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박 대통령이 위령제에 참석하지 않은 것을 놓고 4·3사건 추모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약해진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해 12월 제주를 방문해 “4·3 추모기념일 지정을 포함해 제주도민의 아픔이 해소될 때까지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고, 이후 지역에서는 박 대통령이 직접 위령제에 참석해 정부의 지원의지를 보여주고 추모기념일을 지정해 달라고 요구해왔다.
추모식에 참석한 우근민 제주도지사도 “제주 4·3을 화해와 상생의 정신으로 승화시키려면 우선 국가차원의 위령제가 개최돼야 한다”면서 “제주도민들은 박 대통령의 4·3 관련 약속이 실현될 것을 굳게 믿고 있다”고 지역민들의 뜻을 전했다.
정 총리는 박 대통령을 대신해 ‘대통령 박근혜’라고 쓰인 조화를 헌화했으며, 이어진 기관장 오찬간담회에서 “현재 안보상황이 조금 좋지 않고, 부처업무보고 일정이 겹쳐 제가 대신 오게 됐다”면서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