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드라마] ‘해품달’로 깜짝…‘넝굴당’으로 훈훈…‘착한남자’로 눈물

[2012 드라마] ‘해품달’로 깜짝…‘넝굴당’으로 훈훈…‘착한남자’로 눈물

기사승인 2012-12-15 14:59:01

[쿠키 연예] 2012년 안방극장은 가슴시린 멜로와 현실 비판적인 작품으로 진하고도 무거운 여운을 남겼다. 시공간을 초월한 사랑, 타임슬립(Time-slip) 드라마가 잇따라 선보여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온 가족이 함께 봐도 즐거운, 가장 완벽한 주말드라마의 전형을 그려내며 큰 사랑을 받은 KBS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하 ‘넝굴당’)과 판타지 멜로 사극 MBC ‘해를 품은 달’(이하 ‘해품달’)은 시청률 40%를 돌파하며 올 한해 가장 뚜렷하게 이름을 남겼다.


또한 시청률과는 별개로 ‘체감 인기’가 뜨거운 작품도 유독 많았다. MBC ‘골든 타임’은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절대적인 호평을 얻어냈고 KBS ‘적도의 남자’는 수목극 꼴찌로 시작했지만 꾸준히 상승세를 타며 1위로의 역전극을 펼쳐냈다.

SBS ‘추적자’는 화려함은 없지만 탄탄한 내러티브와 배우들의 명연기로 ‘명품 드라마’의 역사를 이어갔고, 또한 40대 꽃중년들의 이야기인 SBS ‘신사의 품격’은 색다른 즐거움을 안겼다.

그러나 과거 명성을 무색케 하는 비운의 작품도 많았다. 한류스타 장근석과 소녀시대 윤아가 주연을 맡고 ‘가을동화’ ‘겨울연가’로 호흡을 맞춘 윤석호 PD와 오수연 작가가 9년 만에 재회한 KBS ‘사랑비’는 기획 단계부터 큰 화제를 모았지만 시청률 5%에 그치며 막을 내렸다.

◇ 가슴시린 로맨스로 안방극장은 물들고

2012년 안방극장은 판타지 멜로 사극 ‘해품달’의 가슴시린 로맨스로 시작해 정통 멜로 ‘착한 남자’의 쓰디쓴 로맨스로 막 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 한해는 ‘김수현으로 시작해 송중기로 끝났다’는 말이 있을 만큼 두 배우는 각각 상반기와 하반기의 안방극장을 빛낸 핫스타였다.

새해 벽두,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던 퓨전 사극 ‘해품달’로 김수현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아 소위 말하는 ‘대박’을 터트렸고, KBS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이하 ‘착한 남자’)의 송중기는 영화 ‘늑대소년’의 흥행과 더불어 쌍끌이 관심으로 화려한 연말을 만끽하고 있다.

무녀가 된 세자빈과 젊은 왕의 사랑을 다룬 로맨스 사극 ‘해품달’은 제작 초기부터 캐스팅 난항에 부딪히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던터라, 예상치 못했던 '대박'은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아무도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드라마라는 점에서 의외의 대성공을 거뒀다는 반전의 프리미엄까지 얻었다. 김수현이라는 스타를 만들었고, 여진구와 김유정 등의 ‘명품 아역’ 시대를 열었다. 임시완은 그룹 제국의아이들에서는 볼 수 없었던 존재감을 크게 드러내 가장 큰 수확을 거뒀다.

‘착한 사랑’은 사랑에 전부를 걸었던 한 남자 강마루(송중기)의 처절한 삶과 서은기(문채원), 한재희(박시연) 등 세 남녀의 얽히고설킨 진한 사랑과 복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흡입력 있는 스토리와 스피디한 전개 그리고 시청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감각적인 연출로 큰 사랑을 받았다. 시청률 20%는 넘지 못했지만, 줄곧 수목극 정상을 지키는 데에는 성공했다.

잇따른 기억상실증 등 다소 상투적인 요소가 다분했지만, 순수한 사랑과 복수를 위한 사랑 등이 극명하게 대비되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극과 극을 넘나드는 변화무쌍한 연기의 향연은 극의 흡입력과 몰입도를 높이며 마지막까지 시청자들을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평이다.

◇ 소재는 무겁지만…처절한 현실의 보고

현실 비판적인 다소 실험적인 드라마도 색다른 재미를 안겼다. SBS ‘추적자’는 교통사고로 딸을 잃은 형사가 딸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파헤치며 권력에 대항하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로, 형사 역의 손현주 그리고 그와 대립각을 이루는 대권주자 김상중의 열연이 돋보였다.

배우들의 열연으로 초호화 캐스팅 부럽지 않은 큰 인기를 누렸다. ‘웰메이드’라는 찬사와 함께 높은 시청률을 동반한 ‘추적자’는 흥미로운 전개와 반전을 선사하며 복수극의 진가를 발휘했다. 딸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기 위해 거대권력에 맞서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우리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비판하고, 가족의 소중함 등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를 성찰했다.

‘추적자’가 법조계를 이야기했다면 MBC ‘골든 타임’은 국내 의학계의 불편한 진실을 여과 없이 보여줬다. 종합병원을 배경으로 응급의학과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긴박하게 풀어낸 ‘골든타임’은 삶과 죽음이 동반하는 응급실이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인턴 의사의 성장기이자, 의사로서의 사명감을 확인하는 작품이었다.

‘골든타임’는 에피소드마다 의료 현실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녹여냈다. 촌각을 다투는 환자 앞에서 ‘목숨 값’을 따지는 불편한 진실이 펼쳐지고, 턱없이 부족한 응급의료 상황은 단순히 드라마 속의 설정이 아닌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에서의 이야기였다. 인턴들이 외과를 기피하고 성형외과 등을 선호하는 현실은 씁쓸함을 안김과 동시에 문제 의식을 제공함으로써 큰 공감대를 형성했다.

또한 드라마 ‘싸인’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소를 다뤄 눈길을 끌었던 김은희 작가와 김형식 PD가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한 SBS ‘유령은 사이버 범죄를 다루며 디지털 시대의 편리함이 가져오는 폐해를 그려냈다.



◇ 타임슬립 드라마 ‘열풍’…과거와 오늘의 만남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타임 슬립 드라마가 봇물을 이뤘다. SBS 수목드라마 ‘옥탑방 왕세자’를 비롯 tvN의 ‘인현왕후의 남자’가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고, MBC ‘닥터진’에 이어 SBS ‘신의’도 하반기 이러한 열풍에 가세했다.

주로 조선시대와 2012년을 오가며 시공간을 뛰어 넘은 사랑을 그리는 내용을 골자로 했다. 타임 슬립은 수없이 드라마와 영화로 각색돼온 역사 속 이야기를 그대로 담아내지 않고 ‘만약 ~라면 어땠을까?’하는 의문에서 시작되는 판타지물이다.

소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타임슬립 드라마는 사극의 무게감을 지니면서도 과거와 현재를 오간다는 흥미로운 설정으로 눈길을 끌었다. 밝고 경쾌한 이야기로 젊은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고, 미스터리가 가미된 조선시대의 이야기는 중장년층의 눈길까지 사로잡았다.

◇ ‘아, 옛날이여’…스타 명성 무색

스타 배우와 PD, 작가의 명성을 잇지 못한 비운의 작품도 많았다. 한류스타 장근석과 소녀시대 윤아가 주연을 맡고 ‘가을동화’ ‘겨울연가’로 호흡을 맞춘 윤석호 PD와 오수연 작가가 9년 만에 재회해 화제를 모은 KBS '사랑비'는 시청률 5%에 그치며 막을 내렸다.

또한 ‘최고의 사랑’과 ‘미남이시네요’ 등을 통해 흥행 보증수표로 자리매김한 ‘홍자매’ 홍정은, 홍미란 작가의 KBS ‘빅’은 5년 만에 브라운관에 컴백한 공유와 ‘이병헌의 그녀’ 이민정이 호흡을 맞췄지만 경쟁작인 ‘추적자’와 ‘빛과 그림자’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아내의 유혹’으로 유명한 김순옥 작가의 SBS ‘다섯손가락’도 기대에 못 미치는 관심에 그쳤다. ‘왕따 논란’ 파문을 일으킨 티아라의 멤버 은정이 진세연으로 긴급 교체되고, ‘살인광시곡’의 작가 김주연 씨가 ‘다섯손가락’의 표절을 주장하며 잇따른 악재가 겹치기도 했다.

김종학 감독과 송지나 작가가 의기투합한 SBS ‘신의’는 김희선의 6년 만의 외출이었지만, 지나치게 서사적인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고, 이재규 PD의 MBC 수목드라마 ‘더킹투하츠’ 또한 하지원과 이승기의 조합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첫 회 16.2%의 높은 시청률을 무색케하는 11.8%의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 2013년을 빛낼 드라마는?…기대작 살펴보니

오는 새해에도 다양한 기대작들이 포진해 있다. 내년 1월 가장 먼저 시청자를 찾는 SBS ‘야왕’은 지독한 가난에서 벗어나 퍼스트레이디가 되려는 윤나리와 그녀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순정남 최강찬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그 과정에서 치명적 사랑과 배신, 멈출 수 없는 욕망과 음모, 인간 존재의 파멸과 구원의 미학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원작자 박인권의 작품은 그동안 ‘쩐의 전쟁’과 ‘대물’, ‘열혈장사꾼’ 등 드라마로 제작돼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권상우와 수애가 호흡을 맞춘다.

조인성과 송혜교의 조합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05년 SBS 드라마 ‘봄날’ 이후 무려 8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는 조인성과 2008년 KBS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 이후 5년 만에 다시 한 번 노희경 작가와 호흡을 맞추는 송혜교가 주연으로 발탁돼 기대를 모으고 있는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내년 2월 SBS에서 방영되는 기대작이다.

유년시절 부모로부터 버려지고 첫사랑마저 저 세상으로 떠나보낸 후 의미 없는 삶을 사는 겜블러와, 갑자기 찾아온 시각 장애와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주위 사람들로부터 자신을 지켜내야 하는 외로운 대기업 상속녀가 만나 차갑고 외로웠던 삶에서 희망과 사랑의 의미를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일본 드라마 ‘사랑 따윈 필요 없어, 여름’이 원작으로, 국내에서는 문근영과 김주혁 주연의 영화 ‘사랑 따윈 필요 없어’(2006)로 선보인 바 있다.

내년 2월 KBS에서 방송되는 ‘아이리스2’는 시즌1에 등장했던 김현준(이병헌)의 죽음 이후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비밀조직 아이리스 활동으로 체포된 백산(김영철) 국장의 이야기와 백산 배후에서 모든 사건을 조정한 미스터 블랙의 정체 등이 그려질 전망이다. 앞서 드라마 ‘추노’에서 호흡을 맞추며 큰 사랑을 받았던 장혁과 이다해가 주역으로 나선다.

내년에도 브라운관의 사극 열풍은 지속될 전망이다. ‘엄친딸’ 김태희가 장희빈(장옥정) 역을 맡아 벌써부터 초미의 관심사다. 내년 3월 방송예정인 SBS ‘장옥정’은 기존의 장희빈을 악녀로 그린 전작들과는 달리, 조선시대 패션 디자이너로 활약을 펼친다는 새로운 해석과 보염서에서 화장품을 제조하는 모습 등을 실감나게 재현하며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인기리에 방영됐던 MBC 드라마 ‘허준’은 내년 3월 일일 사극으로 다시 돌아온다. 시즌2가 아닌 리메이크다. ‘동의보감’의 저자 허준의 인생과 동양의학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허준’은 지난 1999년 방영 당시 큰 인기를 모으며 시청률 60%를 돌파한 바 있다. 배우 전광렬과 황수정, 이순재 등이 출연했으며 이병훈 PD와 최완규 작가가 호흡을 맞췄다. 내년 방영되는 일일사극 ‘허준’은 최완규 작가가 또다시 극본을 쓰고 김근홍 PD가 연출을 맡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두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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