를 보시자마자 많이 안아주고 환영해줘서 너무 마음이 좋았다. 이런 무대를 통해 K팝이 전 세계에 위상을 떨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응원하러 왔다”고 했다.
유승준은 “한국 컴백에 대한 생각이나 계획은 없다”고 말하면서도 “너무 그립고, 보고 싶고 사랑합니다. 다음에 꼭 한국에서 뵐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라며 아쉬움을 담아 작별 인사를 건넸다.
한편, 유승준은 이날 영화 ‘차이니스 조디악’에 함께 출연한 배우 성룡과 함께 나란히 MAMA 레드카펫에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2008년 성룡이 운영하는 JC그룹 인터내셔널과 전속 계약을 맺고 배우로 활동 중인 유승준은 ‘차이니스 조디악’에 함께 출연한 성룡과 함께 중국 및 해외 홍보 활동을 함께 해왔다. 지난 5월에는 칸 국제영화제에 참석하기 위해 프랑스에 방문하기도 했다.
홍콩=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