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에 출전한 아시아권 선수 가운데 역대 최다선수가 2회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일본은 여자단식의 다테 기미코 크룸(세계랭킹 100위)이 15일 대회 최고령 본선 승리 기록(43세)을 세운 것을 비롯해 모리타 아유미(72위), 도이 미사키(92위) 등 세 명이 모두 64강에 이름을 올렸다. 남자단식 역시 니시코리 게이(18위), 소에다 고(73위), 이토 다쓰마(84위)가 1회전을 통과, 본선 출전선수 모두가 2회전인 64강에 올랐다.
아시아최초로 메이저 챔피언(리나·2011년 프랑스오픈)을 배출한 중국은 리나(6위)와 정제(40위) 펑솨이(32위) 세 명 모두 단식 2회전에 안착했다. 대만 역시 2010년 윔블던 8강까지 올랐던 루옌순(61위)을 비롯해 여자단식의 셰쑤웨이(27위), 찬융란(118위)이 단식 2회전에 진출했다. 이밖에 인도는 솜데브 데바르만(551위)이 남자단식에서, 태국도 루크시카 쿰쿰(201위)이 여자 단식 2회전에 올랐다.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인터넷 홈페이지는 최근 떠오르는 일본 테니스 특집 기사를 게재할 정도다. 하지만 1980년대 아시아 최강으로 군림했던 한국테니스는 126강이 겨루는 메이저 대회 본선에 수년째 단 한명도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세계랭킹 35위까지 올랐던 이형택과 45위에 랭크됐던 조윤정이 은퇴한 2000년대 중·후반 이후 메이저대회서 한국선수는 전무할 실정이다. 세계랭킹 300위 안에도 한명도 없고 500위 이내도 남녀 통틀어 5명에 불과한 아시아 3류 국가로 밀렸다. 남자부 정석영(건국대·338위) 임용규(한솔테크닉스·439위) 남지성(삼성증권·485위)과 여자부 한성희(한솔제지·302위) 이소라(삼성증권·392위)가 그들이다.
한국테니스의 이 같은 부진은 주니어시절 유망주들을 성인무대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못한 탓이다. 고교시절 국내·외 챌린저급 대회에 되도록 많이 출전해 랭킹포인트를 쌓아야 하지만 전국체전과 대표선발전 등 국내대회 출전하느라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이형택을 키워낸 주원홍 전 삼성증권 감독은 “유망주들을 세계랭킹 100위권 선수로 키워내기 위해서는 현재의 국내 시스템으로는 안된다”면서 유망주를 위한 재정지원 확대 등 지원책을 내걸고 최근 대한테니스협회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