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人터뷰] 김정은 “코믹 연기, 아직 다 못 풀었어요”

[쿠키 人터뷰] 김정은 “코믹 연기, 아직 다 못 풀었어요”

기사승인 2012-12-13 11:07:01

[인터뷰] “오랫동안 ‘코믹 연기가 어딨어, 다 같은 연기지’ 했었어요. 그런데 ‘울랄라 부부’를 통해 극 안에서 정말 코믹 연기가 존재하는구나 느꼈어요. 그런데 아직도 못 풀었어요. 더 코믹한 연기를 찾아볼까 봐요.”

배우 김정은은 최근 종영한 KBS 월화드라마 ‘울랄라 부부’에서 남편과 영혼이 바뀐 주부 ‘나여옥’ 역을 맡아 남자들의 생각, 행동 등을 놓치지 않고 디테일하게 표현해 시청자들을 울고 웃겼다.

‘로맨틱 코미디 퀸의 부활’이라는 호평을 이끌어내며 종횡무진 활약한 김정은은 때로는 능청스럽게 때로는 눈물겹게 다양한 캐릭터의 스펙트럼을 소화하며 큰 호평을 받았다. 데뷔 이래 가장 빨리 선택한 작품이었고, 가장 즐거웠던 작품이었다. 드라마 종영 후 인터뷰를 위해 만난 김정은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여전히 만발해 있었다.

“즐거움 속에 촬영했지만, 사실 연기하기에는 복잡 미묘했어요. 아이도 없고 결혼도 안 해 봐서 이해하는 데에 한계가 있더군요. 연기하면서 성장한 기분이 드는 이유는 ‘가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봤다는 것에 있어요. 만약 내가 여옥이었다면 당연히 사랑을 택했겠지만, 소중한 가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가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수 있다는 것도 새삼 깨닫게 됐죠.”

‘울랄라부부’는 이혼서류에 도장 찍은 부부가 법원에서 영혼이 뒤바뀌며 벌어지는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여옥 역의 김정은과 수남 역의 신현준은 서로의 영혼이 체인지 되며 일어나는 갖가지 상황이 펼쳐지며 시청자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즐겁게 하고자 작품을 택했지만 생각지 못한 복병이 따라왔다. 그는 “영혼이 바뀔 때마다 메이크업과 헤어스타일 다 바꿔야 했는데 너무 힘들었다”라고 털어놨다. 남자 연기 또한 훨씬 압축해서 단순하게 표현해야 했고, 리액션이나 연기적으로도 오바하면 안됐다. 김정은은“오랫동안 ‘코믹 연기가 어딨어, 다 같은 연기지’ 했었는데 이번 ‘울랄라 부부’를 촬영하며 극 안에서 코미디가 정말 존재 하는구나 깨달았다”고 했다.

“사실 ‘울랄라 부부’는 밝아서 선택했었어요. 로맨틱 코미디일지라도 갈등이 있어야 풀어나가는 부분이 있으니까 약간은 슬프거나 하는 부분은 분명 있어요. 우리 드라마도 사실 처음에는 재밌었지만 하다보니 이렇게 슬퍼질지 몰랐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드라마는 밝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하고 싶어요. 슬픈 장면에서도 코미디의 정서를 유지했다고 생각해요.”

영혼이 체인지 된다는 설정은 온전히 남자의 모습을 그려내야 하는, 몇 배의 노력과 수고가 따랐다. 그는 “남자와 여자는 정말 다르다. 빅토리아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고 공감하려고 노력했지만 너무 어려웠다”라며 “남자라는 동물은 되게 여자에 비해 되게 단순하구나 하는 수밖에 없었다. 미묘하고 복잡하게 다가가서는 큰일 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불륜을 미화시킨다는 눈총을 받기도 했다.

“다시 한 번 깨달은 것은, 한국 정서상 용서를 못 하는 것이 존재한다는 거예요. 어쩌면 쿨하지 못하죠. 아쉬운 것은 훨씬 다양하고 디테일하게 들어갔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거죠. 여러 가지를 건드릴 수 있었는데, 만만한 얘기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드라마가 도덕책도 아니고 그렇다고 어떠한 것을 강요하는 것도 아니지만, 전 블랙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준 게 아닐까 싶어요.”

처음에는 작품을 위해 주위 사람들에게 ‘불륜’에 대해 묻기도 했다. 그는 “깜짝 놀랐다. 모두들 ‘자기 친구 이야기’라고 하는데, 정말 남자들이 바람피우는 방법을 디테일하게 말씀해주시는데 충격이었다”라며 “나중에 결혼 후가 왠지 걱정된다”고 했다.

이번 드라마가 어려웠던 점은 여러 캐릭터의 연기를 해야 하는 수고스러움이었다. 여옥과 수남을 오가며 하루에도 여러 번 메이크업을 그렸다 지우기를 반복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마치 쇼 프로그램의 꽁트같았다. 하지만 신현준의 연기를 통해 본인의 버릇과 특유의 표정을 알게 된 재미도 있었다. 그는 “신현준 씨 연기보고 내가 특유의 표정이 있는 걸 처음 알았다”라며 “입을 모으고 얘기한다든가, 발음 정확하게 하는 습관이 있다는 것을 나는 몰랐다”고 말하며 웃었다.

작품 중에 ‘울랄라 부부’처럼 빨리 선택한 경우는 없었다. 무조건 ‘밝은 작품’을 하자고 생각했고, 물망에 올랐던 작품 중 ‘울랄라 부부’가 가장 밝은 작품이었기 때문에 선택할 수 있었다. 그러한 배경에는 전작에 대한 부담이 크게 작용했다.

“드라마 ‘한반도’ 이후 너무 우울했고, 아직도 손목에 수갑 상처가 남아 있을 만큼 힘들었었죠. 앞으로 어두운 것은 안 하려고요.(웃음). 다음에는 더 밝은 작품을 할까 봐요. 웃으며 촬영한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새삼 느껴요.”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두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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