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은 13일(이하 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자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분요드코르와의 ACL G조 2차전에서 2대 2대로 비겼다. 지난달 26일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베이징 궈안(중국)과 득점 없이 무승부를 기록한 포항은 이날 무승부로 2무를 기록했다. 포항은 승점 2점을 확보해 분요드코르(1승1무·승점 4)와 베이징 궈안(1승1무·승점 4)에 이어 3위에 자리했다.
분요드코르는 지난해 ACL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포항에 0대 1 패배를 안긴 팀이다. 포항은 그 경기에서 패해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포항의 황선홍 감독은 설욕에 대한 열망이 강했지만 17일 수원 삼성과의 K리그 클래식 경기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정예 멤버들을 데려가지 못하고 1.8군으로 분요드코르전을 치렀다. 결과는 절반의 성공이었다.
황 감독이 롤 모델로 삼은 클럽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FC바르셀로나다. 지난겨울 황 감독은 터키 안탈리아아에서 전지훈련을 하며 바르셀로나의 조직력을 팀에 이식했다. 선수들이 중원에서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순간적으로 상대의 빈틈을 파고드는 ‘포항셀로나’의 템포 축구는 분요드코르전에서 위력을 발휘했다.
포항은 전반 낯선 경기장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고전했다. 전반 9분 상대의 코너킥이 그대로 골문 안으로 향했지만 골키퍼 김다솔이 선방해 가까스로 실점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전반 15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 피슈르에게 선제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전열을 정비한 포항은 후반 15분 동점골을 뽑아냈다. 이명주는 김대호의 헤딩 패스를 외발 슈팅으로 연결해 분요드코르의 골문을 열었다. 사기가 오른 포항은 후반 22분 그림 같은 역전골을 만들어 냈다. 왼쪽 측면에서 박선주가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를 올리자 이광훈이 그림 같은 헤딩 슈팅으로 네트를 흔들었다. 그러나 포항은 추가시간에 무르조예프에게 동점골을 허용해 다 잡은 경기를 놓치고 말았다.
서정원 감독이 이끌고 있는 수원은 이날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CL H그룹 구이저우 런허(중국)와의 2차전 홈경기에서 0대 0으로 비겼다. 이날 무승부로 수원은 2무를 기록했다. 수원은 지난달 27일 센트럴 코스트 마리너스(호주)와의 방문 경기에서 문지기 정성룡의 슈퍼 세이브 3개 덕분에 0대 0으로 비긴 바 있다. 2경기 연속 한 골도 넣지 못한 수원은 조별리그를 통과하기 위해선 4월 3일 가시와 레이솔(일본)과의 조별리그 3차전 홈경기를 반드시 이겨야 하는 숙제를 떠안았다.
수원은 K리그 클래식 정규리그에서 2연승의 상승세를 타고 있었지만 구이저우를 상대로는 경기를 제대로 풀어 나가지 못했다. 패스 정확도는 떨어졌고, 공격 루트는 번번이 차단됐다. 수원은 후반 들어 구이저우의 양쪽 측면을 공략하며 줄기차게 골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끝내 구이저우의 두터운 수비벽을 허물지 못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